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물 통한 정보유출 방지, 광고 및 3D프린터 시장 진출, 무한잉크젯 인기

[아이티데일리] 2016년 국내 프린팅 업계는 조용한 듯 했지만 굵직한 이슈들도 많았다. 지난 11월에는 국내 복합기 시장의 1위였던 삼성전자가 프린터 사업을 접고 사업부를 HP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앞으로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인쇄, 프린팅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 ‘드루파(Drupa) 2016’이 올해 독일에서 개최돼 인쇄업계 관계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30일 한국후지제록스(대표 우에노 야스아키)가 다사다난했던 2016년 프린팅 업계를 되돌아보며 업계를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보안’, ‘영역확장’, ‘가성비’로 정리해 발표했다.


프린팅 업계 관통하는 키워드 ‘보안’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프린팅 업계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보안’이었다. 기업의 정보가 출력물 형태에서 전자문서 형태로 변화하면서, 중요 문서의 이동 및 보관이 용이해져 정보 유출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출력물을 통한 정보유출 비중도 여전히 높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역량 및 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복사·절취에 의한 기밀 유출’이 42.1%(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기업의 정보가 새어나가는 곳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출력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프린팅 업체들은 문서보안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최근 중소형 규모의 기업들을 위한 ‘서버가 필요없는 사용자 인증’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당 솔루션은 복합기 상에 정보를 등록한 사용자만이 문서 출력을 할 수 있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인증한 사용자일지라도 각종 복사, 출력 등 문서작업 기록이 남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가 부적절하게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복합기 자체 서버를 활용하므로 별도 서버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나 번거로운 서버 관리에 대한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복합기 사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서버에 저장해 문서 출력 및 유출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이미지로그’ 솔루션도 있다. 복합기 사용 전 미리 인증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으며, 출력 작업 기록은 물론 문서 원본 이미지도 저장할 수 있다. 대외비, 고객정보, 기밀 등 보안상 금지어로 설정한 단어가 포함된 문서를 사용자가 출력·복사·스캔하거나 팩스로 보냈을 때, 서버 관리자에게 상황을 알려 원천적인 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신도리코의 경우 ‘신도 시큐원’을 통해 주민등록번호, 법인번호 등 12가지 개인정보를 검출해 인쇄 시 이를 지우고 출력하는 ‘개인정보 마스킹’ 기능과 원본출력 문서에 개별코드를 삽입해주는 ‘은닉부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HP도 보안솔루션에 적극적인데, 이들은 미 국방부의 보안 규격(DoD 5200-22M)을 만족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탑재했다. 이는 저장된 데이터가 삭제되면 복구할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프린터의 저장장치에서 정보유출이 되는 것을 막는다.


프린팅 업계, 각양각색 ‘영역확장’ 움직임

한 해 동안 프린팅 업계에서는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프린팅 업체들은 각자의 기술력을 살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한국후지제록스는 프린팅 기술의 연장선상에서 종이가 아닌 다양한 소재에 인쇄가 가능한 인쇄기를 선보여 광고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 확대에 나섰다. 회사는 후지필름의 와이드 포맷 LED UV잉크젯 프린터기인 ‘어큐이티 LED 1600 Ⅱ(Acuity LED 1600 Ⅱ)’와 ‘어큐이티 EY(Acuity EY)’를 도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어큐이티 LED 1600 Ⅱ’는 다양한 소재에 고품질 인쇄가 가능한 UV 잉크젯 프린터로, 간판·현수막·POP·백릿 필름(Backlit film) 등 야외에 노출되는 옥외 광고물이나 매장 쇼윈도 광고물 제작에 용이하다. 또한 ‘어큐이티EY’는 매장의 팝업스탠드나 3D입체형 광고물 제작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이를 통해 한국후지제록스는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특수인쇄, 패키징 인쇄 시장을 비롯한 상업광고 및 옥외광고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신도리코와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은 프린팅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3D프린터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3D프린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도리코는 기업용 3D프린터인 ‘3D 웍스(3DWOX)’를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3D프린팅 저변 확대를 위해 교육용 3D프린터 ‘DP201’을 출시했다. 신도리코는 정체돼 있는 디지털 복합기 시장의 돌파구로 3D프린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3D프린터 ‘마브(MARV) MW10’를 선보이고, 최근에는 나무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는 3D프린터 필라멘트 소재 ‘GP05WD’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플라스틱 필라멘트 소재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엡손은 프린터·복합기를 비롯해 스마트글라스, 산업용 로봇, 골프스윙분석기 등을 생산하며 사업영역을 넓혔다.


불황 속, 프린팅 업계에도 ‘가성비’ 트렌드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발간한 국내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은 전년 대비 5.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잉크젯이 전년 대비 12.8% 감소하면서 전체 시장의 하락을 야기했다. 또한 초기 구매가는 높지만 장당 출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하이일드(High-Yield) 잉크젯(무한잉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잉크젯 시장에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무한잉크 제품은 ‘비용절감’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어, 불황 속에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개인소비자 및 기업들의 니즈(needs)와 맞물려 그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은 2015년 11월 무한잉크젯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으며, 브라더도 2015년부터 국내 시장에 정품 무한리필 잉크젯 프린터 제품을 출시했다. 엡손 역시 다양한 스펙으로 업계 최대의 무한잉크젯 시리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우에노 야스아키 한국후지제록스 대표는 “2016년은 급변하는 기업 환경과 점차 다양해지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 한 해였다”며 “내년에도 고객들이 보다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문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과제 해결과 성장을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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