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라는 씨앗을 뿌린다

[컴퓨터월드] 보통 궁금증이 생겼을 경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게 된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전문지식은 정보도 부족할뿐더러 원하는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데이터 전문 정보 포털 사이트 ‘데이토(dator)’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질문들을 데이터 관련 전문 컨설턴트들이 상세하게 답변해준다. 이공계인을 위한 이야기쇼인 ‘공감토크’는 3D 업종을 넘어 4D로 취급받는 이들을 위한 교감의 장이다.
‘데이토’와 ‘공감토크’는 국내 토털 데이터컨설팅 전문기업인 ‘엔코아’가 주최하고 있다. 이 같은 엔코아의 행보를 보면 대기업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 중 하나일 뿐이다. 일개 중소기업이 말 그대로 ‘퍼주기’에 가까운 공익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속뜻이 궁금해졌다. 이화식 엔코아 대표를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최근 KBS1에서 방영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강연 100℃’가 주목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본인이 직접 겪은 인생의 변화의 과정들을 이야기한다. 세계일주 도전기, 암 극복기, 벼랑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새로운 삶을 찾은 이야기 등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IT 업계에도 최근 강연 100℃와 같은 이야기쇼가 열렸다.

언젠가부터 3D 직종으로 불리기 시작한 IT업계 공돌이·공순이들이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통해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과 자기 발전 경험을 등을 나누는 이공계인들을 위한 이야기쇼 ‘공감토크’가 그것이다.

공감토크는 지난 2013년 8월에 시작해 격월에 한 번씩 개최된다. 이공계 종사자는 물론 학생들까지 참가가 가능하다. 게다가 무료로 참가가 가능하다. 세상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공계인들을 위한 이야기쇼인 만큼 참가하기란 쉽지 않다. 한정된 좌석이라서 순식간에 참석 신청이 마감되기 일쑤다. 이런 열화와 같은 성원에 예정된 장소가 보다 큰 장소로 변경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현재 8회까지 진행된 공감토크의 첫 출발점은 공감토크를 직접 진두지휘했으며, 2010년 한국DB산업협의회에서 선정한 우수 데이터베이스인 최고상인 ‘데이터 구루(Guru)’ 초대 수상자였던 이화식 엔코아 대표다.

이공계인의 애환 품어줄 자리가 필요하다
이화식 대표는 공감토크를 개최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편지를 많이 받는다. 엔지니어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편지다. 현재 IT 업계는 3D가 아니라 4D다. 자긍심을 느껴도 부족할 판에 월화수목금금금은 물론 야근까지 하는 불쌍한 존재로 사회에 각인되어 있다. 현재 상황이 어려워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 미래가 없다며 좌절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줘야 하지만 지금껏 이런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DB 업계의 선배이자 스승으로 개개인과 소통하는 게 아니라 공개된 자리에서 소통하자는 취지로 공감토크를 개최하게 됐다. 즉, 지식 공유를 떠나 순수하게 우리끼리 희노애락을 나눠보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게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공감토크를 통해서 엔코아 내 컨설턴트들이 예술가가 되기도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예술가는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대표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DB 업계 전문가라고 한다면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평생 수련을 해야 하는 컨설턴트에게 동기 부여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화식 대표는 공감토크 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문 정보 포털 사이트인 ‘데이토(dator)’도 운영하고 있다. 데이토는 지난 2010년 10월 개설해 많은 DB 종사자 및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재 5만여 명의 회원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일일 평균 방문자수 4,000여명에 이른다.

이화식 대표는 “데이토는 지난 17여년간 오직 데이터 분야 한 길만을 걸어온 엔코아가 축적해 온 경험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마치 DB 업계의 공공도서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토는 △엔코아의 모든 컨설턴트들과 일반인들이 개별 주제를 가지고 연구 활동을 펼치고 그 산출물을 출판하도록 지원하는 메타 블로그 타입의 디랩(d’Lab) △가입 회원 누구나 데이터 관련 주제로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오픈클럽(OPENCLUB) △데이터 및 IT 관련 세미나, 교육 소식을 전달하는 에듀(EDU) △데이터 관련 최신 소식과 더불어 개별 이슈들을 심층적으로 다룬 엔코아 리포트를 제공하는 미디어(MEDIA) 등 총 4개의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오픈클럽이 DB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자주 방문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픈클럽에서 이용자가 DB 관련 질문을 올리면 엔코아는 관련 컨설턴트에게 질문을 전달하며 컨설턴트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늦어도 이틀을 넘지 않는 선에서 빠르고 상세하게 작성해준다. 물론 컨설턴트 외 다른 이용자도 답변을 달 수 있어 정보 공유는 물론 토론의 장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퍼주기? 순환 구조를 위한 상생의 길
엔코아는 이공계인의 이야기쇼 ‘공감토크’, 데이터베이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데이토’ 등 이공계인을 이ㅜ한 행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엔코아의 모습은 동반성장, 지역 사회 발전, 인재 양성 등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해 사회적 책임을 지는 대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일개 중소기업이 말 그대로 ‘퍼주기’에 가까운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화식 대표는 “재정적인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언급하며, “낚시를 할 때 떡밥을 뿌리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듯 오늘로 끝낼 사업이 아닌 이상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누군가는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솔루션’과 ‘데이터 아키텍처 솔루션’ 저서처럼 본인이 가진 기술을 공개하면 자신만의 무기가 사라지는 거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나만의 기술이 아닌 모두의 기술로 나눴더니 엔코아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나아가 기술력에 대한 신뢰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돼서 돌아왔다. 또한 단순히 흉내 내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창조적인 엔지니어라면 지금 가진 기술을 뛰어넘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본인이 가진 것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솔루션 무상 기증만 하면 끝?
이 대표의 소신처럼 엔코아는 실무형 DB 전문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자사의 데이터 모델링 툴인 ‘DA#’을 대학교에 기증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및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같이 자사 솔루션을 각 대학에 무상으로 기증하고 있는 사업이다. 업체들의 자발적인 행사로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실제 기증 이후가 문제다. 실제 기증을 받았지만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처럼 솔루션 기증만으로는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되어, 올해부터 엔코아는 데이터베이스 설계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대학교 학과 교수들이 데이터베이스 설계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교재를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DB는 지식정보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지만, DB 산업 현장에는 필요한 전문 인력이 모자란 실정이다. 대학교에 현장 중심의 실습 환경 조성으로 전문화된 DB 인력을 배출할 수 있어야 하지만 단순히 솔루션만 무상 제공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고 지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엔코아의 지원을 받은 부경대와 삼육대는 관련 학과가 DA#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강원대, 강원대 대학원, 건국대, 대진대, 서울시립대, 연세대(원주), 인하대, 충남대 등이 활용을 앞두고 있다.

사병이 아닌 장교 육성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엔코아는 미래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한이음IT 멘토링’이라는 대학생 대상 IT 인재 양성 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IT 전문가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미래의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멘토가 되어 꿈과 재능을 키워주고 있다.

이화식 대표는 “컴퓨터공학과는 군인으로 치면 육군사관학교와 같다. 컴공과 출신은 장교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사병 육성에 머물러 있다.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아키텍처를 그릴 수 있는 전략가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직접 멘토링을 운영할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곧 데이터 모델링 프로그램과 관련한 멘티들을 모집해 DB 업계의 장교를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엔코아는 각종 데이터 관련 커뮤니티를 도울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이를테면 커뮤니티 주최 세미나가 있을 경우 장소를 대관해준다든지 강사를 지원한다. 또한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표는 “IT 업계는 진화가 빠른 만큼 기득권이 없다. 그만큼 엔지니어는 변화에 대해 대처와 혁신이 필요하다. 나를 포함해 우리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재능을 기부하는 것은 자기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며, 이를 통해 IT 업계를 함께 키워 나갈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미래 기술 혁신을 주도할 이공계 인재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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