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컴퓨터 CPU를 공급하는 인텔과 AMD가 중국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대기업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미 당국으로부터 취득했다.

▲ 미 정부가 인텔과 AMD에 대해 화웨이 수출을 허가했다. 트럼프의 두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그러나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공급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업체에 대한 제재를 활용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챙기는 한편 외국의 경쟁사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커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최우선주의가 국제 상거래마저 손상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비판이 비등한다. ‘공정을 표방한 불공정’의 대표적인 사례이자 두 얼굴의 트럼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사실상의 국제 무역 간섭과 다르지 않다.

로이터통신, CNN 등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인텔과 AMD에 대해 컴퓨터나 장비 등에 쓰이는 CPU의 화웨이 수출을 일부 허가했다.

화웨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새로운 수출 규제가 15일 발효됐다. 미국의 장비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사용하는 외국의 기업들은 예외 없이 화웨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없다.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중국 최대 반도체 수탁제조업체인 SMIC도 지난주 미국 당국에 화웨이에 대한 서비스 지속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SMIC는 미국의 장치를 사용해 화웨이나 타사 전용으로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미국 당국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이외의 기업이 승인을 얻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만 반도체업체인 미디어텍도 지난달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계속하기 위한 허가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인텔에 대한 허가가 내려지자 스마트폰용 핵심 칩을 제조하는 퀄컴도 미 당국에 화웨이 공급 승인을 요청했다. 화웨이 측은 미국이 퀄컴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경우 자사의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칩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칩 문제는 단숨에 해결된다.

처음에는 엄포를 놓다가 결국에 가서는 작더라도 실리를 챙기고 매듭짓는 트럼프의 거래 관행을 볼 때 미국의 국익을 챙기는 차원에서 퀄컴에게 라이선스를 내줄 가능성도 높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