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의 APS 적용사례

장일섭 isjang@insunginfo.co.kr
인성정보 EA 사업부 APS 팀장






제약 시장은 그동안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회사가 이끌어 나갔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고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제약 시장에서 유사품의 개발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어 가고, 마케팅 개념도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약 개발외에 효과적인 생산/유통/마케팅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물론 제약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구매/조달로부터 제조, 유통, 판매/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공급망(Supply Chain) 관점에서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선진 제약 회사인 N사가 APS를 도입한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N사의 APS 적용 사례를 살펴본다.

APS 도입 배경

N사가 APS를 도입하게 된 것은 『복잡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다. N사는 전 세계 20여개국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약 104개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제약업체이다. 수백 가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해서 세계 곳곳에 있는 수백 개가 넘는 업체에 공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국에 있는 공장은 700여개의 제품을 생산해 영국은 물론 세계 약 104개국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스페인에 있는 공장은 영국에서 생산하는 것과는 다른 800여 개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른 국가에 있는 18개의 공장도 상황은 거의 마찬가지이다.

각 공장은 고유한 제품 혼합을 생산하고, 각 제품 혼합은 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은 4가지 카테고리(정제, 캡슐, 액체, 크림)에 들어간다. 또한 공장의 정확한 사양, 설비와 작업장의 수는 변하지만 프로세스 스텝은 비슷하다.
원료가 창고로부터 인출되고, 분쇄되고, 정제나 캡슐로 밀어 넣어진다. 품목에 따라 어떤 제품은 표면이 코팅되고, 완료된 정제나 캡슐은 중간창고로 들어간다. 액체와 크림은 혼합되어 중간 창고로 이동하여 저장되거나 패키징으로 직접 넘어 간다.

모든 제품에 대하여 패키징은 생산 프로세스의 거의 뒷부분 반을 차지한다. 정제나 캡슐은 기포 포장 사양이나 병으로 포장이 되고 또는 벌크 출하를 위해 버킷이나 드럼통으로 포장이 된다. 크림이나 액체는 병이나 바틀링 라인 상에서 튜브로 포장이 된다. 제품설명서나 슬리브, 케이스 같은 2차 포장과 같은 모든 첨가물은 플로우 라인에서 완성된다. 패키징 라인으로부터 완제품은 창고로 이동하거나 물류 센터로 직접적으로 출하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처음에는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자원 제약, 체인지 오버/셋업, 설비나 작업장의 능력의 차이, 100여 개국의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고유의 언어, 패키징 그리고 라벨 사양 등은 계획과 일정수립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것들을 수작업으로 한다는 것은 효율성면에서 문제가 있다. N사는 APS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는 이러한 작업을 수작업으로 처리했다.
제품 혼합에 따라 체인지오버는 수 분에서 두 교대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한 쪽에서 보면 같은 제품을 한 나라 언어의 조합에서 다른 나라의 유사한 조합으로 전환하는 데 30분 또는 그 이하의 시간이 걸린다.

다른 한 쪽에서 보면 한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라인을 청소해야 하며 그 프로세스는 16시간이 걸린다. 체인지오버를 하는데 회사는 많은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현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

ERP의 MRP 기능은 2주간의 계획 기간(Horizon)으로 매주 수행된다. ERP의 MRP 기능은 고객 주문과 재고 정보, 제품의 BOM 정보 등을 이용하여 무한 생산능력 기반 하에서 제조 계획과 자재 계획을 수행하고, 자재 소요를 충족하기 위한 구매 주문을 생성한다. 이러한 계획은 그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지만 무한 생산능력에 기반하고 있어서 계획대로 생산이 될 수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에 N사는 계획 담당자들이 생산 능력과 설비나 작업장의 작업속도, 수백 개 생산 오더의 작업 순서를 동기화해서 셋업과 체인지오버를 최소화하고, 현장에 변동이 생겼을 때 재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APS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였다.

N사가 세운 APS 구축 목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생산 배치 크기 : 복잡한 패키징에 따른 최종 제품에 대한 중간 반제품 생산 배치의 효과적 할당
- 자원 제약 : 설비, 자재, 작업자 등 생산 제약을 고려한 계획 및 일정수립
- 생산 오더의 작업 순서 : 복잡한 패키징 조합에 따른 작업 순서의 최적화
- 체인지오버/셋업 : 통상 수분~십수시간이 걸리는 체인지오버나 셋업의 효과적 관리
- 계획 및 일정 수립 시간 : 통상 2~3명의 인원이 소요되는 계획 및 일정수립 시간의 단축 및 시스템화

주요 문제점 해결 사례

·유한 생산 능력
ERP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중,장기적인 자재소요계획 수립에는 크게 기여하였으나, 일별 작업 일정을 작성하는 데는 취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특정 담당자에 의한 수작업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ERP는 무한 능력을 가정한다. 이렇듯 ERP 시스템으로는 개괄적인 부하 분석의 의미만 있을 뿐, 실현 가능한 계획 및 일정을 작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반해 APS 시스템은 유한 능력을 가정한다. N사는 APS 시스템을 통해서 부하 문제를 현실적으로 고려하면서 작업 일정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체인지오버/셋업
제품의 작업 순서에 따라 체인지오버나 셋업은 수 분에서 1교대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극심한 체인지오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계획 담당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번한 일정 변경과 긴급오더의 발생은 설비의 실 가동률을 저하시켰으며, 재공재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림 2>에서 보듯이 APS 시스템은 셋업 최적화 기능을 통하여 작업 순서를 개선함으로써 불필요한 체인지오버나 비효율적인 셋업으로 낭비하는 많은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생산시간 제약
제약 업체는 특성상 생산하는 의약품 중 일부 품목은 약품의 품질 문제로 일정 시간 내에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공정이 있다. 이는 약품의 물리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공정이 끝나고 다음 공정이 특정 시간 내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림 2>에서 보는 것과 같이(여기서 박스 안에 있는 1-10은 1번 오더의 10 공정을 의미한다) 5번 오더의 10 공정이 끝나고 8시간 이상 후에 5번 오더의 20 공정이 작업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왜냐 하면 10 공정 완료 후 20 공정은 반드시 6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APS 시스템은 이러한 제약 조건을 감안하여 자동적으로 일정을 수립하기 때문에 계획 담당자의 일정 수립 시간을 상당부분 단축할 수 있었다.
·Tank 제약
Tank 제약 문제는 어떤 작업의 경우 배치 혼합 후, Tank가 비워지기 전까지는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치와 설비가 하나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Tank에서의 혼합 작업 외에 후속 작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Tank의 재사용 여부가 결정되며, 후속 작업의 지연 여부는 Tank의 배치 보유 시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경우에도 APS 시스템은 후속작업 지연 시 Tank 공정의 혼합물 보유시간이 늘어나도록 자동적으로 일정을 수립함으로써 Tank 제약을 감안할 수 있는 것이다.

구축 뒤의 효과

각 공장의 비즈니스 사례는 APS 시스템 도입을 결정하는데 사용된 기본적인 기대 효과에 기반하고 있다. 그 평가에서 프로젝트 팀은 자원 절감, 재고 감축, 가동율 향상 등에 기반하여 사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다른 공장에 APS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수 주내에 비즈니스 사례 목표를 달성하였고 계속적으로 성과를 개선하고 있다.
각 공장은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가 특정 개선 효과, 특히 재고 감축에 공헌했는지 결정하기 어렵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정량적, 정성적 효과에 대한 문서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기대 효과는 공장별로 거의 유사하다. 예를 들면 APS 시스템이 적용되는 모든 사례에 있어 전에는 보다 덜 정확한 계획 및 일정수립을 수작업으로 하는데 2~3명의 사람이 사용되었는데 이제 1명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계획 및 일정수립 최적화를 위해 APS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수작업의 부담을 덜어 주었고, 대신 그 전에는 하지 못했던 성과 개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즉 보다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정량적 효과는 납기 준수율의 개선(5%에서 7% 정도 향상)과 재공재고(WIIP)와 원자재 재고 감소, 불량과 폐기 감소이다. 비즈니스 특성 때문에 제약업체는 정확한 자료 노출을 꺼려한다. 정성적 효과는 관리와 계획 자료 수준의 향상, 생산 프로세스 전 단계에서의 오류 감소, 부서 간 업무 협조의 증가, 복잡성을 관리하는 회사의 능력 개선으로부터 오는 전반적인 업무의 질적인 향상이다.

업무프로세스를 회사의 자산으로

APS 시스템은 또한 제약업체에 또다른 업무 개선효과를 부여한다. 과거 회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전문가의 지식에 의존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지식은 전문가들의 머리에 있었고 그들이 회사를 떠나가면 그 지식도 같이 떠나갔다. 그러나 이제는 APS 시스템을 통해 계획 및 일정 수립 프로세스에 대한 시스템을 회사 자산화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예상치 못한 계획이나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APS 시스템이 제약업체가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돕는 또 다른 방법이다. 'What-If' 기능은 APS가 변화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적당한 대안을 선택하도록 해준다. 특정 오더가 조정되었을 때 Drag-and-Drop(드랙-앤-드롭) 기능은 APS 시스템이 쉽게 변경해서 변경의 영향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APS 시스템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그래픽하게 구현되어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이 APS 제품이 제공하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정확히 무엇이 문제를 발생시키는가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어떤 일이 생기리라는 것을 가시화해서 보기가 쉽지 않았었다.

N사가 APS 시스템 도입을 통하여 얻은 효과에 대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높은 수준의 Backorder : 실제의 가용설비, 자재와 모든 자원을 토대로 납기 준수율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향후 생산 능력에 대한 시각화 미흡 : 제약 회사의 현재와 미래의 생산 제약 사항을 시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계획 및 일정 수립 작성 시 많은 자원 필요 :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인한 빠른 스케줄링이 가능하여 수작업 시 의존했던 계획 담당자들이 보다 생산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통상 2~3명이 담당했던 스케줄링 업무를 1사람이 수행하게 되었다.
·자동화된 시뮬레이션 기능 부재 : 수요 변동에 따른 즉각적인 효과를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부서간 비효율적인 의사소통과 공동적인 작업 미흡 : 모든 생산 현장의 스케줄 정보를 통합 관리하여 스케줄 변동에 따라 영향받는 후행 작업들도 계획 변동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과다한 재공재고 및 원자재 재고 : 효율적인 작업 순서를 제시하여 재공 수준을 낮출 수 있으며, 원자재가 투입되는 날짜를 정확하게 계산하여 구매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맺음말

지금까지 N사 사례를 중심으로 APS 도입배경 및 구축 효과 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N사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스템을 구축할 때 단순한 정보 시스템이 아닌 비즈니스 개선의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투입된 컨설턴트들은 단순한 솔루션 공급이 아니라 업체의 비즈니스 개선과 원가 절감차원에서 접근했다. 또한 회사는 프로젝트 리더 및 팀원들에게 과감히 권한을 위임하고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APS 시스템 구축의 성패는 IT 주도권에 있지 않고 비즈니스 개선에 있다. 이것은 단지 APS 소프트웨어를 설치함으로써 업무의 성과를 향상시키거나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기존 생산계획 시스템과 생산현장시스템과의 통합이다. 계획 시스템과 생산현장 시스템의 안정화없이 APS 시스템의 성공을 보장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기초 데이터를 셋업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비즈니스 개선과 시스템 통합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반드시 기대하는 효과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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