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융합, 창의성과 상상력 등이 경쟁력 요건, 창의성 키우는 교육체제 만들어야






"IT는 commodity화 되며 다음 단계로 모든 것에 녹아 들어간다(melting down to everything)."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몇몇 미래학자들이 공통적으로 IT에 대해서 한 말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말에 수긍함을 지나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IT분야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다가올 아니 벌써 다가왔을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전략으로 한국의 IT가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많은 시간을 고민하였다.

한국 IT산업 미래 밝지 않다
세상은 늘 안정되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는 서서히,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움직임이 있다.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대륙이 하나에서 분리되어 각각의 대륙으로 나누어진 것과 같다.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와 더불어 갑자기 단층을 이루는 변화가 동반된다. 갑자기 일어나는 변화는 사람들이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천천히 일어나는 변화는 상당히 시간이 흐른 뒤에도 쉽게 체감을 하기가 어렵다. 현재 우리 IT기술의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역사의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류 문명의 커다란 역사는 채집과 사냥의 역사로 시작한다. 철마다 어디에서 좋은 열매를 딸 수 있느냐 하는 지식을 기억할 수 있는 인간의 기억력과 더불어 동물을 잡을 수 있는 창, 그리고 팀워크와 같은 협동심이 이 채집과 사냥의 시대에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허나 이러한 경쟁력은 그 다음 농경사회에 들어서면서 그 중요성을 상실한다. 곡식을 재배하면서부터 비옥한 땅 그리고 그러한 땅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었다. 농경사회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유지했으며 인류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상당히 기여했다. 그 다음의 공업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공업사회의 경쟁력은 기술로 시작하여 가격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정보기술 중심의 사회 또한 공업사회가 걸었던 길을 답습하고 있다.

정보기술 중심 사회를 농경사회와 비교해 보자. 농업 중심의 사회가 옛날에 지났다는 것에는 모두들 동의한다. 하지만 농업의 시대가 갔다고 농업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 옛날 농업이 사회의 중심산업이었던 시대 보다 오늘 날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고 있다. 공업의 시대 역시 마찬 가지다. 공업의 시대가 갔지만 우리는 더 많은 다양한 공산품을 오늘날 이용하고 있다. IT의 commodity화란 정보기술이 일용품처럼 이용된다는 뜻이다. 이제 정보기술은 모든 제품에 필수적으로 녹아들어간다. 자동차, 집, 청소기, 냉장고 등 모든 곳에 필수적인 부품이 된다. 즉 정보기술이 표준화가 되고 그 가격이 하락한다는 뜻이다.

IT를 국책사업으로 그리고 성장의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그리 반갑지 않은 미래이다. 허나 벌써 많은 사람이 이러한 흐름의 시작을 벌써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공업의 시대에서처럼 기술로 시작해서 가격으로 끝이 난다는 교훈이 IT의 시대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벌써 오래 전부터 한국의 IT는 미국, 유럽, 중국, 대만, 인도와 경쟁해왔다. 문제는 앞으로 계속 이 경쟁에서 동등한 위치 또는 우위에 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요 IT기술을 해외에 의존해온 우리로서는 앞으로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으로 한국의 IT가 계속 성장과 발전을 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의 주요 요소로 세계화, 융합, 창의성과 상상력을 강조하고자 한다.

'상상력 사회'가 오고 있다
오늘날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이미 오래전에 미래학자들은 남·북 아메리카 , 유럽, 아시아가 각 각 대륙별로 통합이 되고 그 이후에 이 세 대륙이 하나로 통합되리라 예측했다. 미국이 캐나다, 남미와 하나의 경제, 문화 블록을 형성했고, 뒤따라 유럽이 하나의 경제, 문화의 블록을 형성했다. 아시아는 일본이 오래전 통합의 주도 기회를 잃었으며 이제 중국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이미 우리는 국제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은 대만산 칩, 중국산 외형, 미국산 윈도우 운영시스템 프로그램, 한국산 하드디스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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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 국산품을 쓰도록 호소하는 애국심 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품질과 가격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자동차, 컴퓨터, 핸드폰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의 값싼 일용품조차도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세계는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세계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듯이 세계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국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IT의 세계화는 필수적이다.

이제 시장은 하나이다. 우리는 이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과 그리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게 IT산업에 진출한 인도, 중국이 눈부신 약진을 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 한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에 실력을 쌓아온 인도와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벤치마케팅하면서 따라오고 있는 중국은 많은 분야에서 조만간 한국을 추월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World CEO Forum 2006에서 2050 Economic Growths 라는 주제로 예측한 바에 의하면 2050년 각 국가의 경제 규모는 중국이 세계 1위, 미국이 2위, 인도가 3위가 된다고 하였다. 한국은 24년 후 현재의 11위에서 13위로 2단계 하락을 예상하였다.

감성ㆍ꿈ㆍ신화, 이야기가 핵심 상품이 되는 시대
중국과 인도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아웃소싱 또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세기 국제화 사회에서 국가 간의 협업은 국가 안에서의 그것보다 때로는 더 필요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 또는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길거리 풀빵 사업이나 뻥튀기 사업도 세계적 경쟁력이 없으면 앞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앞으로 미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세계화의 폭과 강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높을 것이다.

가장 발전할 미래의 핵심 산업 중의 하나는 바이오산업이다. 엘빈 토플러와 피터 드러커 모두 앞으로의 핵심 산업을 IT와 바이오산업의 융합으로 보았다. 미래의 생명, 의료 산업은 IT의 힘을 이용하여 상상과 기대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인간 수명은 획기적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즉 정보기술은 우리 삶의 양과 질을 모조리 바꿀 것이다. IT는 물과 공기처럼 우리 삶의 모든 곳에 녹아들어 우리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 줄 것이다. IT가 교육, 경제 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에, 감성에, 느낌에 녹아들어 관여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산업화 사회의 뒤를 이은 정보화 사회는 그리 그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리라 예상된다.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장인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인 'Dream Society'를 통해 정보사회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 예견하고 이성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시장이 곧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오늘 날의 정보화 사회는 조만간 지고 상상력 사회가 다음 사회의 모습이라고 이야기 했다. 과학과 합리주의 중심의 시대에서 감성, 꿈, 신화, 이야기가 핵심 상품이 되는 시대가 온다고 하였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표>와 같다.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의 상상력 사회에서는 상상력을 고무시키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며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 훌륭한 근로자로 평가 받는다.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General Electric의 잭 웰치가 직접 본인을 CIO(Chief Imagination Officer)로 자처하고 상상 돌파(Imagination Breakthrough) 프로젝트를 선도하였다. P&G는 디자인 경영 마인드를 경쟁력의 핵심으로 직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3M 역시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강조하고 창의성을 개발, 고무될 수 있는 직장환경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산업 발전의 원동력
IMF 직후에 정부에서 한국이 IMF를 맞게 된 이유와 어떻게 하면 다시 이 같은 위기를 맞지 않겠느냐 하는 것에 대한 프로젝트를 한 외국 컨설팅사에 의뢰한 적이 있었다. 보고서의 결과는 의외였다. 한국이 IMF를 맞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교육에 그 이유가 있고 앞으로 다시 IMF와 같은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제 한국의 핵심 원동력인 IT산업이 가장 필요한 것, 그리고 IT산업의 미래의 성장 동력 또한 창의적 인재라고 할 수 있다.

토플러 박사는 현재와 같은 경제변혁기에 국가적 부(富)를 창출할 원동력은 교육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창의적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획일성을 강조하는 공교육 체제를 공장에 비유했다. 반복 암기하고 틀에 박힌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공교육 시스템은 물건을 생산해내는 공장과 같다며 개인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극대화하는 교육을 통한 인재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가치들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다가올 미래에는 개개인이 자신의 소득의 많은 부분을 fun(즐거움)을 위해서 소비한다. 이미 오늘 날 많은 사람이 게임, 음악, 동영상, 영화를 위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무기를 사들이고 더 나아가서 제작하는 시대가 왔다. 다가올 미래에는 TV, 컴퓨터 등의 공산품 보다 감성과 느낌을 살린 제품이 더 고부가 가치 또는 고가상품이 된다. 한국에서 일년 동안 자동차를 수출해서 번 수익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운영체제 단일품의 일년 수익 중 어느 쪽이 더 크리라 생각하는가?

미국은 GDP(국내총생산)의 90%가 서비스 부분에서 나온다. 우리나라도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70%정도에 근접해 있다고 한다. 이제 시대는 다시 변화의 큰 축을 움직이고 있다. 그 변화의 큰 축은 무엇인가? 채집사회,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감성중심의 사회, 이 모든 사회의 중심축은 인간이었고 미래에도 또한 변화의 축은 인간이 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모든 변화의 축에 인간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확실한 무게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꿈을 꾸어라. 그리고 그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21세기에 우리의 IT는 꿈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해서 즐거움과 만족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감성과 느낌을 팔아야 한다. 만약 한국 IT의 미래 발전에 장애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창의력과 상상력의 빈곤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길러내지 못하게 하는 낙후된 교육시스템과 늘 보수에 안주하는 대부분의 교육자들에 기인한다. 허나 과거 게임 산업에서 보여 주었던 독창성과 음악, 미술, 연예계에서 이미 명성을 떨친 세계적인 한국의 인재들이 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1세기는 창의력, 감성, 상상력이 핵심 경쟁력인 사회이다. 금세기에 가장 유명한 두 졸업식사가 있다. 하나는 윈스톤 처칠의 졸업식사이고 다른 하나는 스티브 잡스의 졸업식사이다. 윈스톤 처칠은 졸업식사로 단 한마디만 했다. 그 말은 "Never give up"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졸업식사 마지막 맺음말로 "Be hungry and be foolish"라고 했다. 오늘 날 우리나라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감성, 상상력, 창의력과 이 두 명사의 졸업식사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았다. 결론으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그대 상상하고 꿈을 꾸어라. 그리고 그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 꿈이 비록 어리석은 것일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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