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다우슨(Philip Dawson)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

 
[컴퓨터월드] 2010년 수억 달러 규모에 불과한 신생시장이었던 ‘컨버지드 인프라’(Converged Infrastructure) 시장이 2014년 들어 60억 달러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850억 달러 규모의 전체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은 편이지만, 기존 하드웨어 업체들은 이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신규 제공업체들 또한 시장 진입을 모색하면서 서로 다른 컨버전스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소위 통합 시스템 또는 통합 컴퓨팅이라고도 불리는 ‘컨버지드 인프라’라는 용어는 HP가 4년 전 처음 도입했다. 사일로(Silo)식 구형 인프라 관리에 시간과 인력, 전력을 너무 많이 소모하거나, 투입된 매몰 비용과 적게 할당된 예산 때문에 업그레이드조차 요원해지는 등 IT 인프라의 문제점이 기업 과제로 대두됐다. 가상화와 자동화가 문제의 해결책으로 등장했으나 그 두 가지 기술은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새로운 서비스, 스토리지 서버가 제공될 때마다 여전히 추가적인 관리나 조작에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컨버지드 인프라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했다.

 
급성장하는 컨버전스 시장의 수수께끼
컨버지드 인프라는 그리드, 클라우드, 유틸리티, 온디맨드, 공유 컴퓨팅 서비스 등의 용어와 뒤섞여 쓰이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컨버지드 인프라는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통해 컴퓨터, 네트워킹, 스토리지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평준화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사일로 인프라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여타 가상화나 사설 클라우드와는 차별화된다.

가트너는 컨버전스(Convergence, 통합)란 용어에 대해, 관리 소프트웨어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포괄하는 것이라는 표준화된 정의를 내리고 있으나, 사실 컨버전스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1. 기술 - x86, ELE(Extreme Low-energy, 초절전), RISC, 플래시(Flash)
2. 아키텍처 - 수직적으로 통합되고 중앙화된 구성 또는 수평적으로 클러스트화된 확장(Scale-out) 그리고 분산화, 또는 앞서 말한 두 가지의 혼합
3. 패브릭 인터커넥트 - 랙(Rack) 내부 또는 외부에서, 연합된 노드(a federation of nodes)와 SAN(Storage Area Networks),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
4. 연결되고 통합된 노드 - 컴퓨트 노드, 인터넷 연결 어플라이언스, 개발 테스트, 클라우드
5. 통합 워크로드와 데이터 - 트랜잭션 기반, 웹, 퍼블리시(Publish), 구조적, 비구조적 인-메모리, 패턴, 인지 등의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구조

향후 5~10년 안에 광범위한 아키텍처, 데이터, 관리와 클라우드 변종을 다룰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인프라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내 IT 설계자나 통합 담당자는 예상되는 변화를 기반으로 멀티 컨버전스(Multi Convergence)를 발전시키고 인프라의 일부가 고립되는 사일로(Silo) 효과를 막아야 할 것이다.

<도표 1>은 컨버지드 인프라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모델을 나타내고 있다. 분산화가 수평적으로 확장되는지 또는 수직적으로 확장되는지에 따라 컨버전스 모델의 성격이 달라지며 더 넓은 시각에서 대각면으로 발전해가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컨버전스 모델 구현이 가능하다.

 
수직에서 수평적 또는 대각면 컨버전스로
컨버전스와 관련된 최근 동향은 다음과 같다.

-현재의 컨버전스는 대부분 수직적이다.
-많은 기존 벤더들이 통합 스택과 통합 인프라를 결합해서 제공하고 있다.
-DBMS,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등 다양한 워크로드와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제공하지 않는 것까지 포함해 제공한다.
-대부분의 컨버지드 인프라는 컴퓨트 자원 추상화, 프로비저닝(provisioning), 관리를 위한 하이퍼바이저로 이뤄지며, 하드웨어 솔루션이나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성될 수 있다.
-컨버지드 인프라는 다중화된 구성에 대해 분산되거나 멀리 떨어진 장소에 맞춰 규모를 조정할 수 있어 분산화된 측면을 가질 수 있다.
-특정 용도로 구축된 솔루션에서 혼합된 워크로드가 호스트 된다.
-컴퓨트와 스토리지 기능 모두 컨버전스 방정식에서 상호 관련된 요소로 다뤄진다.

최근에 시장에 진입한 뉴타닉스(Nutanix)와 심플리비티(SimpliVity) 같은 업체들은 컨버전스의 역할 중 데이터 처리와 이동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컴퓨트 자원은 벤더가 당연히 주는 것으로 여기거나 파일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저렴하고 교환 가능한 프로세서 피딩(Processor-feeding) 스토리지 자원으로 본다. 호환과 융합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를 비롯 차세대 워크로드에서는 분산성, 확장된 성능, 저렴한 가격과 대량으로 공유(Pooled)된 노드가 필수 불가결하다. 컨버전스 설계(Convergent Designs)는 성능, 용량, 프로비저닝, 서비스 요구, 인프라 최적화, 클라우드 스택 등을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컨버지드 인프라는 가상화와 베어메탈(Bare Metal) 인프라 모두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며 여러 데이터센터와 지리적인 장소에 걸쳐 연합된 패브릭 통합 멀티모드 클러스터에 기반하게 된다.

이러한 추세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어떻게 컨버전스가 IT 인프라 관리를 지원해야 하는가? 하나의 수퍼 콘솔로? 아니면 개방형 또는 노출형(Exposed) API를 통해 여러 개가 통합된 수퍼 콘솔로?
-다른 벤더들과의 연결을 돕는 표준 엔터프라이즈 매트릭스를 어떤 벤더가 제공해야 하는가?
-패브릭 전반에서 실시간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하려면 창고와 소매 아울렛, 가정용 또는 업무용 기기, 운송수단에서의 엔드포인트 서비스가 어떻게 통합돼야 하는가?

컨버전스는 지속적으로 벤더 간 또는 벤더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간 더욱 고도화된 결합(Orchestration)을 요구할 것이며 비즈니스와 데이터에 대한 병렬적인 관점과 계통적인 추상화 계층(Hierarchical Abstraction Layer)에 대한 요구를 높일 것이다.

가트너는 이러한 단계의 컨버전스를 과거의 수직적, 수평적 컨버전스에서 한층 진화한 대각면 컨버전스로 구별한다. 대각면 컨버전스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간 균형을 추구한다는 것과 투명하게 운용되는 하이브리드 또는 퍼블릭 클라우드, 고도화된 통합, 하이퍼바이저에 대한 불가지론,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개념이 멀티컨버전스 주도
가트너가 제시하는 대각면 컨버전스는 사일로(Silo) 기반의 지금의 컨버전스를 초월해 소프트웨어 정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관점의 컨버전스를 IT 리더들에게 제공한다. 대각면 컨버전스는 개방형 API, 커뮤니티와 벤더의 오픈 소스 협업, 이종업체간 컨버지드 인프라를 지원하는 협업책, 더 많은 벤더 종속 방지책(Lock-in Disablers)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는 특정 업체의 제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영향력을 놓고 경쟁할 것이며, 상품화 서비스를 통해 더욱 큰 영향력을 확보할 것이다. 경제 상황은 IT 조달 분야와 관련 벤더에게 유리하게 전환될 것이다. 외부 설계 제조업체는 낮은 비용과 마진으로 표준 컴포넌트를 기반으로 한 호환 가능한 기술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설계, 통합, 지원 등의 과정에서 여전히 관리와 통합에 의해 실현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벤더 관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치액(Valuation)은 스택(Stack) 구조를 변화시키고 서비스의 형태를 거치게 된다. 하드웨어의 가격이 인하돼 비용의 최적화 문제가 해결돼야만 더 높은 차원의 민첩성, 대응성, 품질에 대한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하드웨어 자산의 구매 비용 자체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라면 하드웨어 가동 부위에서의 과도한 복잡성 감소와 예방을 위한 소프트웨어 인텔리전스에 대한 투자는 예산에 더욱 부담만 줄 것이다.

SDx는 인프라 상에서 프로그램의 작동이 가능해지는 ‘프로그램 가능성’이 시장에서 모멘텀을 얻고 있는 현상을 압축하는 포괄적인 용어다. SDx의 목표는 전통적인 독점 업체의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별 구현을 추출해 하나의 인프라 상에서 자유롭게 사용함으로써, 사용자의 하드웨어 고착화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SDx를 지원하는 인프라 정책 프레임워크를 갖추거나 API를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로 달성할 수 있다. 미래형 IT 인프라가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형태일 것이기 때문에 가트너는 SDx 개념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비즈니스 KPI(처리량, 가동시간, 대응시간 및 초당 인풋/아웃풋 등)가 서비스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선택하는데 기준이 되는 새로운 IT 인프라를 예상하고 있다. 더 발전된 형태의 SDx 개념을 취하게 되면 반복 가능한 엔지니어링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비즈니스 요건과 인프라 간의 직접적인 연결을 활성화시킨다.

 
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융합지원 애플리케이션이 주도
스토리지와 패브릭 쪽으로 IT 인프라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 설계는 여전히 전체 IT 인프라 환경에서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다.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노드, 랙, 패브릭 레벨에서와 같은 상당수의 설계 포인트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남아있을 것이며, 컨버전스 프레임워크 내에서 이뤄지는 서버 진화 과정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일 컨버전스 인프라가 서버 설계 측면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한다면, 이는 역동적 대응 역량과 가용 자원 활용성을 지닌 데이터센터 패브릭이 아닌 그저 사일로에 추가된 또 하나의 기능일 뿐이다.

설계 포인트의 상당수는 수평 통합과 관련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대각선 통합과 연결된다. 그 중 일부가 가트너가 ‘생산성 성숙기’라 정의하는 성숙 단계에 이르려면 5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컨버전스성숙이다수의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요소에따라달라지기때문에, 최상의 경우와 최악의 경우를 아래와 같이 예상해 볼 수 있다.

-최상의 경우 (30% 확률): 최상의 경우 모든 부분의 합이 개별 성숙 주기를 따라 완벽하게 조정되고 발전해 예를 들어 2년에서 5년 정도의 짧은 기간 내에 조화로운 융합을 이루게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70% 확률): 최악의 경우 모든 부분의 합이 불규칙하게 발전하고, 독립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인프라가 대각선을 따라 성장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계속해서 개별 벤더 중심의 컨버전스 전략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다음 세대의 인프라 설계는 가트너가 힘의 결합(Nexus of Forces)이라 정의하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소셜의 융합과 결합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통합 및 융합 시스템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제공에 맞춰서 진화해야만 한다. 분산화된 환경에 대한 고려와 새롭게 떠오르는 IT 트렌드에 대한 수용을 위해 멀티컨버전스가 더 많이 고려될 것이며 이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의 성숙과 운용을 도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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