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의되는 방송통신융합 정책은 통신의 방송진입은 완화하는 반면, 방송의 통신진입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어, 기존 통신사업자의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일 뿐이다.”
최근들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 부문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케이블TV방송국협의회 회장이 정부의 방통융합 정책을 "기존 통신사의 수익성 보호 정책"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17일 개막된 국제방송음향기기전인 KOBA2005‘에 참석한 케이블TV방송국협의회 유재홍회장은 케이블TV섹션 기조발제를 통해 방송 통신융합과 관련한 최근의 논의과정에서 불거지는 여러 문제들과 함께 산업간 역차별 문제를 거론하며, 집중 성토했다.
유회장은 지난 13일 정통부가 마련한 지침은 새롭게 시장이 열리고 있는 VoIP의 경우 기존 전화망 수준의 품질 제공과 함께 ▲긴급통신용전화서비스의 제공 ▲보편적서비스 제공 ▲시외전화 사전 선택제 준수 ▲번호이동성 적용 ▲통화권구분 등의 시내전화 사업자에게 부과된 의무사항을 똑같이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회장은 “이들 내용 중 번호이동성 적용 등 주요 기능에 대해서는 현재 KT나 하나로통신 기타 VoIP사업자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신규 사업자에겐 실질적인 사업허가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역차별적인 요소”라며 “따라서 이러한 진입규제 조건은 기존통신사업자의 수익성 보존을 위한 방패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회장은 또 IP-TV는 사업자 기본조건에 해당하는 서비스역무, 기술기준, 편성 등과 관련된 논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시범서비스의 진행이 논의되고 있어 역차별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유회장은 “방송법에 있어서 통신사업자 진출을 위한 부가방송 역무를 제도화 하는데 반대하는 의견은 케이블업계를 제외하곤 현재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이는 사업구역문제, 프로그램편성문제, 채널편성문제, 해외채널의 허가문제, IP-TV에 대한 품질기준, IP-TV의 전송방식표준, 단말기 호환성 등의 제반 전제 조건의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회장은 “결과적으로 별정통신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반면, 부가방송 역무에 대한 제반 기준은 논의조차 없이 찬성 일색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통신방송 융합정책이 통신사업자의 주장을 반영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어 분명한 산업 역차별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안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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