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코드‧노코드 기술, 만성적 개발자 부족의 해결사

[아이티데일리] 오늘날 개발자 부족은 더 이상 IT 산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기업들은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싶어 하지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개발자들이 태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최소한의 개발자로도 방대한 IT 개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로우코드‧노코드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로우코드‧노코드 기술에 대한 요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산업계의 성장이 조속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인식 개선이 과제…공동전선 위한 협의회 발족

다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LCNC 기술에 대한 반응이 미적지근한 편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나 시장분석기관들이 언급하는 것과 달리, IT 인력 부족을 체감하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LCNC 기술의 도입이나 제품 사용이 활발히 일어나지는 않고 있으며, 일회성 파일럿 프로젝트 형식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대다수다. 아직 LCNC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수요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LCNC는 아직 다소 거리감이 있는 트렌드다. 다수의 개발자들은 LCNC 기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하면서도 한동안 본인의 업무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단어의 의미도 알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라는 것도 알지만, 아직 일선 현장에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접할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이라는 이유다. 또한 과거의 코딩 자동화 도구들을 경험해본 개발자들은 LCNC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LCNC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산업계 전반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명 LCNC가 SW 개발 현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개발자 태부족을 겪고 있는 대다수 기업에서는 생산성 극대화라는 장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해나가면서 산업계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LCNC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 LCNC 기업들은 국내 시장의 LCNC 인식 개선을 앞당기기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지난 7월에는 국내 LCNC 기업 9개사가 모인 노코드‧로우코드 협의회가 출범했다. 협의회 초대 회장은 비아이매트릭스 배영근 대표가 맡았다. 협의회는 LCNC 기술 활성화와 관련 산업 발전을 통해 국내 개발자 인력난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LCNC 기술 고도화와 관련 시장 파악, 공동 마케팅을 통한 성공 사례 마련과 인식 개선은 물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제언 등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인터뷰] “고군분투하던 회원사들의 힘 모아 산업계 변화 만들어나갈 것”
배영근 노코드‧로우코드 협의회 회장, 비아이매트릭스 대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전 산업계에서 SW 개발자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는 개발자 수급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학교나 학원 등지에서 지금도 많은 개발자들이 양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산업 현장에서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도 여전히 2~3년 동안은 대다수 기업들이 개발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처럼 개발자가 부족한 현장에서는 LCNC 기술을 통한 개발 생산성 향상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AI나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 분야에는 뛰어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 개발자가 필요하다. 이런 분야에는 LCNC 기술과 제품들이 큰 활약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분야에서 역량을 쌓은 개발자들을 일부 최신 기술 분야로 투입하고, 해당 분야에 부족한 생산량을 LCNC 기술로 메꾸면 산업 전반의 개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국내에서 LCNC 기술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에는 담당자들의 인식 부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LCNC 기술을 너무 과대평가해 어려움을 느끼거나, 혹은 너무 과소평가하며 얕잡아보고 있다. LCNC는 갑자기 툭 떨어진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여러 분야에서 적용돼왔던 친근한 기술이며, 적극적인 기술 도입을 통해 개발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이다.

일례로 비아이매트릭스는 몇 십년 간 국내 시장에 BI(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을 제공해왔는데, BI와 로우코드는 멀리 떨어져있는 기술이 아니다. BI 솔루션은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분석할 데이터를 고르고 몇 가지 설정을 하면 BI 솔루션이 알아서 DB에서 데이터를 탐색하고 차트로 만들어주는데, 요즘에는 이 과정에서 복잡한 코딩이나 스크립트를 짤 필요는 없다. 몇 번의 클릭과 간단한 수치 입력이 필요할 뿐이다. 몇 년 전에는 이러한 BI 프로세스에 셀프서비스 BI(Self-service BI)라는 이름이 붙었다. LCNC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 다시 돌이켜보면, 비아이매트릭스의 BI 솔루션은 이미 20년 전부터 로우코드 기술을 적용했던 셈이다.

그동안 국내 LCNC 기업들이 관련 시장 활성화와 기술 소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국내 SW 산업계에서 전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던 방법론에는 LCNC 기술이 잘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금까지처럼 제각기 흩어져 고군분투해서는 대대적인 분위기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노코드‧로우코드 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됐다. 관련 기술을 연구했던 기업들끼리 시장 분위기를 주도해 전 산업계에 만연한 개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도 함께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