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제공하는 무료 백신사업에 반기든 것

안철수연구소(대표 오석주 www.ahnlab.com)가 NHN의 멀티엔진 기반 무료 보안서비스 'PC그린'에 자사의 백신 엔진을 제공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고 계약을 포기했다.

공익 차원에서 다양한 보안 위협에 노출된 사용자의 PC환경의 안전은 물론, 보안산업 생태계 보호와 국민적인 보안수준 제고를 위해 지난 1월 NHN과 MOU를 맺었으나, NHN에 자사의 백신 엔진을 제공하더라도 사용자의 보안수준 향상이나 보안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사용자 보안의식과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악화되고 국내 보안 산업은 퇴보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게 안연구소의 입장이다.

PC그린 서비스는 실시간 감시를 비롯해 보안패치 검사, 예약 검사, PC 최적화 및 자동 업데이트 기능 등을 포함한 무료 백신 서비스이다. 카스퍼스키랩의 백신을 기반으로 한 베타서비스를 마치고, 상반기 내 안연구소, 하우리 등 추가 국내 백신 엔진들을 탑재해 정식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안연구소는 4월경 백신엔진을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엔진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 내림에 따라, PC그린이 정식 서비스가 이뤄진다 해도 이용자들은 카스퍼스키랩이나 하우리 백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당장 입맛에 맞는 보안 서비스를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인식 및 국내 보안 환경 개선"에 대한 양사 입장 분분=지난해 PC그린 서비스 발표됐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안철수연구소는 대형 포털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단순히 무료 백신을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데 근본적으로 기여할 수 없으며, 인터넷 환경에 있어 인프라로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국가 전략산업인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게 뻔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순 마케팅수단으로 전락한 '무료백신'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고 진정한 보안수준 제고 및 보안 산업 발전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을 좌시하기보다는 공익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국내 보안수준을 높여서 사용자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 안전을 책임지는 정보보안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무료 및 유료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즉, 공익 관점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는 무료 보안 서비스인 '빛자루 특별판'을 통해 사용자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한편,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PC 주치의' 개념의 프리미엄급 유료 보안서비스인 'V3 365 클리닉'을 4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NHN은 "무료백신 서비스가 중장기적으로 사용자 인식개선과 국내 보안 환경 개선, 보안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안연구소가 항후 비즈니스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서 자체적으로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므로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해킹 및 악성코드 등 유해 환경으로부터의 이용자 정보 보호와 인터넷 보안 환경 개선을 위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는 무료백신 서비스 '네이버 PC그린'을 선보였으며 국내 보안업계의 발전을 위해 PC그린을 오픈 플랫폼 형태로 전환, 국내 보안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함께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했고 그 취지에는 변함없다는 게 NHN의 입장이다.

NHN은 "네이버 PC그린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카스퍼스키의 백신엔진 외에도 지난 3월 백신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한 하우리의 바이로봇 엔진 등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멀티엔진 기반의 무료백신 서비스로 상반기 내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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