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인사급여 시스템 등으로 기초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인사관리 시스템(HRMS, Human Resource Management System)이 최근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7월 8일 본지 주최로 개최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키워드, HR & BSC’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를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거의 대부분의 업종에서 ‘우수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크게 좌우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우수인재 발굴과 육성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직무제가 하나, 둘 도입되고 있고, 경력관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HRMS에 대한 높은 관심은 기업 비전 달성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높은 투자대비효과(ROI)까지 기대할 수 있어 기업들의 투자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작년에 IT 투자 ROI 분석 작업을 진행했던 L사는 ERP의 경우 도입 5년 후 61%의 ROI가 예상됐으나, HRMS의 경우 153%의 ROI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인사관리가 점점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해 간다는 간접적인 증거이다.

◇ ERP와 통합이냐, 분리냐 … 이러한 추세 속에 HR 시장 역시 큰 폭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HRMS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시장에 SAP코리아, 한국오라클 등 대형 ERP 벤더들이 진입을 시작했다. 특히 오라클의
경우 얼마 전 인수를 마무리한 피플소프트가 전 세계 HR 시장 1위 기업으로 높은 인지도와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ERP 벤더들의 시장 진입으로 최근 HRMS 시장은 HRMS를 ERP와 연계하느냐 분리하느냐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화적 요인이 많이 결합되는 HRMS 시스템은 얼마나 국내적 여건을 지원할 수 있느냐가 주요 관건이었다.

HRMS 전문 업체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과거 ERP를 도입하면서 국내 여건 지원문제로 HRMS 부분은 독립적으로 구축한 만큼 최근 HRMS의 고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형 ERP 벤더들은 과거 ERP 공급 초기에 HRMS 부분의 기능적 한계가 존재했지만 현재 공급되는 글로벌 ERP는 모두 현지화가 마무리된 만큼 국내 여건 지원은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이보다는 전사 시스템과 HRMS 시스템의 통합을 염두에 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ERP를 기반으로 한 HRMS가 최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상호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시장 판세를 가늠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견해다. 하반기 HRMS 시장에서 중요하게 주시해야할 부분이다.

◇ BSC와 결합, 리스크 관리로까지 … HRMS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바로 BSC와의 결합이다. 인사관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개인별 성과평가와 관리까지 하자는 취지다. HRMS의 궁극적인 목표가 우수인재 발굴과 육성을 통한 기업 비전 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극히 당연한 추세라 할 수 있다.
또한 BSC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성과관리에서도 HRMS 부분이 절실해 결합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과관리에서 HRMS는 조직 구성원의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든 지표가 단순히 측정만 이뤄진다면 행동 변화를 가져올 수 없어 항상 평가와 보상이 연계되어야한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올바른 성과관리나 HRMS를 위해서는 두 요소의 결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이 같은 BSC와 HRMS 결합 움직임 속에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요소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기업 전략 수행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을 모니터링하고, 측정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성과관리에서는 다양한 가치 분석과 KPI 산정과 함께 리스크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HR에 대한 인식과 투자에 대한 고려가 깊어가면서 시장은 점차 뚜렷하게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기업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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