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는 IBM, x86은 델이 추격...1분기에 1위 내줄 가능성도

한국HP가 서버 시장에서 지켜온 '부동의 1위'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 4분기 유닉스 시장에서 한국IBM에게 바짝 추격 당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델코리아가 x86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델 "1분기 HP 이길지도" 기대=델코리아는 1분기 x86 서버 실적이 전분기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내부적으로는 시장 1위인 HP를 이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작년 4분기 양사의 서버 판매대수를 보면, 한국HP가 8060여대로 1위, 델코리아가 4800여대로 2위를 기록했다. 델코리아로서는 지난 4분기 성적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셈인데, 이번 1분기는 그보다도 훨씬 판매대수가 늘었다. 대략적 집계 결과 8천 대가 넘을 수도 있다는 게 델코리아 관계자의 예상이다.

지난 4분기부터 델코리아가 고성장을 보인 것은 국내 대형포털사의 서버 교체 및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주된 이유다. 지난 4분기 델코리아는 이 포털사에 1500여대의 서버를 공급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3천여 대에 달하는 서버를 공급했다. 그것도 1소켓이 아닌 2소켓 서버라, 판매대수 뿐 아니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사실 상 국내 서버 시장은 몇 건의 대형 프로젝트가 시장점유율을 좌우하는 상황이라, 특별히 한국HP가 더 큰 프로젝트를 1분기에 수주하지 않은 한, 1위를 내어 줄 가능성이 보인다는 게 델코리아의 기대다.
델코리아는 "고객들은 이제 하드웨어의 성능면에서는 제품별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재고도 없고, 신속하게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과 고객에게 유리한 계약 조건 등으로 승부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IBM "유닉스 1분기 성적도 예상보다 좋아"=작년 4분기 한국HP와 한국IBM 유닉스 매출은 한국HP가 근소하게 앞섰고, 대수면에서는 한국IBM이 앞섰다. 한국IBM이 한국HP를 바짝 추격, 공동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사실 한국IBM은 올 1분기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올해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 파워6 신기종들의 공급이 아직 시작 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파워5 기종이 많이 팔렸다는 게 한국IBM의 설명이다.

한국HP는 삼성전자 글로벌 ERP 프로젝트에 대규모로 공급한 서버 실적의 대부분이 이번 해로 잡히기 때문에, 한국IBM의 추격을 어느 정도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IBM 역시 이 프로젝트를 일부 수주했기 때문에 한국HP의 기대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한국IBM은 파워6 신제품 발표를 마쳤지만, 쿼드코어 칩을 탑재한 한국HP의 유닉스 신제품은 올해 말에나 나올 예정이라, 고사양 시스템 마케팅에 있어서도 일단 한국IBM이 선점 효과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닉스 및 x86 서버 시장에서 한국HP가 '부동의 1위'를 언제까지 사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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