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Mobile Internet Device)가 올해 초부터 CES2008, 세빗2008과 같은 세계적인 IT 박람회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저인터페이스와 취약한 배터리 등으로 외면 받았던 UMPC의 전철을 MID도 받지 않겠냐는 어두운 예측을 내놓고 있다.

MID는 말 그대로 휴대성과 인터넷 성능을 겸비한 PC라고 볼 수 있다. UMPC(Ultra Mobile PC)와 동일한 하드웨어를 기반하고 있지만 윈도우 운영체계가 아닌 리눅스 운영체계를 쓰고 있다. 쉽게 말해 UMPC보다 성능은 다소 낮지만 휴대성에서 앞서 있는 제품군이다.

이를 주도하는 인텔 역시 차세대 모바일PC로 단연 MID를 꼽고 있다. 지난 3일 인텔코리아는 '인텔 센트리노 아톰 프로세서(이하 센트리노 아톰)' 공개와 함께 이 프로세서가 MID 제품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인텔코리아측은 "센트리노 아톰에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 통합 그래픽, 무선 라디오, 더욱 얇고 가벼워진 디자인과 함께 저전력 컴패니언 칩이 내장돼 MID에서 저전력, 고성능 등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동성이 잦은 시대에서 와이브로 HSDPA 등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현재 MID는 차세대 이동형 PC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UMPC의 출시 당시를 회상해보자.
명명 그대로 휴대성이 뛰어난 PC라는 수식어로 삼성전자가 Q1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소니, 고진샤 등이 다양한 UMPC를 선보였지만 초기 제품 가격이 너무 높고 배터리 성능이 낮아 냉담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스란히 맞봐야 했다.

정작 중요한 문제점은 유저인터페이스인 키보드의 벽이었다.

한 노트북포럼 관계자는 "PC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우수한 유저 인터페이스는 바로 키보드다"며 "UMPC를 야심차게 내놓았던 삼성전자 Q1이 소비자 외면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은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인터넷 환경에서 전달 부분이 미흡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후 UMPC의 가격은 낮아졌지만 그때는 이미 소비자들은 10인치 이하의 미니노트북에서 충분히 이동성과 서브 PC의 기능을 얻은 때였다.

MID와 UMPC의 차이점은 이동성이 좋도록 크기를 좀 더 줄이고 성능과 배터리 시간을 늘린다는 것에 있다. 단지 이것만으로 UMPC가 마셨던 쓴 잔을 피할 수 있을까.

인텔 관계자는 "MID는 작은 크기, 장시간 배터리뿐만 아니라 저전력과 고성능을 발휘하며 특히 다기능이라는 컨버전스의 폐해를 겪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에서 충실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패쇄적인 휴대전화의 인터넷 기능을 완벽하게 오픈형으로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차 진화하는 UMPC도 MID가 가진 특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세대 모바일PC로 주목받고 있는 MID. MID 역시 모바일PC라는 틀 속에서 더 작고 더 가벼우면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숙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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