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 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아이티데일리] 빅데이터에 유아기, 사춘기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부제목은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일지 모르겠다. 이것은 유아기, 사춘기 그리고 성인의 구분에서 성인을 다시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한 것인데 그 이유는 그 구분들간에 말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이라는 강력한 공동체 속에서도 서로의 소통은 어렵기만 하다. 집단간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제는 철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며 지금까지의 발달보다 앞으로의 발달이 더 기대되는 분야이다. 그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 적다는 논리도 성립된다.

얼마 전 떠도는 동영상 중에서 아주 어린 아이들 둘이 옹알이로 대화하는 장면이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급기야는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기 까지 하였다. 둘이 주고 받는 말은"따따따"라고 하는 한 단어의 반복을 주고 받는거였는데 본인들은 물론 내용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도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상당한 수준으로 짐작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거기에는 단순한 "따따따"를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고 봐야 한다. 남자의 물건의 저자인 문화심리학 박사 김정운 교수에 따르면 유아기에 처음으로 인지를 갖는 것이 주고받기 놀이라는 것이다. 대화를 주고 받기 위해서 언어가 발달되기 이전에 주고받기를 먼저 학습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애기에게 깍꿍하고 애기의 반응을 기다리면서 애기들은 깍꿍에 화답합니다. 그러면 어머니의 칭찬이 이어진다. 내가 이야기할 차례가 언제인지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거다. 그 정도 수준의 어린이들이 유일한 발성 단어인 "따"를 가지고 서로 주고받기를 하면서 웃고 떠드는 모습은 유머스럽기도 하고 동시에 앞으로 그 애들이 배워 나갈 무한한 언어의 세계에 신비한 시작점이기도 하다. 유아기에 사용하는 언어는 단순한 데이터에 무한한 의미를 담는다. 빅데이터의 반대되는 개념 같으면서도 유아 입장에서 본다면 분석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춘기에 이르면 언어적 모국어의 개념이 완성의 정도를 넘어선다고도 볼 수 있다. 언어적 도발로 기성세대와의 단절을 모색한다.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자기들끼리만의 "따따따" 식의 언어를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존 언어의 틀을 약간변형한 정도여서 유아기의 "따따따" 보다 단순하면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아니고, 모국어가 가지고 있는 독창성에도 한참 미치지 않는다. 새로운 외국어라 볼 수도 없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다. 거기에는 기성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실존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보자면 유아기의 "따따따"에서 진보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진보의 한계가 모국어 라는 점이다. 그리고 "따따따" 시절의 유아들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 가져다 놓아도 그 나라의 모국어를 쉽게 받아들이는데 반해서 사춘기 시절의 청춘들은 유아들에 비해서 언어적 배척감이 있으므로상대적으로 새로운 언어로의 전이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서로 다른 나라인 문화가 다른 미국의 유아와 한국의 유아가 "따따따"로 대화가 된다면 큰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원시언어를 빅데이터적인 추론으로 추정할 수있다면 나라별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상황이 전개 될 수도 있다. 소설적인 이야기지만 만일 유아들이 표현은 단순하게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텔레파시를 통해서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내용은 관련된 학자들이 좀 더 연구를 하여야 할 것이며, 어디선가는 상당히 진행되었을 지도 모른다.

성인이 된 남녀의 대화는 복잡하기 그지 없다. 한 시간 정도를 무리 없이 잡담하는 남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죽하면 존 그래이가 지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으니 말이다. 남자들은 대화가 직설적이고 단순합니다. 그러나 여자들의 말은 주의 깊게 듣고 잘 대답하지 않으면 문제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이긍정적으로 잘 이야기하다가 중간에 부정적인 대화가 불쑥 튀어나온다면 어찌 해석해야 하는가? 사전적인 해석을 하기 위해 구글번역기를 통한다면 있는 그대로 부정적인 문장으로 번역할 것이다. 이는 빅데이터적으로 앞뒤의 문장과 상황적인 전개를 모두 입력 데이터로 이용해서 판단해 봐야 한다. 슈퍼컴퓨터의 자연어 처리는 이러한 상황도 대처하도록지능 수준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 여성의 의도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서 반응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일 뿐 실제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내 마음을 알아줘" 하면서 상대편에게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는데 아쉽게도 남자들은 잘 알아차리질 못한다. 여성의 대화가 이렇게 입체적이라는 사실은 대화를 함에 있어서 폭 넓은 이해와 가설 그리고 복잡한 논리가 들어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간의 대화까지를 고려한다면 대화의 내용을 이해하려는 빅데이터 화두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언어는 사용하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서 예술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없는 수준의 내용을 구사하는 사람도 있다. "눈감고 세상을 본다", "아름다움을 눈에 담는다", "침묵으로 말한다", "입 속에 화엄경이 들어 있다" 등등의 이야기들은 또 다른 의미의 "따따따"이다. "Yes/No" 를 "예/번호" 로 번역하는 수준으로는 갈 길이 멀다. 사람의 마음과 뇌에는 이미 엄청난 수준의 빅데이터가 작동되고 있으며 순간순간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처리량을 소화해낸다. 이러한 데이터를 외부로 끌어내어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멜 깁슨 주연의 "What Women Want"라는 영화에서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정도는 되지 않겠지만 대화에 근거한 상황파악을 사람에 근접하게 할 수 있는 미래가 기술의 발달과 함께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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