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국내 PaaS 시장 경쟁 구도, 주도권 거머쥘 기업은?

[아이티데일리] 국내 서비스형 플랫폼(PaaS)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 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레드햇을 비롯한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들이 주도해온 PaaS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PaaS 기업들이 솔루션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해외 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PaaS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쥘 기업이 어느 곳인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PaaS시장 경쟁구도①] 프라이빗 시장 1위 레드햇, 바짝 쫓는 맨텍과 나무기술
[PaaS시장 경쟁구도②] 신흥강자 VM웨어 등장…업계 판도 변화 예상
[PaaS시장 경쟁구도③] 파트너 확보에 전념

 
신흥강자 VM웨어 등장…업계 판도 변화 예상

국내 구축형 PaaS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는 업체가 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및 가상화 SW 전문 기업 VM웨어(CEO 라구 라구람)다. VM웨어는 클라우드파운더리(CloudFoundary) 전문 기업인 피보탈(Pivotal)을 인수하며, PaaS 시장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VM웨어는 가상머신(VM)을 관리하는 오픈소스인 클라우드파운더리가 쿠버네티스에게 PaaS 표준으로의 영향력에서 밀리자, 쿠버네티스 기술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VM웨어는 지속적인 기술 투자를 진행한 끝에 국내 PaaS 시장 경쟁에 참여할 준비를 마쳤다. VM웨어는 국내 서버 가상화 SW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v스피어(vSphere)’라는 제품에 쿠버네티스 솔루션인 ‘탄주(Tanzu)’를 얹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국내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에 ‘v스피어’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VM웨어는 ‘v스피어’를 사용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탄주’를 설치하면 쿠버네티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VM웨어 ‘탄주’ 포트폴리오 (출처: VM웨어)
VM웨어 ‘탄주’ 포트폴리오 (출처: VM웨어)

특히, VM웨어는 ‘v스피어’와 ‘탄주’가 결합된 ‘VM웨어 v스피어 위드 탄주(VM웨어 vSphere with Tanzu)’와 쿠버네티스 활용을 지원할 수 있는 ‘탄주 베이직’, ‘탄주 스탠더드’, ‘탄주 어드밴스드’, ‘탄주 엔터프라이즈’ 등을 출시한 상태다.

‘탄주 베이직’과 ‘스탠더드’는 IT 운영자 측면에서 쿠버네티스 활용을 지원한다. ‘탄주 베이직’은 기존 서버 가상화 환경에서 컨테이너 운영 및 관리를 함께 하고, 쿠버네티스의 오케스트레이션을 VM 관리하듯 할 수 있게 해준다. ‘스탠더드’는 여기에 멀티 클라우드 지원 기능을 더해 온프레미스 환경과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합 관리하도록 한다. ‘탄주 어드밴스드’는 인프라 측면 외에 개발자 측면의 기능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개발자의 개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운영 부담을 줄이고 개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 시장에 진출해있는 PaaS 기업들은 현재 VM웨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VM웨어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PaaS 기업들은 VM웨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VM웨어는 ‘탄주’의 가격이 타 PaaS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비판에 기존 사용하던 VM웨어의 제품을 걷어내고, 최신 버전의 ‘v스피어’와 ‘탄주’를 함께 구매할 경우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영업 전략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무기술과 맨텍, 티맥스, 인프라닉스 등은 VM웨어의 시장 진출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이환 인프라닉스 상무는 “VM웨어의 솔루션 위에 또 VM웨어 솔루션을 설치한다는 것은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VM웨어의 ‘탄주’는 PaaS 제품 중 가장 비싸고, 속도도 느리다. ‘탄주’를 사용하기 위해선 VM도 대거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진현 맨텍 상무 역시 “VM웨어의 솔루션은 VM과 컨테이너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쿠버네티스를 활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v스피어’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탄주’에 오픈소스 컴포넌트가 대거 붙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3개 이상 붙을 경우 가격이 비싸진다”면서, “VM웨어는 영업 파트너는 모르겠지만 기술 지원 파트너들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맨텍과 나무기술은 VM웨어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양사 모두 쿠버네티스 오픈소스 버전이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PaaS 솔루션에 적용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나서면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에 국산 PaaS 솔루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동시에 영업력을 강화해 외연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VM웨어의 ‘탄주’, 레드햇의 ‘오픈시프트’, 맨텍의 ‘아코디언’이 한 정부기관의 PoC에서 경쟁하게 된다. 이 사업을 정부 기관 몇 곳이 주시하고 있는데 PoC에서 VM웨어가 이긴다면, VM웨어의 국내 PaaS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HCI-PaaS 기업 짝짓기 주목

국내 PaaS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바로 HW 기업들과의 협업이다. HW기업들은 각사가 보유한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CI)에 PaaS 기업이 보유한 솔루션을 결합해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PaaS 기업과 적극 협업하고 있는 HW 기업으로는 뉴타닉스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델 테크놀로지스 등이 있다.

HW기업이 PaaS 기업과 협업하는 이유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하기에 PaaS 솔루션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HW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빌려 쓴다는 ‘서비스’ 개념이 확장될수록 인프라 장비 판매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판단, 자체 보유한 프라이빗 클라우드(IDC)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더 나아가 보다 확실한 수익을 위해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반드시 필요한 PaaS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실제 뉴타닉스는 ‘카본 플랫폼 서비스(Cabon Platform Service)’, HPE는 ‘HPE 컨테이너 플랫폼(HPE Container Platform)’ 등 PaaS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HW기업들은 PaaS 기업과 협업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PaaS 기업과 가장 적극적으로 협업을 맺고 있는 HW기업은 바로 뉴타닉스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다. 뉴타닉스는 레드햇, 맨텍, 나무기술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HCI에 레드햇의 ‘오픈시프트’, 맨텍의 ‘아코디언’, 나무기술의 ‘칵테일 클라우드’ 등을 결합해 어플라이언스로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KT DS, 티맥스A&C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KT DS의 ‘플라잉큐브(Flying Cube)’와 티맥스A&C의 ‘하이퍼클라우드(Hypercloud)’를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HCI인 ‘UCP HC’와 결합해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맨텍과는 공식 협약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시장에 ‘아코디언’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경우 VM웨어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델 테크놀로지가 보유하고 있는 HCI인 ‘델 EMC V엑스레일’에 ‘VM웨어 탄주’를 통합해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PaaS를 공급하고 있다.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는 ‘VM웨어 탄주’를 제안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에 제안할 때에는 맨텍의 ‘아코디언’을 제안하고 있다.

HPE는 초창기 맨텍과 파트너십을 맺고 HCI에 ‘아코디언’을 공급했으나 HPE에서 직접 쿠버네티스 기반의 PaaS 솔루션을 개발, 출시하면서 ‘아코디언’보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그린레이크 라이트하우스(Greenlake Lighthouse)’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금융‧공공 고객 확보, ‘아코디언’으로 승부”
이진현 맨텍 OM 사업 본부장
이진현 맨텍 OM 사업 본부장

Q. ‘아코디언’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아코디언’은 쿠버네티스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오픈소스 요소들과 자체 개발 요소들이 더해진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아코디언’ 핵심 기능은 ‘애플리케이션 배포 관리’, ‘자동 확장 및 운영’, ‘모니터링’, ‘빌드 및 통합관리’, ‘멀티 쿠버네티스 관리’ 등 총 5가지다.

이 중 강조하고 싶은 기능으로는 ‘멀티 쿠버네티스 관리’ 기능이다. 쿠버네티스 오픈소스의 버전은 1.18로 초창기에 비해 크게 발전했고, 다양한 쿠버네티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멀티 쿠버네티스’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아코디언’에 모든 쿠버네티스 플랫폼을 관리할 수 있도록 ‘멀티 쿠버네티스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아코디언’은 각각의 쿠버네티스 내에 클러스터를 하나의 단일 콘솔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쿠버네티스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지원할 수 있다.

Q. ‘아코디언’에 쿠버네티스를 적용한 이유는.
A. 전 세계적으로 쿠버네티스가 대세였기 때문이다. 기존 PaaS 기반 기술은 크게 클라우드 파운더리와 쿠버네티스 기반으로 구분됐었고, 쿠버네티스 진영이 승리했다. 실제로도 상용 클라우드 파운더리 벤더였던 피보탈 소프트웨어를 2019년에 인수했던 VM웨어마저 자사의 기존 VM 기반 제품군을 쿠버네티스 기반으로 재설계했을 정도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쿠버네티스가 급상승해 이제는 클라우드 파운더리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그 비중이 커졌다.

Q. 현재 겨냥하고 있는 산업군은.
A. 금융, 공공, 제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사례로는 신한은행, OK 저축은행, CJ, KT, 현대오일뱅크, 유베이스, 삼호 등에 ‘아코디언’을 공급했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와 코스콤 PoC에서 승리했다. 앞으로도 공공과 금융에 집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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