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이젠 구축에 대한 ROI를 보여줄 때다

오래 전부터 대부분의 회사들은 '고객감동', '고객만족'이라는 경영방침을 사무실 벽에 붙이고 직원들에게 계속적인 대고객 서비스에 대해 강조했다. 이미 이때부터 대부분의 회사들은 CRM을 회사의 생존전략으로 삼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장기적인 전략으로써의 CRM이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으나, CRM시스템 구축 후 이에 대한 정확한 ROI를 일부 구축사례를 제외하고는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CRM 왜 하는가?
CRM이라면 많은 사람들은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말뜻 그대로 고객 만족을 위하여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CRM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중심적, 고객 감동적인 업무 뒤에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매출의 극대화와 안정적인 마진 확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산업별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과거의 제조 중심적 업무 프로세스에서는 고객정보는 단지 비용을 청구하는데 주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흩어져 있는 고객정보가 고객과의 관계를 기여할 수 있도록 관리되거나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고객정보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 시기에 우리는 계정계 업무의 자동화와 비용절감을 이루기 위한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이를 통해 실제로 정량화 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계정계 업무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서는 매출 극대화와 안정적인 판매 이윤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이를 통해 그동안 청구의 개념으로 관리되던 고객정보가 회사의 장기적인 이익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찾아내게 되고,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중심으로 바꾸게 된다.

이와 같이 고객중심의 업무 모델로 변화하고자 할 때 고객에 대한 이해와 행동을 예측하거나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리포지토리를 생성해야 하며, 기업이 고객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서비스 방식, 판매 방식, 경쟁 방식 등이 변해야 고객관계의 향상을 통한 장기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CRM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이 얻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기반으로 매출극대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본다.

-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 강화
- 개별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 제공
- 고객서비스의 신속성 향상과 비용 절감
- Cross-selling, Up-selling 등으로 고객 당 수익률 극대화
- 수익성이 높은 우량 고객을 파악하고 평생 고객으로 유도
- 수준 높은 고객 지식을 축적하여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강화

CRM, 분석용 시스템인가 운영용 시스템인가
아직까지도 산업별로 CRM시스템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정확하지 않으나, 크게 보면 DW와 Mart에 중점을 둔 Analytic CRM과 SFA에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세일즈, 서비스 및 고객접점 채널인 인터렉션 센터까지의 구축에 중점을 둔 Operation CRM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Analytic CRM과 Operation CRM이 서로 전혀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산업별 특성에 맞게 특히, 백화점이나 유통산업에서는 아직까지 Analytic CRM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금융, 통신, 제조산업은 DBM(Data Base Marketing) 차원을 벗어나 Operation CRM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결국, 앞서 기술했듯이 CRM을 통하여 기업이 얻기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Analytic과 Operation이 통합된 시스템 형식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한때 자사의 제품을 선전하기 위하여 CRM이 DBM 시스템이니 운영용 시스템이니 하는 불필요한 설전은 더 이상 불필요 하며, 결국 Analytic과 Operation까지 모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벤더만이 CRM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CRM 시스템 구축 후 얻을 수 있는 ROI
국내 CRM 시장에서는 현재 외국산 CRM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이고, 국내 CRM제품은 전사적 시스템을 제공하기보다는 특정된 모듈만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이다.
해외 및 국내에 엄청나게 많은 CRM 제품 제공업체들이 각자의 제품을 가지고 완벽한 CRM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그들의 구축사례라든지, 구축 후 ROI에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고 보인다.

또한, 몇몇 대형 금융 관련사의 구축사례를 보면 1차 프로젝트 구축 후 성과가 안 나오자, 고도화라는 이름으로 재구축 프로젝트를 구현하고 있는 사이트들도 있다. 이러한 구축 실패의 원인은 분명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이러한 요인이 국내 CRM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확실한 구축 사례 및 구축 경험이 있는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CRM 시스템의 성공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은 단순히 매출액 증대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이루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기능들이 구현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중앙화된 고객정보 저장소
제품과 판매와 서비스를 효현재의 고객 정보가 직접 고객과 대면하여 일하는 모든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중앙 저장소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화 된 고객 정보 저장소를 사용함으로써, 비즈니스 기능 및 기능적 애플리케이션 전체에서 데이터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2) 재무, 제조, 재고, 유통, 물류 및 인사관리 등과의 완벽한 통합
제품과 판매와 서비스를 효재무, 제조, 재고 관리, 유통, 물류 및 인적 자원관리와 같은 ERP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여야 하며, 비즈니스 규칙의 무결성이 시스템 전체에 유지, 웍플로우 작업이 시스템간에 전달,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통합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이를 통하여 조직은 시스템 전체에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3) 고객 접점채널의 일원화
제품과 판매와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채널 전략을 전개할 수 있도록,인터넷, 콜센터, 모바일 등의 다양한 채널에 대한 유연한 기능 제공 및 일체화가 될 수 있어야 한다.

4)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인텔리전스 시스템 제공
앞의 2)번 항목에서 기술하였듯이 기업내 모든 시스템과 원활한 연결로 인하여 조직 전반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

CRM 구축에 주의할 점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성공적이 CRM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주의할 점에 대해 같이 고민해봤으면 한다. CRM 시스템은 SCM이나 ERP시스템과 같이 정형화된 산출식이나 방법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된다.

1) C-Level의 참여
모든 시스템 구축이 마찬가지겠지만, 경영진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프로젝트 구축 실패시 고통 분담의 차원이 아니라, 경영진에서 CRM에 대한 확고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팀원들은 물론, 전사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 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프로젝트 시작 전에 경영진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진행하고 그 워크샵을 통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을 정리하여야 한다. 경영진 워크샵을 통해 도출된 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 구축 핵심 인력들이 모여 기회규모, 근본원인, 해결방안, 기대효과를 통한 ROI분석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정량적, 정성적 효과를 산출한다.

이러한 상세적인 목표가 나오면 이를 통하여 상세 솔루션 아키텍처(기술적, 기능적)와 구현계획을 정의하고 단계적 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현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왜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2) 전사적 구축 목표에 대한 계층적 세부 목표 수립
1)번 항목과 같이 전사적인 구축 목표가 수립되었다 하더라도, CRM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진행시 업무 담당자의 요구사항을 받다 보면 프로젝트 구축 목표는 잊은 채, 단순히 현 담당자들의 화면에 대한 요구사항 밖에는 받아 볼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물론 프로젝트를 이끄는 컨설턴트의 잘못도 크겠지만, 아직도 CRM시스템 구축에 대한 목적이 다분히 현 업무 담당자의 화면 개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거창하게 전사적으로 구축 목적 및 목표는 수립한다 하여도, 현 업무 담당자 차원으로 내려가면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화면 그대로 반영이 되는지 안 되는지가 중요할 뿐인 것이다. 특히 In-house개발이 아닌 패키지 구현일 경우 현업의 과다한 시스템 수정 요구는 시스템 구현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CRM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해도 CRM사상이 담긴 시스템이 아니라, 레거시 시스템을 웹 기반 시스템으로의 전환 내지, 텍스트 기반의 화면에서 그래픽 기능이 일부 가미 되었거나, 마우스 컨트롤이 가능한 화면으로의 전환, 그 이상의 의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결국 전사적 목표가 계층적 세부 목표로 내려오면서 실천의지가 변질된 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계속적인 Health Check를 수행하고, 향후 완성될 시스템 청사진과 비교를 하여 프로젝트를 진행 하여야 한다.

3) 기능보다는 컨텐츠에 치중
CRM 구축의 목표가 정의되면, 이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은 단순히 업무 프로세스를 담을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을 들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캠페인을 실행하는데 마케터가 시장조사를 하고 캠페인 대상고객을 추출하는데, 기존에는 전산실에 의뢰하여 대상고객을 추출하는데 3일 내지 4일이 소요되었고,이를 실행하고 반응정보를 받아 보는 데만 한달 넘게 걸리던 업무를, 대상 고객 추출부터 마케터 스스로 기준을 주고 생성하는데 몇 시간이면 되고, 툴을 통하여 캠페인 기획에서 생성, 실행까지의 리드타임의 현저한 감소 및 캠페인 반응정보를 수집하는데도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므로 이를 정성적으로 산정하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리드타임 단축이나 비용 절감에 너무 치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목표를 담기 위한 CRM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으면, 이는 CRM시스템의 구축 ROI를 구하기 위한 틀을 마련한 것이고, 이제는 이것을 잘 활용하기 위한 CRM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CRM시스템의 고도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고도화 작업을 통하여 매수기회가 높은 고객을 타깃팅 하여 그 고객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기획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캠페인을 실행하고 Feedback을 받아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사항을 빨리 이해하여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CRM시스템 구축을 원하면서도 구축 기대 효과에 대한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구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는 CRM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CRM 시스템만을 통하여 기업은 자신의 고객을 인식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팔아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CRM 시스템 구축에 대한 기대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고객과 벤더, 컨설턴트의 책임이라 생각을 하며, 서로 잘 협조하여 CRM이 단순히 패션이 아닌 기업운영을 위한 필수 사항임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우진
LG CNS와 삼성 SDS를 거쳐 현재 한국오라클 ASC본부의 CRM 팀장으로 재직중이다. 일경통산과 메디슨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KTF와 동부화재,키움닷컴,외환카드 등의 CRM 프로젝트에 PM과 Advisor로 참여한 CRM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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