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98 보안서비스 중단 때도 의존도 탈피 대책 세운다더니 8년 동안 쳇바퀴 돌아

▲ 고수연 기자

[아이티데일리] 최근 윈도우 XP 지원 종료에 따른 보안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이버 위협에 때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특정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 탈피를 위해 국가·공공기관 대상으로 개방형 운영체제(OS) 개발을 검토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안행부·국정원 등 관계부처와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하여 지난달 발족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공개 SW기반 개방형 컴퓨팅 환경 도입 전략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T/F 결과를 반영하여 필요시 내년도 연구개발(R&D)에 반영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말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다.

그렇다. 지난 2006년 MS가 윈도우 98 보안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대책 마련을 본격화했던 것과 동일한 반응들이다.

지난 2006년 1월 MS가 2006년 7월부터 윈도우 98 보안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그 당시 정보통신부는 최근 국가정보원 주관으로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MS의 결정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를 했다.

그 당시 참석자들은 이 회의에서 윈도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형 리눅스 등 공개 소프트웨어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중요 소프트웨어의 사후 지원 의무 기간을 명시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하고 국가전산망의 보안성 강화 방안을 공동 추진도 검토했다.

과연 정부 말대로 윈도우 의존도가 낮아졌을까?

스텟카운터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 기준 국내 데스크톱 운영체제 점유율은 윈도우 7(74.5%), 윈도우 XP(15.19%), 윈도우 8(4.52%), 윈도우 8.1(2.45%), 윈도우 비스타(0.92%) 순으로 상위 5개 운영체제가 윈도우이며, 전체 운영체제의 97.58%를 차지하고 있다.

윈도우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윈도우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니, 다시 한 번 개방형 운영체제(OS)를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말에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비단 기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5년 뒤 윈도우 7 지원 종료 때도 똑같이 윈도우 의존도를 줄이고 개방형 운영체제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다시 한 번 들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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