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러닝머신 자체 생산 중단...효과는 글쎄?

[아이티데일리] 펠로튼(Peloton)은 가정용 트레이닝 장비를 생산 공급하는 글로벌 1위 기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브랜드다. 미국 시장에서는 주력 제품 고정식 자전거와 러닝머신을 앞세워 압도적인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펠로튼의 홈트레이닝 자전거. 사진=펠로튼
펠로튼의 홈트레이닝 자전거. 사진=펠로튼

피트니스 센터에는 다양한 운동 기구들이 비치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늘어서 있는 장비가 자전거와 러닝머신이다. 이들 장비를 가정용으로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업체가 펠로튼이다.

펠로튼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학생들이 원격강의를 받게 되면서 급성장 가도를 달렸다. 2020년 중반부터 2021년 중후반까지 1년여 동안은 펠로튼의 전성기나 다름없었고, 그 기세대로였다면 펠로튼은 한국 안마의자 업계의 바디프랜드 같은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을 것이다. 우리 국민연금까지 펠로튼 주식을 대량으로 사재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펠로튼은 영업부진과 함께 본격적인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지금, 펠로톤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실존적 위기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궁지에 몰린 펠로튼은 지난주 결국 자체 생산해 공급하던 고정식 자전거와 러닝머신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와이어드,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펠로튼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수개월 째 이어오고 있는 영업부진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봉쇄로 인해 가정에 머물며 다이어트 또는 운동 수단을 찾던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이 폭주했다. 펠로튼 자전거의 최저 가격이 1445달러부터 시작되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급증했다. 상황이 급반전하자 펠로튼은 지나친 낙관론과 함께 제품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수요에 대응했다.

그 와중에 사고가 났다. 지난해 5월, 한 어린이가 러닝머신 사고로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른 후 펠로튼은 자사 러닝머신 브랜드 트레드플러스와 트레드밀을 전량 리콜했다. 당시 리콜된 물량은 12만 6000대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근하면서 수요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아가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잠재적인 신규 고객들이 집을 나서서 바깥 생활을 시작했다.

언론의 비판과 여론의 악화, 수요 부족이 겹치면서 펠로튼 매출은 급감했다. 지난 5월 발표한 회사 회계연도 기준 3분기 순손실이 7억 5700만 달러에 달했다. 매출 역시 쪼그라들었다. 2021년 1분기 150달러에 달하던 펠로톤 주가는 이제 10달러 밑으로 폭락했다.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존 폴리는 CEO에서 사임하고 전 스포티파이, 넷플릭스의 CFO였던 배리 맥캐시(Barry McCarthy)로 교체됐다.

펠로튼은 나름대로 살 길을 모색했다. 홈트레이닝 구독(월정액) 서비스를 확대했고 지난 4월에는 신체 추적 웹캠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이제 펠로튼은 다시 뒷걸음질이다. 펠로톤은 자전거와 러닝머신의 자체 생산은 포기하지만 외주를 통해 제품 라인은 유지한다. 그런데 외주 생산이 펠로튼의 자회사인 토닉 피트니스 테크놀로지다. 자회사가 부실해지면 모회사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펠로튼은 4억 달러를 투자해 오하이오에 자체 제조 공장을 짓겠다는 방침을 유지했었다. 현금 유동성 면에서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펠로튼이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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