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오남용 규모 100억 원, 클린카드제 도입도 무의미

정통부 산하 5개 기관의 법인카드 남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강성종 의원은 정통부 산하 기관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안을 제출했다.
강성종 의원을 포함한 20명의 국회의원은 감사원 감사청구안을 제출하면서 “정통부 산하 5개 기관의 2003년 1월부터 2004년 9월까지 법인카드의 사용 건수가 약 7만 건에 사용금액이 100억 원이 넘는다.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거나 공사조차 구분 없이 국민의 혈세를 자기주머니 돈 쓰듯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심각한 도덕불감증에 빠져 있다. 이러한 법인카드 사용 행태를 시정하고 국민 혈세 낭비 방지를 위해 국회법 제127조의2의 규정에 의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 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2일 강성종 의원이 정통부 산하 5개 기관 법인카드 오남용(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26억3,600만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24억500만원, 한국전산원-19억8,000만원, 한국정보문화진흥원-16억1,000만원, 정보통신연구진흥원-14억원)에 대해 지적한바 있다. 당시 정통부는 감사관실을 통한 자체 감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막상 법인카드 사용의 문제점이 또다시 지적되자 ‘클린카드’ 도입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클린카드제는 그러나 이미 한국전산원이 지난 8월부터 도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법인카드 남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이 제도 역시 효용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클린카드는 유흥업소로 분류된 특정가맹점에서는 카드결제가 원천적으로 금지되는 카드 제도이지만 이것이 실질적으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것.
특히 당시 클린카드 협약은 LG카드만 맺고 있어 외환카드를 법인카드로 활용하고 있었던 한국전산원은 클린카드제도 자체가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 이후 정통부는 BC카드와 외환카드 등과 클린카드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정통부산하 법인카드에 대한 감사청구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하면 감사원은 감사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통부 5개 산하기관을 감사하게 된다. 감사 내용은 ▲2002년 이후 정통부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의 적절성 여부 ▲법인카드를 통한 업무추진비, 물품구입 등의 적절성 여부 ▲법인카드와 관련한 규정의 적절성 여부 등이며,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감사 결과에 따라 법인카드를 오남용한 개인은 해당 금액에 대한 환수 조치와 인사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감사역할을 맡고 있는 검사역은 업무태만으로 문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하 기관장도 그에 따른 문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해당 기관에 대한 예산 삭감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종 의원은 이번 감사청구가 정부부처 88개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에 있어 경각심을 주어 한해 약 400~50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희권 기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