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서브코리아 박희범 상무

[아이티데일리] 아래 내용은 어떤 것을 서술하고 있을까? 이것은 ‘브랜스포트 & 존슨(Bransford & Johnson)’의 연구에 나오는 내용이다.

“순서는 매우 간단하다. 우선 물건을 몇 더미로 모은다. 물론 양에 따라서는 한 더미도 괜찮다. 설비가 그곳에 없는 때에는 다음 단계로 어딘가 다른 장소로 가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준비 완료이다. 지나치게 하지 않는 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한 번에 아주 많은 양을 처리하기보다 차라리 적은 양을 처리하는 게 낫다. 단기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번거로움이 바로 생겨난다. 이것을 잘못하면 너무 높게 쌓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순서 전체가 복잡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곧 단순한 생활의 일면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조만간 이 일이 필요해지지 않는다는 예상을 하기 어렵다. 누구도 알 수 없다. 순서가 완료되면 물건을 다시 몇 더미로 모은다. 그 후 물건을 적절한 장소에 넣는다. 이윽고 이들 물건은 다시 한 번 사용되며 사이클 전체를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생활의 일부이다”

위의 문장을 슬쩍 지나가듯이 읽어보면 도무지 어떠한 내용인지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세심하게 정성을 들여도 명확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게 문장이 전개돼 있다.

위의 문장은 ‘세탁하는 과정’을 기술한 문장이다. 참으로 복잡하게 작성돼 있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현재 또는 과거의 나의 모습이 아닌지 상기시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 제대로 전달되었을까?

모든 업종이 그렇지만 IT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실력(능력)’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실력만 있으면 어느 조직에서든 인정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실력 = 전문성(업무에 관한 지식과 기술)

그러나 오늘날은 어떠한가?

실력 = 전문성 X 커뮤니케이션

단순히 ‘전문성’만 갖춰서는 급변하고 다양성이 요구되는 오늘날의 인재상이라 할 수 없다. 지금은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모두 갖춰야 한다.

흔히들 주변에서 머릿속에 지식은 많으나, 주변 조직원들과 협업을 하거나 업무를 수행하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불협화음이 발생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인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못해 본인 또는 조직에 큰 손실을 안겨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날을 ‘설명책임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글로벌 사회에서 전달하는 쪽의 전문성 강조와 받아들이는 쪽의 자기책임이 높아지고 있으며, 조직은 자율형 직원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요구되는 설명책임은 결국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책임’이며, 설명하는 사람은 ‘설명책임’이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정확히 이해하는 ‘자기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명책임과 자기책임
설명책임과 자기책임

커뮤니케이션의 종류를 크게 둘로 나눈다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친한 친구, 가족 들간 커뮤니케이션과 기업이나 조직에서 업무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흔히들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한다.
- 협상, 논의, 문제 해결, 술자리, 데이트, 가족 화목
- 만남, 인사, 코칭, 매니지먼트, 리더십, 보고/연락/상담
- 어렵다, 귀찮다, 긴장된다, 수고스럽다
- 즐겁다, 중요, 화합하다
- 상호이해, 지식의 집적, 사람과 사람의 연결, 결합, 다툼의 싹…

메라비언의 법칙(Mehrabian’s Law)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메라비언의 법칙은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는 법칙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이 1971년에 출간한 저서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에 발표한 것으로,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매우 중요시된다. 특히 짧은 시간에 좋은 이미지를 줘야 하는 직종의 사원교육으로 활용되는 이론이다.

시각 이미지는 자세·용모와 복장/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말하며,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音色)처럼 언어의 품질을 말하고, 언어는 말의 내용을 의미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호감 또는 비호감을 느끼는 데, 상대방이 하는 말의 내용은 비중이 7%로 그 영향이 미미하다. 반면에 말을 할 때 태도나 목소리 등 말의 내용과 직접 관계가 없는 요소가 9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메라비언의 법칙
메라비언의 법칙

그러나 이러한 메라비언의 법칙을 오해해 언어를 경시하고 외관을 중시하려 하거나,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아래와 같이 크게 2개의 개념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이 그것이다.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비교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비교

필링 커뮤니케이션

흔히 친구들이나 집에서 일상대화를 할 때,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 형태이다. 친목이나 관계 형성을 위한 대화 형식으로 맥락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필요가 없으며 대화의 앞뒤가 바뀌어도 된다. 이러한 대화를 하는 구성원 간에는 오랫동안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랜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에 점심시간에 메뉴를 정할 때, 한 친구가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자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하자, 모두들 찬성해 중국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옆 사람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랜 시간 그렇게 행동해 왔기에 서로를 헤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필링커뮤니케이션’은 효율성를 확보하며, 대화 상대 간에 서로 헤아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표정과 행동으로 서로의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말하는 그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처음 만난 사이거나 교류가 많지 않은 사이에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

필링 커뮤니케이션
필링 커뮤니케이션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은 비즈니스 조직/사회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형태이다. 비즈니스를 위해 모인 구성원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처음 만난 사이일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필링커뮤니케이션에서처럼 서로를 헤아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비즈니스라는 점 때문에 친구나 가족 간에 대화하듯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면 오해/곡해를 가져올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은 ‘알기 쉽고’, ‘정확’해야 하며 말의 중시가 높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필요하다.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환경에서 우리가 보다 관심 있게 봐야 하는 대화 방법은 바로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를 보다 상세하게 알아보겠다.


알기 쉽게 전달한다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알기 쉬운 전달 방식인지 아닌지는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인 상대방이 판단해야 한다.

듣는 사람인 상대방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1. 도식화해 전달한다.
2.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릴 수 있게 전달한다.

전달자가 늘 사용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말들이 있다.
- 전달자가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사용하는 말
- 분위기만으로 사용하는 말

예를 들면
- 정도를 표시하는 형용사나 부사(예: 획기적, 엄청난, 참신한)
- 듣기 좋은 말(예: 고객수요, 전략적, 성공그룹)
- 추상어/난해어(예: 차별적 우위성)
- 외래어와 영어(예: 코스트 퍼포먼스, IT 혁명)

위에서 예를 든 말들은 비즈니스 조직에서는 주의해야 할 것 들이다. 모두가 근거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은 정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면 ‘전달한다’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처럼 우리의 관심 대상인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대방이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만큼 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연습하면 누구나 스킬(SKILL)이 향상되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체 모습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체 모습 = 전달하고 싶은 것 X 포인트

포인트 선택 기준은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인 상대방이 결정하는 것이다. 포인트는 다른 표현으로 키워드(Key Word)이다. 상대방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달하고자 하는 것의 전체 모습을 그린 다음에 전체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포인트(키워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모습 = 전달하고 싶은 것 X 포인트
전체 모습 = 전달하고 싶은 것 X 포인트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에서는 포인트를 찾아내는 기술이 잘 정리돼 있다. 포인트를 찾는 스킬(SKILL)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책을 참조하면 좋겠다.

포인트 찾아내기
포인트 찾아내기

예를 들면, ‘백업 시스템’을 정의한다고 하면
- 포인트 1: 백업 서버
- 포인트 2: 백업 소프트웨어
- 포인트 3: 백업 장치
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의 예는 ‘아크서브’라는 회사를 정의하고 있다. 

포인트로 아크서브 정의
포인트로 아크서브 정의

포인트로 아크서브라는 회사를 정의할 경우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업무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어려운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은 어려운 설명과 쉬운 설명에 대한 예시이다.

어려운 설명
- 프로 바이오틱스는 장내 플로라의 밸런스를 개선함에 따라 숙주에게 유익한 작용을 미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며, 바이러스 균이나 병원성 대장균 등의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쉬운 설명
- 장내에 있는 보디가드이다. 우리의 장애는 나쁜 균이 숨어 있는데, 이 나쁜 균의 창궐을 막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전달하는 것의 차이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업무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필링 커뮤니케이션’과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을 구분하지 않아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노력으로 ‘크리티컬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어려울 때는 다음과 같이 하면 도움이 된다.
- 발산하고 정리하라
- 도식화하라
- 다른 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라(때로는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녹음해 들어 보는 것도 좋은 훈련 방법이다.)

다음 호 ‘IT 종사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스킬(PART 2)’에서는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과 ‘전달을 구조화’하는 법 그리고 ‘전달에 앞서 충분히 듣는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겠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