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업계의 손꼽히는 화두 가운데 하나는 IT 아웃소싱이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한 IT 아웃소싱에 대해 올해는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경비절감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에 공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IT 아웃소싱을 마치 인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잘못 인식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IT예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감가상각비라고 한다. 이어 시스템 운영비가 두 번째로 많고, 나머지는 인건비와 경상비가 각각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즉 약 10%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IT 아웃소싱을 추진한다는 것은 절대적인 비용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건비 절감이라는 차원이라면 IT인력 모두를 내보내야만 100%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인원을 줄이기 위해 IT아웃소싱을 선택했다 해도 아웃소싱 업체와 서비스를 관리할 인력은 반드시 필요로 한다. 즉 인원을 모두 다 내 보낸다 하더라도 또 다른 인력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에 IT 인력을 줄여 비용절감을 한다는 것은 다소 맞지 않는다.

또한 IT인력을 억지로 줄이는 과정에서 조직의 분위기가 깨질 수 있고, 이를 수습하는데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IT인력을 30% 줄여 인건비를 절감했다 해도 인원을 줄이면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퇴직금이나 위로금 등을 지불해야만 하는 별도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비용절감에는 그렇게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만약 IT아웃소싱이나 구조조정으로 IT인건비를 30% 줄였다면 이를 IT예산으로 보면 3%에 불과하다. 이보다는 감가상각비나 시스템 운영비를 줄이는 것이 IT비용을 절감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IT 아웃소싱을 단순히 인원을 줄여 그 비용을 절감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경비절감 차원에서 IT 아웃소싱을 추진한다면 감원보다 시스템 자산을 이관해야만 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근본적으로 IT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 시스템을 도입할 때나 IT 인력을 충원할 때, 그리고 IT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등에서 좀 더 신중한 판단과 결정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수 백 억 원 규모의 IT 프로젝트를 1년 이상 추진했는데도 그 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투자일 것이다. 잘못된 투자에 대한 책임이 IT 인력을 줄이는 수단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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