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 손영진 사장이 취임한지 딱 1년 만에 전격 사임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다음 달 중순 경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지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손영진 사장의 전격 사임과 동시에 다른 회사로의 이동을 둘러싸고 관련 업계는 다소 의아해 하는 분위기이다. 즉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을, 그것도 1년 만에 그만두는 경우는 손 사장이 처음이라는 것. 더욱이 손영진 지사장은 전무에서 승진하면서 몇 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후 어렵게 임명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임에 대한 정확한 이유-(비)공식적-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손 사장을 잘 알고 있는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별로 권한이 없고 ▲본사와의 컨퍼런스가 너무 많으며 ▲체크해야만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해야 할 일만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확한 이유는 손영진 사장 본인 밖에 알 수 없겠지만 만약 이 같은 이유로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손 사장의 이번 결정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그렇게 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즉 손 사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에 2003년 4월 전무로 영입돼 2004년 3월 사장으로 승진 임명되기까지 약 1년여 동안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업무 프로세스는 물론 지사장이라는 직책이 어떤 권한과 업무를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미 파악했을 것이라는 것.
더욱이 손영진 사장은 전임 고현진 사장(현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이 본인의 후임 사장으로 추천했기 때문에 고 사장으로부터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 사장이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들었을 것이라는 것. 손 사장 역시 한국IBM, 한국썬, 컴팩, 굽타코리아(초대 지사장), 한국데이타제너럴, 한국BMC소프트웨어(지사장)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의 업무 환경이 어떻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라는 것.

그런데도 불구하고 손영진 사장은 그 자리를 선택했다. 그런데 1년 밖에 안 된 상태에서 사임을 할 만큼 그것들이 문제가 됐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전임 사장들은 그런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최소 3년 이상 큰 무리 없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를 이끌어 왔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한국 속의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 특히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한국 지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지사장 자리는 개인적으로는 대표자이자 사장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글로벌 기업이라는 큰 범주에서는 한국을 대표하기도 한다. 즉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중요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속된 말로 ‘엿 장수 마음대로’는 아니라는 것이다.<편집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