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 화웨이가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그동안 전송 장비 분야에서 국내 영업을 해오던 화웨이는 지난해 하반기 전 한국쓰리콤 최호원 지사장을 영입하면서 국내 이더넷 네트워크 시장 공략을 모색해왔다.
화웨이는 최근 9명의 인력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삼성동 공항터미널 부근에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화웨이는 현재 SMB 분야 공략을 위해 용산의 네트워크 유통 전문업체들을 접촉하는가 하면, 6월에는 국내 네트워크 통합(NI) 및 유통업체들을 중국 본사로 초청해 생산시설을 견학하는 등의 계획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이 같은 행보에 기존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형 장비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쓰리콤 및 국산 장비업체들은 화웨이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화웨이와 손잡고 ‘화웨이-쓰리콤’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만든 바 있는 쓰리콤은 화웨이의 이더넷 네트워크 시장 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쓰리콤은 아직 본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어 구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있지만 화웨이가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쓰리콤은 기존 자사의 유통 채널 가운데 화웨이가 관계를 맺는 업체와는 파트너 관계를 끊는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중대형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도 화웨이의 등장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스코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불황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화웨이가 저가 공세로 나올 경우 NI 시장에 적지 않은 동요가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걱정은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노텔, 쓰리콤 등 외산 네트워크 장비업체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화웨이가 중국 업체의 특성 상 기존 외산 장비업체들과 가격 차이가 많은데다가, 장비도 로앤드부터 하이엔드에 이르는 이더넷 장비에 전송장비까지 모든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국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게 되면 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등장은 기존 장비업체들 입장에서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김재철 기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