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보화 예산 축소…SW업계 타격 불가피

'IT 창의강국 비전 2020'를 선포하며, 글로벌 소프트웨어(SW)기업을 육성하겠다던 정부의 청사진이 결국 말 뿐인 지 의심스럽다.

지난 10일 열린 '2013년도 정부 부처별 정보화사업계획 발표회'에서 기획재정부가 밝힌 2013년 정부 부처 정보화 예산은 모두 3조 2967억원이다. 아직 국회 예산심의 등이 남아 있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세운 예산인 만큼 대략적 추정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밝힌 예산만 놓고 보면 내년 정보화 예산은 올해보다 0.3% 감소한 86억원이상 줄어들 게 뻔하다.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에서 1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게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다.

정부의 정보화 투자는 2009년까지 감소 추세에서 2010년 이후 소폭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물론 그 증가폭은 1~2% 수준이다. 다른 부문 예산이 평균 4% 증가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세계적 IT트렌드를 감안하면 다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전세계 정보화산업에 불고 있는 변화의 흐름과 함께 개인정보보호 등 사이버보안 강화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관련 예산 축소는 시대 역행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정부 정보화 투자 확대가 SW산업 육성에 기반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나마 내년 정보화 예산 중 운영 및 유지보수 비율이 올해 43.9%에서 49.8%로 무려 5.9%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다행이다. SW 업체들이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부문이 유지보수이다. 이런 부문을 지금껏 무상 요구나 현실과 맞지 않는 유지보수요율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했던 SW업계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일이다.

반면 노후화된 정보시스템 교체 등 장비 도입 예산은 줄었다. 올해 전체 예산의 19.7%이던 장비 도입예산 비율이 내년에는 17.9%로 줄어들었다. 관련업계가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총 예산이 줄어든데다 비중 마저 축소돼 이중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정통부같은 부처를 부활해야한다", "현 정부의 IT정책은 실패했다"는 지적이 아무런 이유없이 나오는 게 아니다.

전체 예산에서 정보화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부가 IT를 생각하는 수준이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씁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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