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경기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확실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전 세계 경제에서, 그리고 국내 산업에서 IT가 갖고 있는 리더십이다. 그리고 그 리더십은 상당 기간 동안 유지될 것임에 분명하다.
결코 짧지 않은 국내 IT 역사에서 IT는 이러한 특성과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판단된다. 엄청난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IT의 요소 기술과 제품들, 거기에 대응해 일어난 사회나 기업의 조직과 운영, 문화와 가치관의 변화는 실로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IT의 이러한 특성, 곧 신기술의 위력과 선발 공급사의 성공사례 등 IT가 갖는 리더십 때문에 우리가 간과해 버린 점들이 너무 많다. 그 중에서도 '사용자의 환경과 요구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IT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용자 기업의 환경과 특성에서 비롯된 비즈니스의 요구, 한 발 더 나아가 IT 현실과 환경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으로써의 솔루션을 말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IT가 추구하는 기본이라고 판단된다.
사실상 우리는 지금까지 기술이 발전할수록, 제품이 다양해질수록 기술 그 자체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접근을 많이 해 왔다. 특히 정형화된 패키지의 등장 이후에는 조직이나 업무 프로세스 등을 기술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맞추려는 시도도 많았다. 마치 '성형미인'을 추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컴퓨터월드」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다시 출발했다.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이하는 「컴퓨터월드」는 국내 IT의 성장 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 그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데 충실해 왔다고 자부해 왔었다. 한 때나마 국내 최고의 발행부수와 독자를 확보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부는 바로 자만이었고, 오만이었음이 드러났다. 발행부수와 광고수입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전직하로 감소했다. 물론 여기에는 장기화 되고 있는 IT 경기 부진 탓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전문지로서의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하지 못한 「컴퓨터월드」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 출범하는 「컴퓨터월드」는 사용자의 비즈니스와 IT 환경에서 비롯된 고민과 요구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IT를 접근해 보자는, 한 마디로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국가 경쟁력 강화, 보다 구체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IT 역사를 보면 초창기 자체 개발, 수주 용역 개발의 단계를 거쳐 90년대 들어 패키지의 시대를 열어 왔다. 그리고 멀티벤더 환경과 적용업무의 다양화 등 IT 인프라가 복잡해지면서 '솔루션'의 개념이 소개된다. 엄청나게 다양해진 비즈니스 환경에서 최적의 해결책 제시가 필요하다는 당위성 차원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월드는 이에 따라 ▲사용자의 요구에 근거하고 ▲비즈니스 현업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며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국내 IT산업이 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지로서의 기본에 충실한 역할과 책임을 다 할 각오이다.
「컴퓨터월드」는 가장 기본적인, 그렇지만 참으로 버거운 숙제를 안고 다시 출범한다. 우리의 역량으로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작은 역량이나마 이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사용자의 요구를 공급업체에 충실하게 전달하고, 공급업체의 정보가 사용자들의 선택에 직접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박한 바람이다.
「컴퓨터월드」는 무엇이 기본인가? 라는 점에서부터 분명히 해 나갈 각오이다. 그리고 그 기본의 구현에 성실했을 때 우리 사회에서도 IT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될 거라고 확신하고, 아울러 「컴퓨터월드」의 존재가치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발행인 김 용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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