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물류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제 2의 성장
WMS · TMS 구축으로 단순 아웃소싱 넘어 총체적 SCM 수행

대한통운은 지난 2000년 'KE-GLOPS'라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자회사인 KE정보기술과 함께 제3자 물류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이와 함께 WMS(Warehousing Management System : 창고관리시스템)와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 수배송관리시스템)를 구축했다. 이로써 대한통운은 물류관리에 있어 단순 아웃소싱을 넘어 총체적인 SCM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으며, 제3자 물류(3PL : Third Party Logistics)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특히 WMS를 도입한 결과 물류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으며, 전반적인 물류비용을 10% 이상 절감하게 됐다. 또한 물류업무가 단순화돼 신규인력 충원 시 일주일 정도 소요되던 교육 기간이 단 하루로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다. 대한통운은 올해 자사의 SCM시스템을 세계 각지의 물류거점을 연결하는 'KE 글로벌 IT 네트워크'로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유진상 기자 jinsang@rfidjournalkorea.com

대한통운은 국내외 500여개 업체에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육상운송, 항만하역, 보관 등 물류부문 38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3자 물류(3PL:Third Party Logistics)업체로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
대한통운이 3자 물류업체로 영역을 확대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IMF 이후 물류업 규제완화가 큰 폭으로 이루어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물류업무가 분사됐기 때문이다. 또한 1990년대 말부터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택배 및 물류업계가 많은 수혜를 입으면서 우후죽순으로 경쟁업체들이 생겨난 것도 한 이유이다. 즉, 인터넷에 접속해 주문하면 배달원이 알아서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 주어 편리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질의 문제가 대두됐다.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단순 배송하던 차원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이 우선순위로 떠올랐고, 또 반품에 대비한 사후 지원 서비스 체계 유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3자 물류는 SCM 도입 및 확산의 매개체
또 다른 이유는 3자 물류가 SCM의 도입 및 확산을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통운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택배 및 물류업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고품질의 서비스와 사후지원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이에 당시 물류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3자 물류를 준비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나섰다.
3자 물류(3PL)란 물류 아웃소싱의 한 부분으로 기업이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 중 전략적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나 핵심역량을 가진 분야에 자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물류업무를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업무의 설계, 기획, 운영까지 일괄해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즉, 3자 물류는 전략적 아웃소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한통운의 자회사인 KE정보기술의 김맹근 차장은 "IMF 이전에는 3자 물류가 거론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는 물류 업계의 핫이슈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제조 및 유통 기업들도 도입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물류 전문 서비스 업체들이 주로 도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자 물류는 고객사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뢰를 얻는 한편,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자 물류정보시스템 GLOPS 개발
대한통운이 3자 물류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처음 수주한 사업은 LG-DOW에 원료 및 제품의 입출고와 운송, 수출입 등 전 영역에 걸친 3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KE정보기술이 3자 물류정보시스템인 GLOPS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LG-DOW는 제품의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으며, 그 외에 원재료 수입에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은 대한통운이 담당하게 되었다.
김맹근 차장은 "GLOPS는 해상, 항공수출입, 창고 재고관리 등의 물류관련 업무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물류처리 시스템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재고관리에서부터 수출입 화물의 이동경로를 미리 파악, 운송수단의 공차율을 최소화시켜 물류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국내 최대 인프라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한통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화주의 주문(Order)을 중심으로 화물 추적이 가능한 이 시스템은 창고시스템, 부산의 터미널(CONSIS) 시스템, 회계시스템, 해외파트너(NEC), 선사 및 세관 시스템을 모두 연계하여 화주(고객)에게 화물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었다.
특히 이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내용은 기본정보 관리, 해운수출입 관리, 항공수출입 관리, 국내외 창고 관리, 웹 관리 등 총 5가지. 기본정보 관리에는 고객, 도시/항구, 항공, 창고, 환율, 파트너, 인사 등에 대한 정보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한통운의 GLOPS시스템을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국내 적용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김맹근 차장은 "당시 국내 3자 물류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때였다. 때문에 국내에는 적용사례가 전혀 없어 참고할만한 케이스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한통운은 NEC(일본통운)와 30년 넘게 파트너십을 맺어오고 있던 터라 일본의 3자 물류시스템을 우리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을 우선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대한통운은 국내 실정에 맞는 3자 물류 시스템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는 이어 "2000년 1차 제안서를 제출하고 2차 제안서를 제안하고 보니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대한통운은 16개의 경쟁사를 제치고 LG-DOW의 3자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IT시스템 통합 구축위해 WMS·TMS 도입
대한통운이 두 번째로 수주한 3자 물류는 국내 대표적 PC/주변기기 생산업체인 삼보컴퓨터였다. 기존에 대한통운은 삼보의 수·배송 업무를 대행했고 창고 관리 분야는 다른 물류 업체가 맡고 있었다. 그러다 삼보의 창고 업무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아지면서 창고 관리 업무까지 대한통운으로 일원화하는 3자 물류로 변경하게 됐다.
하지만 삼보컴퓨터의 3자 물류시스템은 기존 LG-DOW의 시스템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경쟁 업체로부터 인수하는 과정에서 업무 공백이 발생했고, 삼보의 호스트 시스템 접근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대한통운 내부적으로도 전국 각지의 수많은 창고와 하치장에서 제공하는 IT 시스템이 업무별로 구축돼 있어 통합 관리가 쉽지 않아 WMS와 TMS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대한통운은 CJ시스템즈, 노틸러스효성, 한국EXE컨설팅 등 WMS 솔루션 업체 3곳의 제품 검토에 들어갔다. 솔루션 도입은 자사의 산재된 IT 시스템을 표준화해 내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관리자에게 IT 시스템의 변경 권한을 줘 솔루션을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또한 빠른 시일 내 구축되는 솔루션이라야 한다는 조건도 염두해 두었다. 이는 삼보컴퓨터가 3자 물류 서비스 완료시기를 단 3개월만 주었기 때문이었다. 김맹근 차장은 "삼보컴퓨터가 당시 요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WMS와 TMS 등의 툴을 사용해야 했다. 또한 3개월이란 단기간 내에 이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툴의 필요성을 더더욱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보컴퓨터의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WMS 솔루션 사업자로는 해당업무에 능숙한 한국EXE컨설팅을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고 제품이 표준화됐다는 점에서 3자 물류를 성공시켜줄 수 있는 업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보가 3자 물류를 의뢰하면서 대한통운에게 요구했던 것은 자사의 재고와 대한통운의 WMS 재고가 일치하고, 정확한 입·출고 주문을 통한 작업 기능, 안정된 수·배송 체계, PDA를 통한 실시간 제품 완료 정보 제공 그리고 아웃소싱으로 인한 물류비 절감 효과였다.
이에 대한통운은 사용자 측면에서 접근하기로 하고 자사의 조직, 영업 방향에 따라 시스템을 구성했다. 조직, 환경 측면에서 장비는 어느 수준까지 맞춰야 하는지 검토했고 시스템을 점검할 때 모든 일을 현업에서 알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를 기반으로 업무 조사, 분석 설계, 구현, 테스트, 오픈이라는 구축 체계를 잡고 현업들이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보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인 SAP R/3와 인터페이스를 연동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했다. 이는 시스템에서 주문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ERP와 WMS의 재고 관리가 일치돼야 했기 때문이다. 김맹근 차장은 "창고에 적정 재고가 있는지 확인한 후 주문에 대한 승인이 나는데 재고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신뢰도가 떨어지고 재고 파악도 힘들어진다. 때문에 ERP와 WMS의 재고 관리 정보는 항상 일치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자 물류는 단순히 물류 대행에서 그치는 게 아닌 재고 관리까지 원활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통운은 시스템 구축 결과 현장 작업 요원들의 잦은 교체에 따른 교육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전 시스템 환경에서는 평균 일주일정도 걸리던 교육 기간이 하루 만에 끝나게 된 것. 또 재고, 출고 제품 등이 RF 단말기로 일치됐을 때 입고 완료 혹은 대기로 처리되고 출고 주문이 떨어지면 RF 단말기에 정보가 다 들어 있어 정보 정합성도 높아졌다.
이외에도 물류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가 마련됐으며, 이를 통해 물류센터의 모든 작업 결과를 실시간으로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RF를 통한 작업 지시로 누구나 손쉽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돼 현장 운영이 탄력적으로 변모했다. 출고 작업 계획도 고객 주문별, 대리점별, 차량별, 배송 우선 순위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어 작업의 효율성이 증대됐다.
김맹근 차장은 "물류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으며, 전반적인 물류비용을 10% 절감하게 됐다. 때문에 일반 운송보다 3자 물류일 때 양사간의 윈-윈 효과는 더욱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KE 글로벌 IT 네트워크'구축, 글로벌 기업 도약
현재 대한통운의 3자 물류정보시스템을 이용한 주요 고객사로는 삼보컴퓨터와 LG-DOW, 육군복지근무지원단, 대한펄프, 웅진코웨이개발 등이 있다.
대한통운은 올해 'KE-GLOPS'를 기반으로 대한통운의 국내외 거점을 연결하는 'KE 글로벌 IT 네트워크' 구축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는 글로벌한 분화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제조기업의 경향에 대비한 것. 글로벌한 분화체제란 예를 들어 원료 및 부품의 수급은 동유럽이나 일본, 생산공장은 한국, 판매센터는 세계 각 지역에 두는 등의 형태를 말한다.
김맹근 차장은 "국내 물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한통운은 이미 실무차원에서 세계 각국에 물류거점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통운은 GLOPS를 바탕으로한 SCM 시스템을 통해 올해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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