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메이어EU
사진=더메이어EU

[아이티데일리] 인터넷이 기후 변화의 실상을 부인하고 지구 온난화 완화 노력을 위협하는 허위 정보의 온상지 역할을 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기업과 기관의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로 거짓 포장하는 행위)에 대처하고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 가속을 위해 보다 엄격한 허위 정보 차단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유럽 각지의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해당 글은 유럽위원회에서 지원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된 것을 요약한 것이다.

허위 정보 차단 정책을 적극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에는 “지구 온도 상승은 정상이다”, “추운 날씨는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이다” 등 근거 없는 허위 콘텐츠가 넘쳐한다.

대표적인 예로 50개 이상의 주요 기후 및 허위 정보 방지 조직으로 구성된 글로벌 연합 CAAD(허위 정보 대응 기후행동)는 2023년 5월 보고서에서 구글이 유튜브 플랫폼에서 기후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동영상으로 수익을 창출해 왔다고 밝혔다.

◆ 온라인에 만연한 기후 허위 정보

CAAD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 회사에 의해 유포된 기후 변화 허위 정보가 온라인으로 유포되면서 기후 대응을 부정하는 기류가 강력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022년 450명 이상의 과학자가 "화석연료 회사의 광고 및 홍보로 인해 기후 위기 위험 관리를 경시하는 퐁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연구에 따르면 자주 사용되는 허위 정보 전략은 녹색 에너지가 ‘매우 비싸다’면서 생활비 상승 위기를 조장하는 동시에 녹색 기술의 신뢰성에 의혹을 터뜨리는 것이다.

보스턴 대학교(BU) 연구원들은 최근 1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를 통해 X(구 트위터)와 레딧에 만연한 ‘지속 가능성 및 기후 변화 위기 시대의 잘못된 기후 관련 데이터 및 정보의 거대함’을 조사했다. 기후 변화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2만 2000개 이상의 트윗을 조사한 결과, 기후 허위 정보를 홍보하는 60개 이상의 X 계정이 세계 최대의 석유 회사인 엑순모빌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메타 및 구글의 기후 관련 허위 정보 자문역이자 케임브리지 대학의 사회 심리학 교수 샌더 반 데르 린든은 "기후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자는 상당수 다른 형태의 허위 정보와도 깊이 얽혀 있다"고 말했다. "앤티백스(백신거부), 기후 반대, 친러시아 및 신세계질서 음모론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인디애나 대학의 연구원들도 알고리즘과 소셜 미디어 콘텐츠가 기후 관련 허위 정보 확산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기후 관련 허위 정보 활동이 증가하는 것은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 회담, 주요 환경 재해,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발표 등 주요 기후 사건의 조직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 기후 허위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는 빅테크

반 데르 린든 교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기후 허위 정보가 눈에 띄게 부활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허위 정보 정책을 더욱 엄격하게 시행하면 X와 같은 기업이 기후 허위 정보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디지털 증오 대응 센터가 2022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과 연결된 게시물 중 거의 절반에 사실 확인 라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페이스북이 기후 변화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한 데 따라 진행됐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조사 당시 라벨링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일률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밝혔다.

◆ 거짓 정보로 인한 기후 대응 지연

IPCC 보고서는 잘못된 정보와 과학의 정치화를 기후 대응 조치에 대한 주요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기득권이 있는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기후 과학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또 화석연료 회사가 기후 변화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려 대중을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적대화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의 기후 연구 및 정책 책임자인 제니 킹은 기후 허위 정보가 의미 있는 기후 대응을 지연시키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다.

◆ 허위 정보에 맞서기 위해 할 일

환경 단체들은 정부와 빅테크들이 화석연료 회사가 유료 광고를 제작해 그린워싱에 나서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악의적인 행동과 활용 도구를 중단하고, 지역 사회의 회복력을 구축해 미디어 활용 능력, 뉴스 소스의 접근성 및 다양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 관련 허위 정보는 기후 행동과 기후 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민과 규제 기관, 프로젝트 등이 협력해 기후 변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단절하고 사회의 최우선 관심사를 기후 회복력 확보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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