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 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아이티데일리] 기계 공학의 완성이자 산업화의 가속화를 이끌어온 자동차가 변하고 있다. 디자인, 성능, 편의성 등의 발전이 지속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IT의 발달로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2014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가전 쇼에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총출동하였다. 업계의 산업 구조가 바뀐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시에 출품된 세계적인 신 차종들은 더 이상 기계 부품들로 이루어진 운송수단이 아니었다. 이제부터의 자동차는 휴식공간이고 오락과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업무도 볼 수 있는 움직이는 공간으로 재구성 되어 가고 있다. 그렇게 변하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자동차의 본연의 기능인 운전 기능은 이미 상당 부분 전자화 되어버렸으며 향 후 수년간의 변화 또한 거의 확정적이다.

빠른 운송 수단으로서의 자동차는 한계에 이르렀다. 더 빠르게 달리다가는 날라갈 지경이니 말이다. 자동차도 객체이므로 환경에 따라 변화를 요구 받는다. 휘발유의 고갈과 탄소 배출량의 규제에 따른 변화, 자동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보고자 하는 요구에 따른 변화, IT의 발전에 따라 신기술을 자동차에 융합해보고자 하는 시도, 차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편안함과 위락시설이 필요해지는 변화에 따라 변신을 하고 있다. 혼자 일하는 SOHO 족들에게는 음성인식과 각종 사무적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사무실과 주거 및 이동 수단이 복합된 장비로 변화 중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변신을 가능케 하는 배경에는 엄청난 양의 컴퓨팅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의 중형 급 이상의 자동차에는 30개 정도의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탑재된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노트북 30개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부품의 수는 30%정도 감소되었다. 자동차가 고장이 날 확률 중에 프로그램 오류 및 오작동으로 인한 발생 확률이 상당해졌음을 의미한다. 자동차 정비 업소에 가서 장애를 진단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이 난다. 기존에는 모든 부품을 개별적 또는 연동해서 시험하는 방식이었으나 요즘은 간단한 단말기를 자동차에 연결해서 차종만 선택하면 모든 데이터를 순식간에 들여다보고 어느 부분에 분제가 있는지를 진단 할 수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동력전달과 주행장치에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유기적이고 신경이 존재하는 객체로 진화된 것이다.

한걸음 떨어져서 자동차를 특수한 안경으로 본다고 가정하면 자동차가 내부뿐만 아니라 주행 중 외부로부터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상 및 외부의 밝기를 인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고, 차간 간격을 측정하여 필요 시에 자동적으로 브레이크를 기동하는 센서와 프로세서가 있다. 이 기능은 조만간 도로 면의 상태를 점검하여 운전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와 낙하 물로 위험한 경우에 자동적인 조치가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대중화된 내비게이션과 감시 카메라 등은 외부의 정보는 물론 인공위성을 통한 데이터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20년전에는 손으로 빼야만 삐죽 나오는 라디오 안테나만이 오직 외부의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창구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거꾸로 안테나는 유리창 속으로 숨어버리고 차량의 내 외부 전부가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숨쉬는 안테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자동차가 지나고 다니는 데이터는 얼마나 될까? 비교가 어려울 정도 이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데이터와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데이터 이외에도 편의를 위해서 수 백곡의 노래와 노래방까지 가지고 다닌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이 진화한 음성인식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까지 더한다면 사무실과 접대공간이 합친 모양새처럼 보인다. 가히 자동차가 달리는 데이터 허브 같은 가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우리 많은 데이터와 연관이 된다고 하여도 자동차는 한대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그야말로 빅데이터 그 자체이다.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자동차는 조만간 업계의 지도를 상당히 바꾸어 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안전성이 강화 되면서 보험에 대한 요구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자동차 관련 보험사는 사고가 줄어들면 이익률이 상승하겠지만 동시에 전체적인 보험 수요의 감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부품이 IT화 되면서 원격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해킹 등으로 인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 또한 고장의 원인 및 사고의 원인 등이 명확한 데이터의 분석이 가능해 짐에 따라 사고에 따른 보험료 비율도 재 산정 되어야 할 것이다. 자동차 회사는 무상 수리 기간을 늘림에 따라 고객 차량에 있는 데이터 들이 엄청난 양으로 수집 하고 있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 정도에 따라 미리 미리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중에 일어날 수 있는 대대적인 리콜 등의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인포테인먼트 회사의 등장은 이미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각자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분야도 자동차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운전자에게도 긴급한 도움을 주는 방면에 마케팅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연료게이지의 정보와 내비게이션 및 기타의 지리 정보를 연동한다면 사람이 연료게이지를 살피기 이전에 내비게이션이 연료 부족 정도를 파악해서 근처의 고객이 단골로 가는 주요소의 지도를 띄우는 것이다. 또한 차량이 지면과의 간격을 계산해서 바퀴에 공기가 부족한지 아니면 바퀴의 마모가 심한지를 알려줄 수도 있겠다. 치명적인 사고를 방지하는 분야에서 데이터를 이용하여 인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 비용 대비 효과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상상이 가능한 모든 데이터는 어떻게든 구할 수 있으며, 필요한 데이터들이 적절히 결합되고 이용된다면 정보로서의 가치가 생기게 된다.

빅데이터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 년 전 유비쿼터스와 컨버젼스라는 단어들이 유행할 시절부터 이미 숨죽이고 우리 곁에 존재했었다. 외계인 영회에 보면 이미 외계인들이 지구에 살고 있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빅데이터 또한 마찬가지 이다. 유비쿼터스와 컨버젼스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데이터들도 동일한 추세로 만들어지고 쌓여가고 있다. 그러한 데이터들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고민하는 정도에 따라 새로운 분야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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