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방화벽에 돌연 AV엔진 공급 '중단' 선언

안철수연구소가 어울림정보기술에 7년 동안이나 제공해왔던 V3 백신 공급을 돌연 중단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어울림정보기술은 7년 전 안연구소와 안티바이러스 엔진 공급 계약을 맺고 자사의 방화벽 시큐어웍스에 콘텐츠 보안 용도로 안연구소의 V3엔진을 탑재해왔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5월 더이상 안티바이러스 엔진 공급 계약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의사를 어울림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어울림 관계자는 "안연구소가 지난해 유니포인트의 보안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본격화하게 됨에 따라 방화벽 시장 경쟁이 불가피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울림은 "당시 국내외 수많은 백신 제품을 두고 안연구소 V3를 택한 이유는 국산이고,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에 가급적 국산 제품을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선택했다"며 서운함을 피력. 어울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안철수 V3 백신을 탑재함으로써 방화벽 시장을 확대하는 데 안연구소의 인지도 덕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안연구소 역시 네임밸류를 높이는 효과를 봤을 것이다"라며 7년 관계의 중단을 아쉬워 했다.

대안 마련 해놨어도 추가 업무 부담 등 피해 많아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이어온 양사의 파트너십은 사실상 지난해 6월부로 해지된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어울림은 안연구소에 AV 엔진의 대안 마련을 위한 유예기간을 달라는 부탁을 하여 현재 1년간 단기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제품 교체를 위해 최소한 5~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안연구소는 아직까지 어울림과의 파트너십이 공식적으로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양사의 계약이 사실상 중단위기에 놓여 있음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안철수연구소는 현재 국내 제품 중 어울림정보기술의 방화벽이 자사의 안티바이러스 엔진을 공급 중인 유일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연구소 관계자는 "방화벽에서 AV엔진을 통한 콘텐츠 보안 기능은 부가 기능이며 방화벽 시장 경쟁을 좌우할 요소가 아니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파트너십을 깰 이유도 없고 엔진 공급 계약에 대한 중단 의사를 통보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까지 양사의 파트너십은 공식적으로 유효하다. 하지만 파트너십의 지속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어울림정보기술은 외산 백신 엔진과 안연구소 V3엔진 모두를 탑재할 수 있는 듀얼 형식으로 제품을 개발해 놓았다.

어울림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대안은 마련해 놓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고객들이 최소한 한번은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고, 자사의 경우도 부수적인 비용과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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