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녹스(Mary Knox) 가트너 책임 연구원

▲ 마리 녹스(Mary Knox) 가트너 책임 연구원

[컴퓨터월드] 최근 가트너 조사에서 BI(Business Intelligence)와 애널리틱스(analytics)가 은행 CIO들의 IT 투자 최우선순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주 동인은 빅데이터(big data)로, 은행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비롯해 반드시 관리하고 처리,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양과 종류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폭증의 중요성을 CIO 또한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의 은행이 빅데이터로 인한 과제와 기회를 다루는데 미숙하다.

2014년 6월, 가트너가 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수직 산업의 CIO 및 기타 고위 의사 결정자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관련 기술 투자 계획과 비즈니스 이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은 여전히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 설문조사에서 향후 5년 내 빅데이터 가치 활용을 가장 잘 준비할 산업 중 하나로 금융 서비스가 뽑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은행은 소셜(social)이나 위치 상황 정보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의사 결정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물론 은행은 데이터 거버넌스 규정, 보안 및 규제 우려 등 빅데이터 채택과 관련해서 타 산업에는 없는 한계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화로 산업 간 마찰이 최소화되고 있기 때문에 타 산업의 CIO를 통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비정형 데이터 분석으로 비즈니스 통찰과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은행 CIO들은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서 은행의 애널리틱스 역량을 확대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다시 말해 빅데이터를 사용해서 맥락화된 고객 기회를 파악하고 활용하며, 보다 확실한 디지털 경험을 구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다음은 가트너에서 실시한 빅데이터 설문조사의 주요 결과로, 은행 CIO 및 CDO(Chief Data Officer: 최고데이터책임자)들이 이를 통해 최선의 빅데이터 활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1번: 은행권 빅데이터 투자가 늘고 있지만, 타 산업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은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빅데이터 투자에 소극적이다. 2014년 은행업 응답자들 중 38%가 빅데이터에 투자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4% 오른 수치다. 그러나 데이터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연간 업계 평균 증가 폭인 10%에 못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은행의 빅데이터 관련 IT 예산은 적지 않은 편이다. 은행 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해당 예산이 다른 산업에 비해 적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다. 은행은 빅데이터 투자를 대규모로 실시하고 있고, 심지어 빅데이터 기술 공급업체를 인수하기도 한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와 BOA(Bank of America)는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신생업체인 컨텍스트 렐러번트(Context Relevant)를 1,350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가트너 설문조사는 은행이 올바른 빅데이터 전략과 크로스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확실한 데이터 스토리 안에서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발견해내는데 있어 미숙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데이터보안, 개인정보 우려 등 빅데이터 활용의 걸림돌이 분명 존재하지만 은행의 디지털화가 추세인 만큼, 은행 CIO들은 고객 및 가망 고객을 유치하고 지원하기 위해 내·외부 정보를 추가로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은행은 내·외부 최종 사용자 모두에게 강력하고 유연한 분석 툴을 제공해 디지털 채널에서 소통하는 고객의 니즈와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은행 CIO와 CDO들은 빅데이터의 추가 투자가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고 분석하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고 다음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데이터 거버넌스 관행을 수정 및 확대하여 외부 데이터를 비롯 빅데이터의 전체상황을 포함해야 한다
■ 실제 은행이 겪고 있는 문제에 해결책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빅데이터 비즈니스 케이스를 파악해야 한다
■ 필요한 신규 스킬을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 에코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 2번: 은행은 일반적으로 트랜잭션과 로그 분석은 진행하지만 소셜과 위치상황 정보 분석은 하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내부 트랜잭션, 이메일, 오디오 파일, 외부 소셜 미디어 포스팅 등을 포함해 데이터의 종류가 매우 많고 다양하다. 조사에 따르면 은행은 트랜잭션(92%), 로그 데이터(83%), 이메일(50%), 무형식 텍스트(42%)와 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능숙하다.

예를 들어,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는 위험 감시 강화를 위해 텍스트 애널리틱스와 인지 컴퓨팅에 투자하고 있고 BOA는 고객 지점 방문, 고객센터 전화, 채팅 세션, 온라인 뱅킹 세션 등에 데이터 분석을 적용하여 고객 행동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은행 응답자들 중 25%만이 사용자의 지리 및 위치 상황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고객 소셜 프로파일(17%)과 소셜 상호작용 데이터(25%) 분석 활용률은 업계 평균에 못 미쳤다. 이는 많은 은행들이 소셜 미디어 채택에 더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다른 유형의 조직들은(예를 들어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포함한 미디어 회사)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타깃화된 마케팅과 고객 이해도 제고의 중요한 비즈니스 툴로 간주한다. 은행이 규제 요건 및 데이터 보안 규정과 관련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정형, 외부 데이터가 가지는 비즈니스적 가치가 큰 만큼 이러한 기업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게 텍스트 분석은 새롭지 않다. 일부 은행은 이메일 및 기타 커뮤니케이션 형식의 텍스트를 분석해서 위험 관리 및 감시를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소셜, 위치 정보 등을 포함한 외부 고객 데이터를 파악해 최적화된 위험 관리, 타깃화된 마케팅, 맥락화된 고객 기회, 디지털 경험 개선 등에 적용하기 위해 첨단 애널리틱스에 투자하고 있는 은행은 거의 없다. 산업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대변화를 통해 은행이 배울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비즈니스 기회 파악에 필요한 첨단 애널리틱스 기술이 부족한 조직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더 빨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쟁자들에 의해 도태될 것이란 점이다.

여러 유형의 빅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애널리틱스 기술 성숙도 또한 고려해야 한다. 텍스트 분석 기술은 가장 성숙한 반면, 오디오 분석은 텍스트 분석에 비해 효율이 더 높고, 비디오 분석은 최근에야 부상 중이다. 다행히 은행 CIO와 CDO들은 이러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업 응답자들 중 70%가 소셜 미디어 프로파일 데이터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5%는 오디오를, 35%는 비디오를 분석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3번: 은행은 단순히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서 나아가 애널리틱스 역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은행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이를 영향력 있게 만드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를 저장 및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를 이용해 비즈니스 결과를 예측하고 달성하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는 은행이 데이터를 수집하고는 있지만, 데이터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의사 결정에 적용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은행업 응답자들 중 75% 가 조직 내 빅데이터의 가용성을 확대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모든 산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 결정의 질과 속도를 개선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2%에 그쳤으며, 업계 평균 55%에도 미치지 못했다.

BI와 애널리틱스는 현재 은행 CIO들의 기술 최우선순위이다. 하지만 데이터 가용성과 빅데이터를 통해 비즈니스 통찰을 끌어내는 역량은 아직도 소원하다. 은행 CIO들은 비즈니스와 빅데이터 연계를 돕고, 최적화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고급 애널리틱스 툴에 신규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은행은 툴에 대한 직접 투자, 벤더 툴 간접 이용, 해커톤 활동, 은행권의 오픈 소스 협업은 물론 이종 산업에 대한 경험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애널리틱스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 은행 CIO 및 CDO들은 동료나 제3자 개발자들로부터 효율적인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바클레이즈(Barclays)는 CBA(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와 협력해 국가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바클레이즈는 CBA 내부 코딩 전문가들이 하둡(Hadoop)에 덧붙여 개발한 오픈 소스 데이터 애널리틱스 분석 툴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 해커톤 활동 역시 새로운 빅데이터 기회를 파악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BBVA(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는 익명화된 대규모 신용카드 거래 데이터를 개방하고, ‘이노바 챌런지(Innova Challenge)’를 주관했다. 이는 19개국의 140개 이상의 팀이 참여한 해커톤 대회로 대량의 데이터세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내고자 개최됐다.
■ 디지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산업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존재한다 해도 산업 간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 질 것이다. 따라서 산업 융합을 통한 이종 산업 간의 가치 경험은 잠재적인 성장 전략이 될 것이며 교훈과 함께 과제를 제공할 것이다. 은행 CIO들은 다른 산업에서 시도한 빅데이터 기술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케이스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며 은행 환경에 얼마나 적합할지 살펴보고 고급 애널리틱스 툴 투자에 대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고객 경험 향상과 마케팅 효율성 개선이 빅데이터를 통해 다루고자 하는 산업 공통 비즈니스 문제로 나타났다. 은행업 응답자들의 65%와 전체 응답자들의 69%가 빅데이터로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특정 고객군이나 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은행이 위기관리와 규제 준수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은행업 응답자의 70%가 위기관리 향상에, 50%는 규제 준수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길 원했다. 은행은 이 두 영역이 빅데이터를 적용해야 할 핵심영역이라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비즈니스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조직이 내부적 문제, 즉 리스크 최소화와 운영 극대화를 위해 빅데이터 활용을 시작한다.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어려운 시작점일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은행들이 빅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하길 원하나 실질적인 활용은 타 산업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랜잭션, 로그, 이메일, 소셜 대화 등의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기본으로, 비즈니스에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충분치 않다. 디지털 세상에서 은행 CIO들은 예측적인 위험 관리, 극대화된 운영, 타깃화된 마케팅, 고객 경험 강화를 도울 수 있는 첨단 분석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은행은 부분적으로 타깃 마케팅과 고객 재정가치 분석을 위해 고객기반의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디지털 접점과 소셜 미디어에서 고객 만족도, 제안, 감성을 이해하고 측정하는 것은 아직이다. 은행의 CIO와 CDO는 더 효율적인 교차 판매와 상향판매 유치는 물론 공감과 감정에 기반한 고객 소통을 위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첨단 분석에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이미 투자를 시작한 다른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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