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옵티멈 경영연구원장

최근 우리나라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연령층별, 소득군별, 출신 지역별로 분열되어 건전한 토론보다는 설득력이 부족한 자기 주장만을 나열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뚜렷한 방향 제시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의 지도자들이 선진화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 선진화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이 선진화가 달성되면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은 어떠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의 부작용은 어떠한 것인지 등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산업화 시절에는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와 함께 천 불 소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천 불 소득이 달성된 이후의 목표나 천 불 소득 달성의 성과의 공정한 배분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를 가진 비전은 산업화에서 민주화로 전환되었다. 민주화가 어느 정도 성취되고 민주화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부각이 되면서 선진화가 국민적 선택이 되었다. 민주화의 과정에서 다소 소홀해진 경제 성장의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 선진화의 목표로 볼 수도 있으나, 이 선진화가 어떤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비전이 부족하여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이 방법을 실현하였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인지를 제시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모습만 살펴보면, 매우 혼란스럽고 국제 경쟁에서 낙후한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시대별로 고찰하여 보면, 농경사회에서 최빈국, 산업화 시절의 후진국에서, 정보화 사회의 선두주자로 발전하였고, 정보화 이후의 사회로 전망되는 감성 사회나 꿈의 사회(Dream Society)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진입한 것으로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류프 얀센 등이 평가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게임, 아바타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사이월드의 도토리), 컬러링, 가상세계 커뮤니케이션(다다월드, 세컨드라이프 등), 동영상 포털(판도라 TV, 유튜브), e-스포츠 대회와 게임 TV 채널 등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문화가 세계로 전파되어 메가트랜드로 정착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감성 사회는 이미지와 스토리가 경제를 움직이는 사회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사회이다.

우리가 그 동안 부정적으로 보았던 '빨리 빨리'문화가 정보화 사회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외관을 중시하는 문화가 이미지가 중심인 감성사회 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산업화 사회에서는 산업화 시스템 구축에 앞선 국가가 세계를 선도했고,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화 기술이 앞선 국가가 세계를 선도하였듯이, 꿈의 사회에서는 꿈을 만드는 국가가 세계를 선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 꿈의 사회로 가장 먼저 진입한 한국에 다가오는 기회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기회를 증폭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드림소사이어티, 이미지 사회에서는 어떤 국가의 브랜드이냐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지므로, 전 세계에 한국을 미래를 창출하는 국가로 선포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미지 마케팅'을 통하여 대한민국을 브랜드화 하는 일이다. 즉,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세계 미래 창출의 주체 국가', ' 세계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찾아야 하는 국가', '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보아야 하는 국가', ' 새로운 제품을 제일 먼저 도입해 볼 수 있는 국가', ' 미래를 열어 가는 인재들이 모여드는 국가'로 만들고 국가 주도로 기존 추진 산업들에 대한 이미지 산업화를 우선적으로 모색하는 일이다. 그 과제로는 국가차원의 변화주도, 숨겨졌던 가치의 발굴, 기존 것에 대한 발상 전환, 기존 것에 창의력과 상상력 입히기, 기존 산업의 이미지 산업화 등을 들 수 있다.

주요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국가 차원의 변화를 주도한 아랍 에미리트의 두바이는 1970년대 모든 경제력이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평범한 사막 아랍 국가 중의 하나에 불과했으나, 2016년 석유 고갈을 예상하여 국가 주도로 세계 제일의 초호화 관광지로 변모시켰다.

이탈리아는 숨겨졌던 가치를 발굴해 브랜드화 했다. 대표적인 예가 '구치'라는 브랜드로 가죽 제품 생산기술의 명품화를 시도하여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한산 모시는 대중화한 모시 메리로 이미지 가치의 하락을 가져왔다.

기존 것에 대한 발상 전환의 경우 국내 대표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인 이랜드는 국내에서는 주력 단품이 2~3만 원대이나, 중국 진출과 함께 외국에서 건너온 고급 의류 브랜드로 이미지를 변모시켜, 정장 한 벌에 70만 원 이상을 받는 고품격 외제 브랜드로의 정착에 성공했다.

기존 것에 창의력과 상상력 입히기의 경우 '캘빈클라인'의 향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노르웨이 탄산수 '보스', 미국과 유럽의 갤러리에까지 전시된 영국 생수 '티난트'등은 디자인과 스타일리쉬함으로 생필품에서 패션 상품으로 변모하여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휘발유보다 2~22배까지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산업의 이미지 산업화의 경우 동물원은 동물이 많고 시설이 좋아야 많은 방문객을 유치 가능하리라는 믿음이나 높은 매출을 위해서는 투자가 많아야 한다는 산업화의 논리에서 탈피하여 일본의 아사히가와 동물원에서는 동물의 특성과 개성적인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동전시'를 도입하여 폐쇄 직전의 동물원을 일본 1위의 동물원으로 변모시켰다.

이상과 같은 '꿈의 사회'전략은 국산 제품들이 세계적 명품으로 발전하면서 국민들에게는 경제적 성장, 삶의 질 향상, 국가적 자부심 등을 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우리도 하면 된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것처럼….


※ 본 수필은 본지가 발간한 '창공의 빛나는 별 하나'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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