[아이티데일리] 사무실공유 업체인 위워크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 이슈를 놓고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가 약속한 입찰 제안에서 손 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CNBC 등 외신의 보도가 나온 이후 위워크 이사회 특별위원회가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회사 직원과 주주에게 약속한 입찰 제안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워크의 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소프트뱅크는 마스터 거래협정(master transaction agreement)에 명시된 대로 입찰 제안을 이행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행 완료를 시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도 부적절하고 부정직하다"고 주장했다.

▲ 사무실 공요 업체인 위워크와 투자자 소프트뱅크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위워크 라스베이거스 빌딩. 홈페이지 캡처>

CNBC는 앞서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대한 30억 달러 규모의 주식 입찰 제안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로이터도 이어 위워크 주식 추가 매입 입찰에서 손을 뺄 생각이라고 전한 바 있다.

위워크는 즉각 반발했다. 소프트뱅크가 발을 빼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발끈했다. 동시에 소프트뱅크는 입찰 제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측에 책임이 있을 경우 입찰에서 철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게 하더라도 위워크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약속이나 사업 자금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 측은 "소프트뱅크는 제반 계약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입찰이 완료될 수 있다고 주주들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전펀드를 통해 위워크에 다섯 차례에 걸쳐 약 95억 달러를 투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전환사채(CB, 일정 시점에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가지는 채권)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도 적극 매수했다. 60억 달러에 이르는 대출도 제공했다. 위워크 재팬, 위워크 차이나, 위워크 퍼시픽에도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했다.

한 때 위워크는 촉망받는 스타트업이었다. 기업가치는 470억 달러에 달했다. 물론 이는 소프트뱅크의 과감한 투자에 기인한 바가 컸다. 거액의 펀드를 앞세워 자금력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그러나 경영은 방만했고 자금은 물 새듯 새어 나갔다. 투자 후 9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80억 달러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상장 계획은 보류됐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금액 중 80억 달러를 날렸다. 거의 쪽박 수준이다. 상장 후의 돈방석을 예상했다가 빈 주머니 신세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위워크에 한 번 더 타격을 가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위워크도 심각한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한때 지난 1994년 상장 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2016년 7월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로 장 중 한때 2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레이팅이 건전성과 신용등급을 중시한 재무운영 의지에 의문이 생겼다며 소프트뱅크그룹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입찰 제안 철회 방침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당초의 자금조달 계획은지난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은 위워크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고 나아가 50억 달러의 부채를 연장해 준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입찰 제안은 4월 1일 마감 예정이지만 소프트뱅크는 지난 17일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의 조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워크 주주들에게 입찰 제안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 설립자 애덤 노이만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은 실수였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이만은 투자 자금으로 700억 원이 넘는 개인용 제트기도 구매해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제트기는 현재 중고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노이만은 지난 9월 CEO에서 퇴진했다.

위워크의 경영 전망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앞으로도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과 비전펀드가 위워크 굴레에서 헤쳐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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