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이 지난 2년여 동안 실패를 통한 학습기를 거치고 업종별로 달리 접근해야 한다는 공론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은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하며 앞으로 CRM 관련 80억 원에서 100억 원에 이르는 콜센터 구축이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 프로젝트보다는 CRM 전략 컨설팅과 개발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최대 화두였던 CRM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등장으로 주목받지 못했으며 CRM을 표방했던 업체들도 업종을 전환하기도 했다. 자체 개발 CRM인 오페라로 외산 CRM업체와 맞섰던 유니보스는 아이젠텍과 합병했으며 현재 기업연금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유니보스아이젠텍은 과거 인력들은 거의 물갈이가 된 상태다.
유니보스아이젠텍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CRM업체인 시벨시스템즈도 국내 시장에서 내세울만한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시벨시스템즈코리아는 LG카드와 계약했으나 시스템 개통을 계속 미뤄왔다.
삼일회계법인은 CRM업체들이 자사의 기반인 DB, DW, SFA, 콜센터 등에 따라 CRM을 각각 다르게 접근해 시장을 흐려놓았다고 지적하고 내년 시장에 대해서는 ‘전략 컨설팅’ 위주로 접근하도록 강조했다. 삼일회계법인 김이식 이사는 “이천일아울렛이 CRM을 통해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영업이익이 30% 증가했다”며 “지속성장을 해오던 이마트마저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발표한 시점에 이천일아울렛의 성과는 괄목할 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할인점인 이천일아울렛은 그동안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매스마케팅을 해왔으며 CRM을 도입한 후 타깃마케팅의 비중을 높여 특정 대상 고객집단의 재구매율이 83%로 집계됐다.
김 이사는 “업종별로 콜센터가 필요한 곳이 있고 SFA가 필요하지 않은 있다”며 “그동안 과도한 투자와 이에 대한 회수(ROI)가 이뤄지지 않아 CRM 시장이 침체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경우 고객수가 100개 미만이기 때문에 콜센터가 필요 없으며 마케팅 보다는 영업관리가 더 중요하다. 할인점은 영업사원들이 6개월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영업점 관리보다는 마케팅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김 이사는 “업종별로 CRM 접근을 차별화해 컨설팅을 하고 적절한 CRM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이사는 “내년에는 전략컨설팅 중심의 CRM과 CRM 관련 SI 프로젝트가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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