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공인인증서 이용자 수가 지난해 12월 현재 15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에 가입한 휴대폰 이용자 수도 지난해 11월 현재 4000만명을 넘었다. 휴대폰 이용자 수가 1500만명을 넘는데 14년이 걸렸지만 전자공인인증서 이용자 수가 1500만명을 넘는 데는 불과 7년이 걸렸다. 또 전자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360조원이라고 한다. 국내 총 상거래 규모가 1800조원이니 전체에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2~3년 후엔 전체 상거래 규모 중 45~50%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전자공인인증서 제도를 책임지고 있는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의 자랑이다.
하지만 이런 KISA의 자랑이 고식지계(姑息之計)의 결과라 아쉽다. 고식지계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 임시방편이나 당장에 편안한 것을 취하는 꾀나 방법을 말한다.
전자공인인증서는 컴퓨터(PC)와 인터넷을 활용한 상거래에 활용된다. 우리나라 국민이 활용하고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의 99% 이상이 MS의 윈도우 전용이다. 1% 이하에 해당하는 리눅스, 맥 등의 OS나 브라우저를 활용하고 있는 국민은 KISA가 자랑하는 전자공인인증서를 활용할 수 없다. KISA가 리눅스나 맥 등의 OS나 브라우저를 제외하고 MS 윈도우 전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14년 걸렸던 휴대폰 이용자 수보다 7년이나 짧은 시간에 전자공인인증서 이용자 수를 확보했고 전자공인인증서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전체 상거래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KISA의 수준이라면 컴퓨터 OS의 99% 이상이 MS의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MS와 어떻게든 협력해야 했을 것이다.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공공기관이 'MS에 대한 종속성'은 간과하고 단기 성과에만 목말랐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반복되는 MS의 가격정책, 서비스 정책, 라이선스 정책, 신제품 출시 정책에 따라 우리나라는 온통 비상에 걸린다. 최근 MS의 '윈도우 비스타' 출시가 단적인 예다.
모름지기 공공기관이라 하면 어느 한 사기업에 종속되는 일은 피해야 하고 단 1명의 소외 계층이라도 보듬고 가야하는 기본자세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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