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시 BPR이 관건,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의 시발점

현대약품의 여러 IT 활용 시스템 가운데 제약업계가 높이 평가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무전표 시스템과 재택근무다. 이들 모두 제약업계 최초로 적용한 시스템으로 무전표 시스템은 1997년, 그리고 재택근무는 이보다 한해 빠른 1996년 실시했다. 이들 시스템은 현대약품의 전산 마인드에 대한 진보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의 시발점으로 회사의 발전을 제공하는 중요한 IT 밑거름이기도 하다. 이미 오래전에 구축한 시스템이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제약업체들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어 무전표 시스템과 재택근무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본다.

시간절약과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무전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배경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전산에 전표를 기입해서 재경부의 결재와 집행 처리되는 과정에 걸리는 긴 시간과 긴 업무 프로세스를 줄여보자는 것이 첫 번째였다. 그리고 전산전표 기표자가 재경부에 직접 현금지급을 받는 프로세스로 인한 현금분실 위험도가 높다는 것과, 전산전표로 기입한 것을 전표양식으로 출력하고, 이 증빙서류를 출력물에 부착하는 등 특정양식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이와 함께 담당부서의 책임자에게 결재를 받는 과정과 재경부의 승인 등, 결재과정에 따르는 시간 낭비로 인한 직원 업무생산성 저하도 문제였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1996년 12월 무전표 시스템 개발계획에 착수, BPR과 기술성 등을 파악하고 97년 4월 프로토타입 완성에 이어 5월, 전자결재 기능이 포함된 무전표 시스템 운영에 들어가게 됐다.
먼저 무전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BPR이 중요하다. 각 현업부서의 회계전표 처리의 패턴을 산출하고, 간소화시킬 경우 세무 및 관련업무의 이상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또 각 현업부서와 재경부의 업무를 공개하고 권한이양 및 간소화, 책임성 등을 정확히 정의해서 회계전표업무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물론 회계전표 증빙의 적법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재경부의 결재승인 작업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
무전표 시스템을 운영후의 효과는 적지 않았다. 우선 회계전표 양식출력이 없어졌다. 따라서 양식출력에 따른 비용을 절약하게 됐고, 긴 업무 프로세스로 인한 업무 생산성 저하를 생산성 향상으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됐다. 전자결재에 따라 현금분실의 위험성이 없어졌고 많은 전표처리의 간소화를 가져왔다. 특히 재경부서의 현금흐름에 대한 예측과 각 의사결정에 대한 재무적인 평가 등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제공업무 비중이 많아진 것은 커다란 효과였다.
무전표 시스템 도입의 가장 큰 잇점은 회계전표의 신속 정확한 처리와 현금이동에 따른 위험성 부재, 출력물 간소화에 따른 시간 및 비용절감이다. 즉 페이퍼리스, 캐시리스, 코드리스이지만 여기에 전표 프로세스 간소화가 덤으로 따라온다.

SFA 활용해 재택근무 활성화
현대약품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것은 1996년, RAS(Remote Access System) 방식을 이용해서이다. 재택근무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재택근무는 시간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근무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기 때문에 널리 확대되고 있다.
재택근무의 또 다른 장점은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저렴하게 풍부한 노동력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과, 퇴직자와 장애인들의 고용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시간제 노동력 사용이나 성과급으로 지불이 용이한 재택근무를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VPN을 구축해야 하고 부수적으로 네트워크 장비도 완벽하게 지원돼야 한다. 현대약품의 경우 네트웍 설계 및 구성에 있어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VoIP, 대용량 이미지, 화상회의 등을 위해 VPN 이용확대 및 화상회의 등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특히 빠른 기술발달은 재택근무자들로 하여금 가정에서도 쉽게 회사업무의 변동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메인서버에서 변경된 사항을 가정 사용자에게 Push 해줌으로써 간편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영업사원들은 회사에 출근할 시간에 직접 현장으로 나가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출퇴근에 소비되는 시간을 고객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효과는 높게 나타난다.
재택근무의 의도는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자율경영', '책임경영'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완수함으로써 실적향상을 가져오는 것이다. 물론 회사 소속감이나 근무태도를 확인하지 못하는 단점은 있다.
이를 위해 현대약품은 SFA(Sales Force Automation) 시스템을 구축, '정도영업'과 '이익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SF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 워크숍등을 통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하고 시스템은 IT적이 아닌 업무특성에 맞게 구축해야 한다. IT 중심이 아닌 업무특성에 맞추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경영층의 신뢰와 추진력도 중요한 요소다. 현대약품의 경우 경영층의 추진부서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혁신의지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연규 / y2kimque@h-is.co.kr / 현대약품의 SM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현대I&S의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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