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트니 짜증부터 난다. 빈부의 격차가 더 심해졌다는 뉴스를 듣고 있자니, 서민들 살기 좋게 할 거라 믿고 밀어줬던 정치에 배신감을 느껴 얄미워지기도 하고 한순간 정치를 믿었던 내게도 은근 화나기도 하고... '너, 순수한 거야 바보야?' 내게 스스로 묻는다. 일요일 아침, 늘어지게 잠들어 있는데 누군가 깨운다. 눈을 뜨게 만들고야 만다. 아침 햇살이다. 어젯 밤이었나 아님, 오늘 새벽이었나. 잠을 뒤척이다 엎드려 본 책, 그리고 마시다 말았을 커피 잔에도 볕이 이미 잠을 깨우고 있었다. 눈은 떠졌지만 몸이 일어나려 하질 않는다. 눈에 비친 나만의 공간, 이 작은 공간으로 어떤 짜증도 들 순 없었다. 엎어진 채로, 읽다만 책 한 장씩을 넘기고 다 식은 커피 한 모금을 넘기니 세상이 이리 여유로울 수가. 책에선 이런 말로 더 거드름을 피우라고 유혹한다. '불행은 결코 결핍에서 오지 않는다. 과욕에서 비롯되는 게 바로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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