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요인은 역시 서비스관리이다.
서비스관리는 IT 관리의 표준인 ITIL을 참조해 ‘IT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컨셉 차원에서 접근하는 만큼 ITSM시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 이 분야에서는 한국BMC와 한국CA, 한국HP, 한국IBM 등이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누리텔레콤과 머큐리인터액티브 등도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지난 1년 동안 한국투자증권, LG CNS, 대우정보시스템, 한화 S&C, 한진정보통신 등이 일련의 ITSM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그룹 차원의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는 SI업체들이 상당수 끼어있다는 점에서 올해 관계사들로의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차세대 시스템을 준비하는 증권업계도 ITSM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다니 올 시장은 ‘숨통을 틔워주는’ 정도에서 벗어나 ‘가히 괄목할만한’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 진행되는 일련의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ITSM’이라고 포장되기 마련이고 솔루션 공급업체들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ITSM 프로젝트일까.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째, ITSM 프로젝트는 특정한 실체를 갖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둘째, 최대 수혜자는 사용자 집단이며, 그 중에서도 SM을 전문으로 맡고 있는 그룹사 소속의 시스템통합 업체가 될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ITSM 관련 솔루션이 단순히 ‘ITMS만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ITSM을 위해 일부는 새롭게 디자인되고 개발된 것도 있지만, 대개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이 자사가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ITIL 프로세스에 따라 매핑 시켜 제공하고 있다.
다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TIL에 정의된 프로세스를 제대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ITSM 관련 제품군들은 ITIL에서 정의한 프로세스를 실현할 수 있는 정도이지 ITIL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소프트웨어는 아직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둘째, 대개의 IT 시스템이 마찬가지인 것처럼 제대로만 ITSM을 구현한다면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사용자가 될 수밖에 없고, 결국 사용자들에게는 ITIL이라는 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어떻게 자사에 맞게 활용하느냐는 과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사용자들 중에서도 특히 SI업체를 꼽는 이유는 ITSM 프로젝트의 가장 큰 매출원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아니라 컨설팅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컨설팅업체들도 일정한 매출 증가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SI업체들이 대부분 계열사의 SM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대우정보시스템이나 한화 S&C, 한진정보통신 등이 ITSM 프로젝트를 진행한 목적 중의 하나가 계열사로의 확장을 통한 매출 기대 때문이다.
그렇다고 솔루션 공급업체들이 자선 사업가는 아니다. 기업이 ITSM을 구축하려면 관련 솔루션들의 구매도 필요하지만 IT 인프라 관리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벤더들 입장에서는 자사가 보유한 관리 소프트웨어 제품들에 대한 추가 판매를 늘릴 수도 있고 한발 더 나아가 경쟁사가 구축해 놓은 인프라 기반을 자사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ITSM 시장은 성장에 목말라하는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폭발력 있는 마케팅 이슈이자 영업 무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ITSM 프로젝트의 범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이며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ITSM 프로젝트는 흔히 ITIL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비스 서포트(구성 관리, 인시던트 관리, 문제 관리, 변경 관리, 서비스/헬프데스크, 릴리즈 관리)와 서비스 딜리버리(서비스 레벨 관리, 용량 관리, 지속성 관리, 가용성 관리, IT 재무관리)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떤 기업도 이와 같은 내용들을 모두 진행한 곳은 없다. 역시 단순히 헬프 데스크의 강화나 확장 수준인 서비스 데스크를 구축하고서 ITSM을 구축했다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ITSM 프로젝트의 범위와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의 답은 의외로 간단한다. 자사의 상황에 맞게 서비스 데스크이든, 서비스 레벨 관리이든 필요한 부분에서 출발하되, ITSM에 대한 전체적인 밑그림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결국 기본과 원칙이 중요한 셈이다.
<김달 기자 kt@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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