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인터넷 종량제에 시스코가 관련 제품을 강화하고 적극 나서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SCE 1010’ 장비와 ‘SEC 2020’를 발표하고 QoS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강제 제어 솔루션 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CE 1010’와 ‘SEC 2020’는 시스코가 2억 달러에 인수한 실리콘 벨리의 벤처 기업 P-Cube가 개발한 제품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 진단이 가능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원인진단과 함께 네트워크 트래픽을 유발하는 유저의 애플리케이션 활용 상태를 확인하고 특정 유저별로 네트워크를 ‘리소르’를 강제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시스템 개발 매니저 서보광 이사는 “현재 통신사들의 가장 큰 문제는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트래픽을 일으키는 데이터가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시스코의 P-Cube의 트래픽 컨트롤 솔루션은 L4~L7 레이어 단까지의 애플리케이션 통제가 가능해 정확한 가입자 정보까지 파악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스코의 이번 제품은 수익성 하락에 고민하고 있는 광대역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매우 구미가 당기는 제품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각 서비스 사업자들은 서비스 향상과 함께 고객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체제에 내몰리고 있어 수익성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P2P 사용자 증가와 대용량 온라인 게임 등의 증가로 인해, 이들 콘텐츠를 사용하는 20%의 사용자가 전체 네트워크 트래픽의 80%를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까지 출현하고 있다. 80%에 달하는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나머지 20%에 불과한 네트워크 리소스를 중요한 비즈니스 업무에 조금씩 할당해 활용하고 있는 것.
시스코가 발표한 ‘SCE 1010’ 장비와 ‘SEC 2020’는 이와 같은 광대역 사업자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시스코의 제언이다.
그러나 개인 사용자의 비용 부담 증가와 인터넷 산업의 활성화 저해 등의 우려로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상당해 시장이 시스코의 기대와 반대로 역행할 가능성도 있다. 더군다나 시스코 제품이 사용자 정보 파악 및 트래픽 차단이 가능해 개인정보 보호 및 사생활 침해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네트웍 트래픽 컨트롤 솔루션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정책과의 공조가 확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기자 ngkim@it-solutions.co.kr

<박스 인터뷰>
시스코시스템즈 개발 매니저 서보광 이사

"이해관계 조율은 서비스 업체들의 몫"

▶ 트래픽 컨트롤 솔루션은 정당한가?
외국의 한 유저가 국내 P2P사이트에 접속해 콘텐츠를 다운받는다고 할 때, KT와 같은 브로드벤드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사의 사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유저로 인해 Peering cost<국가간 네트워크 인프라를 사용한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시스코의 트래픽 컨트롤 솔루션을 활용해 이와 같은 유저의 대역폭을 차단하거나 최소한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방지 할 수 있다. 물론 이로 인해 특정 유저에겐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인터넷 정액제 모델에서는 그와 같은 부류의 가입자는 결코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소수의 유저가 대부분의 대역폭을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대다수 유저들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수에게 제약을 가해 다수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모든 트래픽 문제가 해결되나?
홍콩의 Skyfe라는 회사는 IP를 통해 무료 국제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이 사이트가 큰 인기를 끌며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제 전화를 사용하는 가입자 증가는 Skyfe가 차지하는 대역폭의 트래픽이 크게 증가했다.
홍콩의 브로드벤드 사업자는 Skyfe사의 트래픽 제어를 시스코에게 요청했고, 시스코는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켰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있은 후 Skyfe가 바로 암호화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 트래픽은 다시 증가했고, 시스코는 암호화 데이터를 풀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단번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지속적인 서비스와 기술개발이 진행되어야 하며, 시스코는 이 같은 문제점 해결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 생각한다. 4월 중순 무렵 10기가비트를 지원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고 이들 솔루션 제품군이 ‘비라스’ 장비로 통합되어 가고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를 위한 솔루션이 아닌가?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SP들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트래픽을 통제 할 수 있다는 것은 대역폭을 줄이는 것과는 반대로 대역폭을 늘려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특정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다면, 결과적으로 고객과 SP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자·통신사·공급자간의 이해관계 조율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시스코는 이러한 앞선 기술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은 특정 SP 들이 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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