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만 흥 베트남중앙은행 CIO

[컴퓨터월드] 베트남 중앙은행(SBV: STATE BANK of VIETNAM)의 정보계 업무통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지난 1월 말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지난 4월 18일에는 축하 발표회까지 가졌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프로젝트 성공 축하연까지 연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대내외에 널리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기업은 다름 아닌 국내 SW솔루션 기업이다. 바로 주식회사 윌비솔루션(대표이사 염장필)이다. 윌비솔루션은 지난 2014년 10월 글로벌 기업인 IBM, SAS 등과 당당히 경쟁을 벌여 수주했고, 2년여 만에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이만한 프로젝트, 즉 베트남 중앙은행의 보고서 관리, DW(Data Warehouse), BI(Business Intelligence)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사실 윌비솔루션이 정보계 시스템 주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만 해도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주변 기업들은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질시의 시선이었다. 그러나 그런 시선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베트남 중앙은행 측은 오히려 윌비솔루션 만큼 적극적이고, 고객의 환경에 적합한 기술 및 서비스 지원을 한 기업은 없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윌비솔루션과의 프로젝트 추진 이전에 몇몇 글로벌 기업들과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고객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고, 심지어 어떤 기업은 기술력 및 서비스 지원 부족으로 중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고 중앙은행의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아무튼 베트남 중앙은행은 DW 내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데이터에 근거해 필요한 분석과 보고를 수시로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특히 베트남 중앙은행의 주요 기능인 물가관리, 통화량 관리, 환율관리, 국가 유동성 관리, 외환보유고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됐다고 한다. 중앙은행은 이로써 정보기술을 활용한 업무분석 능력에 있어서는 전 세계의 어느 중앙은행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편 축하 발표회는 중앙은행 응옌 킴 안(Nguyen Kim Anh) 부총재의 축하 및 감사 인사에 이어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박상식 총영사, 세계은행 베트남 사무소 아월리드 알타바니(Alwaleed Altabani) 재무책임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발표회에는 하노이 주재 KOTRA 및 금융감독원 관계자, 한국기업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다. 본지는 베트남 중앙은행을 직접 방문,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레만 흥(LE MANH HUNG) 국장(CIO)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 베트남 중앙은행 CIO 레만 흥 국장

분석 능력 세계 수준 갖췄다

베트남 중앙은행의 정보계 업무통합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일명 ‘SG4'로 명명됐다. 이 프로젝트는 중앙은행의 보고서 관리, DW, BI 시스템으로 중앙은행(SBV)의 10개 비즈니스 부서와 63개 지사, 베트남 전역에 2,362개의 지사를 둔 123개의 신용 금융기관, 1,179개의 인민 신용기금, 3개의 마이크로 금융기관 등을 연결하는 금융시스템이다. 따라서 베트남에서는 구현 범위와 수혜자가 가장 큰 국가 프로젝트로 알려지고 있다.

SG4 프로젝트의 추진 목표는 중앙은행이 각 금융기관들을 감독, 관리, 모니터링 하는 데 있다고 한다. 따라서 IT 기술을 바탕으로 통일된 DB를 구축하고, 국제 관습에 따른 보고 형식을 표준화시키고, 그리고 각 금융기관들의 핵심 뱅킹시스템의 데이터 설계와 일치시켜야만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는 것. 윌비솔루션은 지난해 말 이 같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구축 완료했고, 중앙은행은 성공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4,000여명의 은행직원들을 참여시켜 테스트까지 끝냈다고 한다. 중앙은행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것은 물론 기대 이상의 만족으로 각계 인사들까지 초청, 감사 및 축하연을 베풀었다고 한다.

물론 구축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그 동안 수행 전례가 없었던 대규모의 국가 프로젝트였고, 수행기간도 2년이나 되는 장기 프로젝트였던 만큼 크고 작은 에로사항이나 어려움은 상당했다고 한다. 한 직원은 몸이 아파 수술을 한 후 링거를 꽂은 채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가 하면 프로젝트 관리 책임자는 임신 중임에도 휴가도 못 내고 일을 했다고 한다. 윌비솔루션 직원들은 해외시장 개척의 첫 사례이자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자긍심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베트남 중앙은행 정보화담당자들은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이자 첫 사례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는 자부심으로 모두가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관계는 갑과 을이 아닌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다정함과 따듯함이 가득해 보였다.

레만 흥 CIO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가치, 미래 방향 등에 대해 직접 들어본다.

▲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4월 18일 SG4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대한 감사 및 축하연을 가졌다. 윌비솔루션 베트남 지사 직원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윌비솔루션 베트남 지사는 약 50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에서 파견한 직원은 김완수 지사장(뒷줄 왼쪽에서 9번째)을 포함해 10명으로, 나머지 직원은 베트남 현지인들을 고용했다.

“윌비솔루션만의 축적된 노하우 남달랐다”

- SG4 프로젝트는 대규모인데, 이름도 잘 알려져 있는 한국의 윌비솔루션이라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믿고 맡겼나.

“SG4 프로젝트는 World Bank(세계은행)의 자금지원을 받아 추진된다. 즉 ‘금융 현대화 및 정보관리시스템’ 프로젝트(FSMIMS: Financial Sector Modernization and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의 일부이다. 따라서 입찰 과정에서부터 지원기관의 지도를 받는다. 즉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업체를 선택한다.

윌비솔루션이 주도하는 위노미(WINOMI) 컨소시엄이 경쟁 입찰에서 최종 낙찰된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제안했던 솔루션이 기술적 요구사항에 가장 적합했고, 두 번째는 한국에서 데이터웨어하우스를 비롯한 BI 등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은 물론 윌비솔루션만의 축적된 노하우가 남달랐다. 세 번째는 입찰가격이 가장 합리적이었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베트남 금융 환경에 가장 적합한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해 줬다는 점이다.”

-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경험한 윌비솔루션의 기술력 및 지원 등은 어떠했는가.

“책임감과 프로의 정신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베트남의 금융환경에 적합한 기술지원과 다소 부족한 일정에도 계획에 맞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들이 돋보였다.”

- 프로젝트를 구축 완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어려웠던 일이라면.

“RFP에 제시된 업무와는 달리 범위가 많이 변경됐고, 사용자의 기대도 범위 이상으로 커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은행 운영위원회, 총재와 부총재, 그리고 관계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수행했다. 또한 변경 범위에 따른 추진 및 세부 일정도 다시 조정하면서 기간 내에 완료시켰다. 특히 이런저런 변경 사항에도 불구하고 수행업체는 고객환경에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해 줬다.”


사명감과 소신으로 추진

-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협력하며 수행했나.

“중앙은행 공무원과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최대 목표는 SG4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것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무원과 관리자들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며, 의지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의사소통에 큰 문제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행했다.”

- 베트남 금융기관들의 정보화와 관련,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

“디지털 데이터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부분, 그리고 정보 사용 및 공유 체제를 확인하고 완성해야만 한다. 업무정보 및 공유방식도 통일된 기준에 따르도록 변경해야 한다. 은행 및 국가의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은행 및 금융 분야의 기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보 보안도 신경을 써야만 할 중요한 분야이다.”

- 사명감과 소신이 없다면 쉽지 않았을 텐데, 무엇인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이자 첫 사례인 만큼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추진해 왔다. 다행히 수행업체인 윌비솔루션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열정을 다 하는 모습에 신뢰를 하게 됐고, 구축 경험 및 능력도 프로젝트 수행에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윌비솔루션도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수행했겠지만 저 역시 자긍심을 갖고 추진했다.”

- 베트남 중앙은행은 정보화담당 부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가.

“법률에서 정한 정보화에 대한 ITDB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은행 총재에게 은행활동 및 업무, 그리고 서비스 등과 관련된 정보화, 즉 정보기술 적용 방향을 설정하고, 이와 관련된 보좌 및 자문을 한다. 두 번째는 은행 등의 금융기관들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프로젝트나 활동을 계획 및 전략대로 정보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도록 진행하고 검사도 한다. 세 번째는 이와 관련된 설명서를 배포한다. 이밖에 여러 시스템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보를 관리 및 지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원한다. 중앙은행 현업부서들이 ITDB와 협력하여 정보화 과정을 앞당기고, 정보화에 맞춰 업무를 개설 및 확장하고 있다.”


열정을 다 하는 모습에 반했다

- 중앙은행의 조직문화, 특징 및 강점이라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의 한 분야를 맡은 기관이다. 통화, 은행 및 외화를 관리하고 통화 발급, 금용기관의 은행, 정부에게 통화 서비스를 공급하며, 중앙은행이 맡은 범위에 있는 공공업무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25개 부서, 기관, 공공서비스 지원단 및 63개 지역의 지점을 포함하고 있다.”

“국가 차원 대규모 프로젝트로는 첫 사례”

SG4 프로젝트는 구현 범위와 수혜자가 가장 큰 국가 프로젝트로 중앙은행이 각 금융기관들을 감독, 관리, 모니터링 하는 게 추진 목표라고 한다. 그런 만큼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대한 남다른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레만 흥 국장은 강조했다.

한편 인터뷰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다양한 질문을 통해 사실(FACT)에 가장 근접한 답변을 받아 기사를 작성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는 베트남이 사회주의공화국인 만큼 인터뷰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았고, 답변도 중앙은행 총재의 확인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다양한 질문에 따른 속 시원한 답변을 끌어내기도 원활하지 못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10년여 전과는 달리 자유스러웠고, 활기찼다. 빌딩과 오피스텔, 아파트들이 여기저기 들어섰고, 건설 중인 빌딩들도 많았다. 마치 우리나라가 경제부흥을 일으키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던 1970년대와 비슷한 환경이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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