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P 텔레포니 시장이 부상하면서 솔루션 공급 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공기관의 콜센터 위주로 형성되기 시작한 IP 텔레포니 시장이 올해에는 일반 기업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체들은 “올해는 향후 IP 텔레포니 사업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저마다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협력 강화, 영업체계 정비, 애플리케이션 개발 확대 등 전력 재정비 및 차별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를 살펴보면 2000년 초반부터 노텔, 시스코, 어바이어 등이 시장 개척에 나선 데 이어 2년 전부터는 알카텔도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올해 들어서는 보다컴을 총판사로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해온 지멘스가 한국지사의 통신사업본부 내에 IPT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EN(Enterprise Network) 사업부를 만들고 직접 진출했다. 또 그동안 주로 통신사업자 위주의 사업만을 해온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올해부터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데이터 네트워킹 장비와 보안솔루션 공급에 노력해온 한국쓰리콤도 조만간 국내에 IPT 솔루션을 선보이고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쓰리콤은 현재 사업 개시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고객을 확보,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제품 발표와 적용사례를 동시에 알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시장 참여를 선언, 이 시장을 더욱 달구고 있다. 전화 단말기와 교환기, 키폰 등과 관련된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름잡아온 이들 업체는 최근 외국계 IP 텔레포니 선두기업인 노텔, 어바이어와 각각 협력체결을 추진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노텔과 협력을 체결해 같은 해 11월 조인트벤처인 LG-노텔을 설립해 현재 내부 조직과 사업부문 정비를 마쳤다. 또 자체 연구개발조직에서 노텔 솔루션의 현지화 강화 작업과 LG와 노텔 솔루션 연동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어바이어는 이달 중 협력 체결과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시장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그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초대형 기업들이 외국의 유명 업체와 협력을 맺은 것은 그동안 IP 텔레포니 시장의 걸림돌로 꼽혀온 IP전화 단말기 가격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환경에 맞는 단말기 기능을 제공해 시장 확산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P 텔레포니 시스템은 단말기의 사용 확산과 사용자들의 기능 활용에 따라 경영 및 업무 혁신,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등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 대규모 사이트에 폭넓게 적용된 IP 텔레포니 분야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경험을 가진 업체들의 솔루션과 국내 사용자 입맛에 맞는 단말기의 제공은 현재 시장 요구에 들어맞는다는 면도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의 IP 텔레포니 업체들의 단말기는 전화기 화면의 한글화는 지원되고 있었지만 입력, 저장에서부터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데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들 대형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공략 시장이 제한되고 경쟁 업체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누가 IP 텔레포니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유지 기자 yjlee@rfidjournalkorea.com>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