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의 장기불황으로 특정 업종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추진하기보다는 특정 기업을 공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IT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은 IT업체들에 반가운 귀빈이 된다. 삼성전자계열사, LG전자군, 포스코 이외에 최근 가천길병원, 교보생명 등도 글로벌 전략을 내세워 IT인프라를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은 외국 브랜드 병원이 인천 경제특구로 옮겨올 것을 대비해 오라클의 ERP 모듈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길병원은 앞으로 CRM을 구축해 고객관리의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길병원 이언 부원장은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변화이며 그 변화의 핵심이 바로 IT"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역시 동북아 브랜드 선호도 1위를 목표로 3개년 IT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닷컴들도 IT업체들에게 공략 대상이 됐다. 이미 일본시장에서 자리잡은 NHN은 최근 한국IBM과 아웃소싱을 위탁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NHN의 아웃소싱 계약 이후에 한국IBM은 본격적으로 닷컴 마케팅을 추진했으며 이에 한국HP, 한국오라클 등도 닷컴 영업에 주의를 기울였다. 현재 한국HP는 중소기업(SMB) 영업부서 내에 닷컴 전담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제조업체들이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움직임이 빨랐으나 최근에는 금융, 병원 등도 이 대열에 들어섰다. 금융시장이 변화한 것은 1997년 환란위기로 한국정부가 IMF(International Monetory Fund)로부터 차관을 도입하면서부터였다. 특히 보험회사들의 국내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입했으며 생명보험업계에서는 1,2,3위 다음인 4,5위를 외국계 보험회사가 점유하게 됐다. 의료시장의 경우 정부가 인천 경제특구를 시작으로 개방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됐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공장을 짓고 영업해 온 사례이지만 최근에는 그룹사의 제조 계열사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IT인프라를 강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게임업체, 순수 닷컴기업, 병원, 보험까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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