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 Language)이 기업 공시 표준으로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작년 12월 코스닥증권거래소가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에 착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증권거래소가 XBRL 파일럿 프로젝트를 마치고 본격 도입에 나섰다.
거래소들의 잇따른 XBRL 도입에 따라 관련 시장 형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XBRL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출시가 점차 증가하고 텍사노미 생성, XBRL 인스턴트 생성기, XBRL 변환기 등의 도구에 대한 수요가 점진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 펌 및 SI 업체를 중심으로 XBRL 시스템의 구축 및 컨설팅 시장 형성까지도 가능하다.
XBRL이 기업 공시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면 용이한 기업간 비교로 심도 깊은 분석 환경이
조성돼 국내 BI 및 분석 애플리케이션 시장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젤Ⅱ·글로벌 회계기준 준수로 부각 중

한국증권거래소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XBRL 도입을 검토하다 지난 7월부터 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1월에 시스템을 개통할 예정이며 우선 10월에 재무제표 일부 서비스를 개통해 간단한 재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XML로 정보를 변환해 놓은 상태여서 텍사노미에 맞춘 정보 변환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민경훈 팀장은 “파일럿을 통해 바젤Ⅱ나 글로벌 회계기준 준수 등을 고려할 때 XBRL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확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공시 시스템에 XBRL을 인프라로 확보하여 향후 최소의 노력과 비용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토록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증권거래소가 35개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한국증권거래소의 XBRL 시스템은 전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좀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XBRL을 이용하면 표준화된 텍사노미를 이용, 기업간 비교까지 가능해 한층 효율화된 공시 정보 서비스가 가능하다. 가령 전자업종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재무제표 상황을 알고 싶다면 한 화면에서 두 업체를 클릭하는 것으로 비교할 수 있다. 또 시계열 분석도 가능해 투자자들은 기존에 비해 훨씬 심도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비록 증권사들이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이나 WTS(웹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심도 깊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증권거래소 전자공시는 일반인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란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코스닥증권거래소는 “XBRL 시범 서비스에서 재무제표의 영문화에 따른 비용부담없이 해외투자자에게 상시적인 정보 제공이 이뤄져 외국인 지분율이 8%대에서 26%로 상승한 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증권거래소는 갈수록 기업의 공시 방식이 숫자회계 중심에서 기업 가치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다양한 방안들이 증가하고 있어 지원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아직까지 텍사노미에 맞춘 구현과 함께 공시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감독원 SGML 데이터와의 연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표현 방법 확정 등의 과정이 남아있다. 사업자 선정은 구축은 사이버 이미지네이션, XBRL 미들웨어 솔루션 공급업체로는 한국후지쯔를 선정했다.

공공이어 금융으로 확산 예상

XBRL은 미국 회계사들이 모여 만든 표준으로 금융, 제조 업종별, 나라별로 텍사노미가 정
의됐다. 이미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는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국
내에서는 지난 6월 국내 시장에 맞는 텍사노미가 정의되는 등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편 코스닥증권거래소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판단 아래 확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또 국세청 등 재무제표를 제공받아야 하는 공공기관들도 XBRL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후지쯔, 한국하이페리온 등 관련업체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
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공기관에 XBRL이 확산된 이후 내년부터는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경우 핫이슈를 이루고 있는 바젤Ⅱ의 필라3 공
시 관련 규정 준수를 위해 XBRL 도입 가능성이 높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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