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간 큰 이슈가 없었던 국내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시장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를 조짐이다. ‘메인메모리 DBMS’와 ‘리눅스 DB’ 때문이다.
토종업체인 알티베이스가 주도해 온 메인메모리 DBMS 시장은 지난 6월 미국의 메인메모리 DBMS업체인 ‘타임스텐’을 오라클이 인수한 데 이어 티맥스소프트도 연초에 메인메모리 DBMS 제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해 이 시장을 둘러싼 각 공급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메인메모리 DB는 그 특성상 실시간 처리가 가장 큰 이슈인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통신사의 빌링 시스템 등에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들어 메모리 가격의 하락으로 적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디스크기반 DB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알티베이스가 지난해 출시한 하이브리드 메인메모리DBMS인 ‘알티베이스 4’는 이러한 경향을 잘 반영한 제품이다. 특히 알티베이스 4는 금융과 통신 부문에만 한정돼 있던 메인메모리 DB의 영역을 벗어나 제조와 공공부문에까지 이용되고 있다.
알티베이스가 고객사로 확보한 L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L사는 공장자동화의 일환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한편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만 했는데, 이를 디스크 기반 DB와 메인메모리 DB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메인메모리 DBMS를 도입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인메모리 DB업체가 디스크 기반 DB로 영역을 확장하고, 디스크 기반 DB업체가 메인메모리 DB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이러한 수요를 염두에 둔 계산이다.
알티베이스는 이와 같은 시장의 움직임이 부담스러운 한편 올 시장의 성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마케팅 능력이 강한 한국오라클의 움직임이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점유율의 변화는 있겠지만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눅스DB’의 경우는 지난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리눅스 기반으로 결정된 데 이어 올해도 1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 프로젝트가 각 부처별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DB업체들이 자사가 보유한 관련 제품들을 리눅스 기반으로 포팅하거나 지원되는 운영체계를 추가하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레드햇과 수세리눅스에 이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ETRI가 주축이 되어 개발한 ‘부요’, 한글과컴퓨터와 홍기리눅스 등 3개사가 만들어낸 ‘아시아눅스’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다. 유니SQL을 공급하는 케이컴스는 ‘스피카’라는 코드명의 리눅스 기반 DB를 2월 출시 예정으로 개발 중이며, 한국오라클도 규모에 따라 선택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1000억 원 규모로 진행될 23개 부처 37개 프로젝트의 향방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김달 기자 kt@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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