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40년간 대한민국 ICT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해온 이동통신 산업이 이제 인공지능(AI)이라는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국제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다양한 ICT 영역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소장 김범수 교수)는 토론회를 개최, 정부·기업·학계가 대한민국 이동통신과 ICT 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소통의 장을 열었다.

5일 연세대 바른ICT연구소는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AI 시대, ICT가 가야 할 길’을 주제로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SK텔레콤(사장 유영상)이 후원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경만 통신정책관을 비롯한 산·학·연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번 토론회는 이동통신 40주년을 맞아 그간의 국내 ICT 산업 성과를 돌아보고, AI 시대에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달성하는 데 있어 ICT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마련됐다.

연세대 윤동섭 총장은 축사를 통해 “AI가 산업과 사회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 주요국들은 글로벌 AI 주도권을 선점하고 AI로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가 AI 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연세대도 이 중요한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SKT 유영상 사장은 “이동통신은 지난 40년간 국민의 삶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고 대한민국 ICT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새롭게 직면한 AI 시대에는 마치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가 21세기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 사장은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이한 SKT도 그간 축적해 온 역량과 자산을 토대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 다시 한번 대한민국 산업 부흥에 기여하고 ‘AI 강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새로운 사명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과기정통부 김경만 통신정책관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권남훈 교수가 각각 ‘이동통신 40년 성과와 향후 ICT 정책 방향’과 ‘AI 시대, ICT가 가야 할 길: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과기정통부 김경만 통신정책관은 지난 40년 ICT 분야의 성과를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기반 대한민국 대전환 견인(Beyond DX to AX)’을 향후 ICT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통신 시장 경쟁구조 개선 및 경쟁 활성화를 통한 국민 편익 증진과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 △차세대 네트워크 관련 소프트웨어(SW) 중심 미래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는 6G 기술 개발·표준화 주도, 프리-6G 시연(2026년) 및 조기 상용화(2028~2030년) △AI 혜택을 국민 삶 전반에 확산시키는 ‘AI 일상화’ 본격 확산, 혁신 AI 인프라 고도화, 글로벌 AI 파트너십 확장 등 3가지 큰 틀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서 건국대 권남훈 교수는 이동통신이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및 멀티미디어를 넘어 5G·6G 기반 융합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 같은 융합 시대의 ICT 정책은 이동통신 중심의 생태계에서 서비스·기기·플랫폼·콘텐츠가 대립적 구도를 벗어나 선순환 고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AI 시대에 적절한 대응 여부가 기업·산업·국가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경쟁을 위해 AI 응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해소하고,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을 넘어 AI를 접목함으로써 B2B, B2C 영역의 AI 전환에 조력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토론 자리에서는 연세대 조신 교수 주재로 △과기정통부 김경만 통신정책관 △건국대 권남훈 교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정언 선임연구위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용순 입체통신연구소장 △국민대학교 안현철 교수 △투아트 조수원 대표 등 6명의 전문가가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들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정부 정책, 연구소·제조업체의 기술 개발, 이동통신사업자의 적극적 투자가 조화를 이뤄 지난 40년간 이동통신뿐 아니라 ICT 전반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 공급자, 개별 참여자 위주 정책보다는 시장, 소비자, 전체 생태계 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산·학·연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업들의 주도적 노력, AI 인프라 구축, 정부의 산업 육성 패키지,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 김범수 소장은 “AI의 발전은 우리 삶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므로,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예측과 이에 대한 차분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만들어 갈 AI 시대의 경제·사회 질서와 산업 생태계의 청사진 및 구체적 정책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