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친구가 되는 영화 속 상상력, 이제는 현실 속으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8일, 네트워크 기반 감성표현 핵심기술이 탑재된 네트워크 기반 감성로봇 '코비(KOBIE)'와 '래비(RABIE)' 두 종의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로봇을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처럼 안고 쓰다듬으면서 사람과 로봇간에 감정을 교류하는 '감성로봇'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이들 로봇은 홀로 집에 남겨진 어린이와 놀거나 노약자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 기능도 가능하다.

ETRI는 정보통신부의 "능동형 URC 서버 프레임워크 개발과제"를 통해 놀람, 기쁨, 슬픔 등 로봇의 7가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 로봇의 감성표현 핵심기술을 개발, 두 로봇에 탑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코비'에는 아직은 실험용 플랫폼 수준이지만, 네트워크를 이용, 로봇이 표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저가의 임베디드 하드웨어 모듈에서 구현함으로써 그동안 고가형 PC 보드를 채택한 기존 감성로봇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코비'는 코알라 모양의 형태로 접촉행동 중심 상호작용을 통해 이용자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과 흥미를 줄 수 있어 향후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한 환자의 로봇 매개 치료용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코비'의 몸은 센서가 내부에 장착되어 있어 이를 인식, 감정을 생성함으로써 상황별 실제 생물과 비슷하게 몸을 쭉 펴거나 움직이는 행동도 보여주며 사용자의 얼굴도 인식해 시선을 맞출 수 있는 등 지난 10월 로봇월드 2007에 출품,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토끼와 모양이 비슷한 로봇 '래비'는 ETRI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추론엔진인 '보쌈(Bossam)'을 이용, 영어 퀴즈게임(스무고개)도 100문제 가량 탑재되어 있는 등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모니터링 로봇이다. 따라서 '래비'는 네트워크 로봇으로서 어린이와 놀아주거나 원격지에서 로봇이 보낸 영상을 휴대폰을 통해 집안의 경비나 어린이 돌보기가 가능해지며 교육용 컨텐츠로도 활용이 향후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로봇의 눈에 동작기능이 이모티콘으로 표현되어 놀람, 이해, 재촉 등을 나타내고 있다. 예를들면 "렛츠 플레이"라고 명명하면 스무고개 게임도 영어로 주고 받으며 눈을 통해 카운팅도 하고 대답을 하는 등 기존 로봇에 비한 상호교감을 크게 높였다. 아울러 터치센서를 장착, 토끼처럼 팔, 귀를 움직이며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스스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향후 시선추적 등의 소프트웨어를 포팅하면 어린이가 주의를 집중할 수 있게 유도하는 기능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ETRI는 향후 '코비'와 '래비'에 현재 연구 진행중인 '휴먼 행동인식 기술'을 탑재할 경우 편부모, 맞벌이 가정의 어린이 보육, 독거노인의 지능적 모니터링을 통한 이상, 위급상황 판단이 가능해져 출산율 저하 및 고령화 사회에 대비, 효과적인 휴먼캐어 로봇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감성로봇 개발이 활발하지 않으나 일본의 노인용 바다표범 로봇 '파로', 미국 MIT의 자폐치료용 '테디베어 로봇', 벨기에의 외로운 어린이용 로봇 '프로보'는 인간과 로봇의 감정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들 수 있다.

ETRI 손주찬 지능형로봇연구단 지식 및 추론연구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코비'는 로봇 내부의 발열문제, 무게증가에 따른 작동문제 등 기술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피를 씌우고 사용자가 만지거나 쓰다듬으며 로봇과 감정을 교류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인간의 생활공간 속에서 로봇이 자연스럽게 수용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또한, 본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없애고 어린이나 노인에 대한 휴먼 캐어 기능을 탑재해 네트워크 기반 완구형, 애완형 로봇시장을 조기 창출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TRI는 본 기술에 대해 국제특허 3건을 출원중이며 연말까지 기술이전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감성표현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내년말까지 상용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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