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년 된 월간 ‘S' 전문지가 폐간을 하기로 결정했다. 격주간지인 'H'와 'C’ 전문지는 월간으로 이미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월간 ‘M’전문지도 회사측의 폐간 결정에 직원들이 직접 출자를 해 별도 독립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 IT 전문지들도 진퇴를 결정해야만 하는 심각한 수준에 놓여 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마디로 일부 몇 개 전문지를 제외한 대다수 IT 전문지들은 모두가 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불황의 장기화에 따라 주 수입원인 광고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전문지들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도 경영난을 겪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즉 인터넷 확산에 따른 온라인(On-line)으로의 변신을 제대로 추구하지 못했고, 오프라인(Off-line)에 너무 집중했다는 것이다.

전문지들의 주 수입원은 광고이다. 광고의 의존율은 80% 이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런 광고 수입이 지난해는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고, 올해 역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인건비, 종이 값, 인쇄비 등의 각종 비용은 매년 10% 이상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각종 경비는 매년 증가하는 데 비해 수입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IT 전문지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문지들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 즉 인터넷 확산에 따라 인터넷에 익숙한 독자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더 선호하게 되고, 그 경향은 기대 이상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독자들은 책을 사서 보기보다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다운받아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만이 겪는 게 아닌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네트워크 망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C아무개 미디어는 오프라인을 모두 포기하고 온라인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온라인을 선호하는 독자나 계층은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기존 IT 전문지들은 능동적으로 적극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3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문지는 아직도 오프라인만을 지향하고 있다. 폐간을 결정한 매체는 그나마 다른 전문지들에 비해 온라인으로의 변화를 빨리 추구해 왔다. 그런데도 결국 폐간을 결정한 것이다.
IT 전문지들은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IT 전문지는 국내 IT 산업 발전과 성장의 궤를 같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컴퓨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용자 및 독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춰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IT 산업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해도 결코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및 IT 강국으로 불리는 데는 IT 전문지들이 상당 부분 많은 역할을 해 왔다.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최고의 발행부수와 정기구독자 수를 가진 중앙일간지들도 컴퓨터 및 IT에 관심을 그렇게 많이 갖지는 않았다. 아마 잘 몰라서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IT 전문지들은 일간지들이 관심을 보이든 보이지 않든 관계없이 IT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충실히 가공해 컴퓨터 사용자들의 폭을 늘리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그 같은 노력은 전문지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국내 최대 최고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IBM을 비롯해 한국HP, 한국오라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회사들도 현재의 회사로 성장 발전하기까지는 IT 전문지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이 아무리 확산된다 해도 IT 전문지들의 역할과 기능은 분명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 형태는 물론 과거 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전문지는 특히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심층 분석 및 해석 같은, 전문지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은 그 어느 일간지들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일부 일간지 기자들은 기사작성에 전문지를 많이 참조해 왔고, 지금도 많이 참조할 것이다.
그러나 변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즉 전문지들도 변화에 따라 어떤 형태든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추구해야만 할 것이다. 전문지들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가. 대략 한 매체 당 기자 수는 대다수가 5명에서 8명 안팎이고, 내용 역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체 간 특성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즉 크게 차별화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지라면 최소한 전문지 다운 특성과 차별성-특히 일간지와의 차별성-을 가져야만 한다. 그런데 그게 없다면 결국 전문지간의 ‘제살 깎아 먹기’식의 경쟁만 초래할 뿐이다. 독자들이 찾는 전문지, 없어서는 안 될 반드시 필요한 전문지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전문지의 존재가치는 분명 있다. 독자와 광고주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는 반드시 필요한 전문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때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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