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이고 복합적인 프로젝트로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가 큰 숙제

디지털최고경영자회의는 지난달 27일 이영희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단 단장을 초청해 이 사업의 추진방향을 들어보는 조찬회를 가졌다. 이영희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개요를 비롯해 추진일정, 발전전략,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 사업은 참여정부 출범후 시작한 전자정부 사업을 새로 정비하기 위해 선정한 31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그 목적은 한마디로 ‘혁신’이다. 즉 정부의 일하는 방식과 대국민 서비스, 정보자원 관리 등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업의 추진이 무척 힘들다. 이 사업의 성격이 단순히 하드웨어의 단순한 리로케이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도 잘하지 못하는 것은 외부 기관에 아웃소싱하는 방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정부기관의 문화는 조직이나 인력, 자원을 독자적으로 가지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쉽겠는가. 인원이 많을수록, 조직이 클수록 통합 작업은 어렵다.

구축기간 단축 위해 ‘리모델링 방식’ 채택
범정부통합 전산환경 구축 작업은 먼저 위치 통합에 이어 하드웨어 통합, 소프트웨어 통합, 서비스 통합 등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일관되고 지속적인 사업 추진 방안으로 관련 법제도의 정비도 이뤄질 것이다.
단순한 시스템의 통합이 아니라 매우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프로젝트가 이번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 사업이다.
정부 기관의 IT실을 방문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열악했다. 당초에는 통신망을 걱정했는데 사실은 설비 급증에 따른 전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보안 면에서도 의외로 미흡한 곳이 적지 않았으며, 관리 능력이나 수준도 떨어졌다.
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사업은 제 1, 2의 센터를 구축하고 이어 기관별로 전산 장비를 이전 설치 운영하며, 주요 장비에 대한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먼저 24개 기관이 입주하는 제 1 센터 구축작업은 대전시에 있는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리모델링이라는 방식을 채택한 것은 구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이지만 새로 짓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새로 짓는 것이 몇 배 낫지 않느냐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제 1센터는 공통지원서비스를 비롯해 통합운영서비스, 재해복구서비스,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광주 광역시에 신축하는 제 2센터에는 24개 기관이 추가로 입주하며, 이곳도 역시 재해복구서비스, 통합운영서비스,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두 센터는 서로 백업하는 체제로 구성된다. 제 1센터, 제2센터의 구축이 병행해 추진되며, 2007년에 제 2센터의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 1센터 구축은 올해 5~6월말에 2단계 운영 기반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어 청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운영 기반을 구축한다는 일정으로 되어 있다. 또 제 1센터의 시스템 이전 일정은 6월까지 계획을 확정하고, 대체 시스템의 구축에 이어 10월부터 본격 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또 IP 연동 기반 및 전자정부통신망 구축(2단계) 작업은 5~6월경 사업자를 선정하고 올해말까지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이다. 그리고 제 2센터의 신축과 시스템 이전은 부지선정과 기본 설계 및 실시 설계를 올해 말까지 마치고, 이어 2006년 1월에 착공에 들어가 2007년 6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월드 베스트 데이터 센터’ 비전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 사업에 다른 나라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주정부 차원에서 추진했을 뿐이다.
앞으로 새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야 하는 개도국에게 이번 센터 구축 사업은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번 사업이 국가적으로 서비스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월드 베스트 데이터 센터’의 구축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5S에 중점을 두고 있다. 5S는 Safety(안정성 확보), Save(경제성 향상), Service(서비스 수준 제고), Share(정보 공동 활용), Skill(역량 향상) 등이다.
통합전산센터의 목표는 먼저 시스템의 가동률 측면에서 초기 단계에 99.845%를 이루며, 이를 구축단계(2007)에서는 99.99%로 끌어 올리며, 최종 단계에서는 99.9999%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보안도 처음에는 수준 3단계에 이어 구축 단계에서는 수준 4단계, 최종 단계에서는 수준 5단계로 점차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BS7799 기준의 보안 능력 성숙도는 모두 5단계로 1단계는 비공식적인 수행 단계, 2단계는 계획 및 추적 단계, 3단계는 정의된 표준 단계, 4단계는 계량적인 통제 단계, 5단계는 지속적인 향상 단계이다.

좋은 ‘아파트’ 지었다고 서비스 질이 높아지나?
범정부통합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이 필요하다. 민간 기업의 통합 데이터 센터의 성공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성공 요인으로는 그룹 오너의 강력한 후원, 해당 인력의 자발적인 참여와 책임감, 전문가 양성, 사업초기의 과감한 투자, 서비스 수준 협력 체결 등이 꼽힌다.
범정부통합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명확한 비전 제시와 시스템 운영의 불편이나 보안 등에 대한 불안감 해소책 마련, 센터 근무자의 근무여건 개선 등이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강력한 후원과 각 기관의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특히 전문가의 육성은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예를 들면 좋은 ‘아파트’를 지었다고, 서비스 질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가? 외부 기관에 의존해서는 안되고, 공무원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고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통합센터는 도입기, 발전기, 성숙기 등 단계별 전략에 따라 구축된다. 2007년까지 진행되는 도입기에는 통합전산센터의 건물 확보, 센터/기관간 역할 정립, 통합을 위한 법제도 등이 정비되며, 특히 센터 운영체계의 정립과 구축이 가장 중요하게 추진된다. 발전기에는 제 2센터에 단계적 입주. 입주 기관의 운영체계 통합 등이 이뤄지며, 성숙기에는 센터간 재해복구체계 구축을 비롯해 적극적인 서비스 수준 통합 등이 주요 작업 내용이다.
범정부통합전산센터의 추진 조직은 정부통합전산센터 추진단과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위원회, 이전기관 협의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 추진단은 모두 5개팀으로 10여개 기관에서 파견된 50여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위원회는 차관이 위원장으로 계획 수립과 관련 제도 개선을 심의,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육성 고려
향후 사업계획의 내용은 ▲제 1센터 ▲제 2센터 설립 ▲제 2센터 기반 인프라 구축 ▲통신망 구축 등 각 부문별로 나눠 살펴보자. 제 1센터 사업은 1단계에서 센터내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2단계에서 이전 기관을 위한 기반 인프라를 확장하고, 3단계에서 기관 이전 및 기관 이전용 대체 장비 도입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제 2센터 설립은 후보지 결정, 용역 발주, 공사 발주 및 설계 심의가 올해안으로 완료되고, 2006년부터 본격 공사가 시작되는 일정으로 되어 있다. 제 2센터 기반 인프라 구축 부문은 센터내 및 이전 기관을 위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관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제 2센터는 제 1센터의 기능은 유지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육성을 고려함에 따라 그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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