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프로세서의 비약적인 발전이 거듭되고 있다. 향상된 프로세서가 출시되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컴퓨터의 역사와 함께 지속된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한 것은 프로세서의 발전 속도가 프로세서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스템의 퍼포먼스를 결정짓는 기준 자체가 변화하고 있어, 시스템 사양을 기준으로 얽혀 있는 시스템 벤더와 ISV들과의 라이선싱을 둘러싼 이해관계 재 조율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향상된 시스템들은 이미시장에 선을 보였거나, 혹은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솔루션들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 관련 라이선싱을 둘러싼 이해관계 재 조율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IBM은 괄목할 만한 성능향상의 파워5 프로세서를 탑재한, i시리즈와 p시리즈에 출시해, 전체 시스템 경쟁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메인프레임의 가상화 기술력을 적용한 파워5 프로세서는 하나의 프로세서를 10개의 파티셔닝으로 구분할 수 있어, 10개의 프로세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IBM측은 향상된 퍼포먼스를 통해, 동급의 환경을 구성하는 데 경쟁사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프로세서의 개수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근래 들어 AMD는 듀얼코어 프로세서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는 시장 런칭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AMD코리아 측은 개발을 완료한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이전 모델에 비해 160%이상의 향상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기본적인 아키텍처로 끌어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이 같은 AMD의 정책에 관심이 주목된다.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시장에서 최초로 선보인 기술력은 아니지만, 상용 OS 및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프로세서에서 최초로 적용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스템 벤더와 ISV들과의 라이선싱 체계는 상당수가 CPU당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또한 글로번 벤더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유틸리티 전략 역시 프로세서의 개수를 기준으로 한 요금체계를 갖추고 있어, 전략자체가 완벽하게 수립되기 이전부터 요금체계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IBM의 게리 랭케스터 아태지역 부사장은 “프로세서의 기술력이 증가한다고 해서 IBM과 협력 관계에 있는 ISV들의 매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저렴한 비용에 동급의 시스템 환경을 구축 할 수 있다면, 고객들은 여분의 자금을 다른 분야에 추가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도 ISV들과의 이해관계를 조정 중에 있다는 입장을 덧붙여, 라이선싱에 대한 조율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리타스의 경우는 IBM과 조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베리타스의 김진욱 부장은 “향상된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해서, 라이선싱을 당장 수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몇 세트의 시스템이 런칭 한 것을 무시 할 수는 없지만,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까지는 짧아도 수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부장은 “가격이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전체를 결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다”라며, “ISV들 역시 시장 상황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라이선싱에 대한 가격체계를 수정함으로써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베리타스 역시 현재 이 같은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 라이선싱에 대한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세서의 개수가 아닌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라이선싱 체계를 갖추고 있는 한국CA의 경우는 시장의 변화에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CA의 주양애 과장은 “한국CA는 처음부터, 프로세서의 개수 보다는 시스템 전체의 퍼포먼스에 비례한 라이선싱 가격체계를 갖춰 놓은 상태이다”며, “듀얼이나, 파워나 CA의 영업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세서의 발전이 라이선싱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실질적인 이익이 있을 것이란 시스템벤더 측의 입장과,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란 ISV들의 상반된 입장이 맞선 상황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ISV들의 미흡한 준비상태로, 시스템 벤더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김남규 기자 ngkim@it-solutio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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