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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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txt] ‘한국형 넷플릭스’ 보단 ‘쓰고 싶은’ 서비스부터 만들어야정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넷플릭스 따라잡기’로는 실패 뻔해

[아이티데일리]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두고 업계는 물론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 냉소적,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상당수 언론이 “한국형 넷플릭스 5개 만든다”와 같은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했으니, 자연스레 비판적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국형’이라는 단어에는 대부분 “눈먼 돈만 쏟아 붇고 실패한다”는 경험칙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규제 폐지·완화와 해외진출 기반 마련 등 환영할 만한 내용들도 꽤 많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형 넷플릭스’와 같은 오해를 살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최소 5개 조성’ 같은 내용은 아예 빠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은 2022년까지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 10조 원 ▲콘텐츠 수출액 134.2억 달러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 조성 등 3가지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규제 폐지·완화, 콘텐츠 제작·투자 지원, 해외 진출 기반 마련, 국내외 사업자간 공정경쟁 여건 조성 등 4개 전략과 55개 세부 과제를 이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과 컨설팅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untact) 특수로 온라인 미디어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뜻하는 OTT(Over The Top) 부문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넷플릭스(Netflix)를 필두로 애플TV플러스(Apple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Disney+) 등까지 그야말로 천문학적 자본이 투입된 서비스들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웨이브(wavve)나 왓챠플레이(watcha play) 같은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실제 웨이브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아이디를 통해 TV 대신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데 사용되는 정도일 뿐 자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우는 극히 적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계획을 살펴보면 결국 규제 폐지 등의 지원으로 ‘웨이브’와 같은 플랫폼이 보다 쉽게 덩치를 키우도록 유도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적절한 방법일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에 팔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통해 웨이브와 왓챠플레이를 소개하자”는 단순한 전략 역시 실망스럽다. 두 경우 모두, 문제는 덩치나 인지도보다 ‘콘텐츠’에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나 왓챠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콘텐츠로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투자 규모 면에서만 봐도 지나친 기대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자 올해만 22조 원을 쏟아 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비해 고작 수천억 원 정도의 투자 계획이 잡혀 있는 국내 OTT 서비스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할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부의 콘텐츠 제작 관련 펀드 투자 지원을 기대한다 해도 올해 2,301억 원 수준이며, OTT와는 딱히 관계가 없어 보이는 ‘1인 미디어 육성’ 등의 항목 역시 번지수를 잘못 찾은 느낌이다.

‘한국형 XX’, ‘대항마’ 등을 만들어보자며 지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그럴듯해 보이기만 하는 계획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월 최대 14,500원이라는 가격을 지불할 만큼 넷플릭스의 서비스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사용자들이 왜 전 세계에 그렇게 많은지, ‘방대하고 독창적인 콘텐츠’와 ‘자유로운 이용’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독려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용자들은 ‘한국형 넷플릭스 5개’ 보다는 많은 콘텐츠를 보다 저렴하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국산 서비스’를 더 선호하고, 지켜주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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