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공성 실리콘 특성 활용, 반도체 설계·제작 공정 간소화 기대

▲ 다공성 실리콘에 빛을 쪼여 나노선의 전기적 특성이 변화함을 보여주는 모식도

[아이티데일리]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작동하는 ‘나노선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오직 빛으로만 전기 신호를 제어하고 효율적으로 전류를 증폭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선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현대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부품 중 하나로, 전기 신호의 증폭 작용과 스위치 역할을 한다. 기존 트랜지스터의 동작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나노 크기로 제작하거나 빛을 쪼여주는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복잡한 공정과 낮은 수율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홍규 교수 연구팀은 실리콘 나노선에 다공성 실리콘을 부분적으로 삽입, 빛만으로 전기 신호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나노선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로써 기존의 복잡한 반도체 설계 및 제작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공성 실리콘은 내부에 수많은 작은 구멍이 있어 전기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러한 나쁜 전기적 특성을 역이용, 빛을 쪼여주면 흐르지 않던 전류가 엄청나게 증폭한다는 점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한, 하나의 실리콘 나노선 안에 두 개의 다공성 실리콘을 갖는 트랜지스터를 제작해 새로운 논리 회로를 구현했다. 게다가 다공성 실리콘을 여러 개 포함하는 얇은 나노선 트랜지스터를 제작, 1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높은 분해능으로 매우 약한 빛을 검출할 수 있는 고성능 광검출기를 구현했다.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연구는 다공성 실리콘을 원하는 곳에 배치시키고 빛을 필요한 위치에 쪼여주기만 하면 나노선 하나만으로 모든 전자 기기들을 간단히 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로서 매우 민감한 고해상도 카메라, 빛으로 빠르게 계산이 가능한 신개념의 컴퓨터 개발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홍규 교수 연구팀의 연구내용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이달 8일자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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