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 기반 다양한 기준 적용, 직종별 세분화로 전문성 강화

[아이티데일리] 한국SW산업협회는 최근 소프트웨어(SW) 기술자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IT분야 역량 인정체계(이하 ITSQF)’를 마련, 제시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ITSQF는 학력과 경력 위주의 기존 등급제보다는 좀 더 세분화, 즉 경력, 교육이수, 수상실적, 자격증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지표를 통해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IT분야도 28개 직무로 구분해 각 직무별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국SW산업협회는 이와 관련, 산업 현장에서는 개인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척도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 해당 직무에서 개인의 성취를 파악할 수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NCS)이 만들어졌고, NCS 능력 단위의 이수에 따라 역량수준을 인정하는 한국형 국가역량체계(Korean Qualifications Framework, KQF)가 정립됐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ITSQF는 이러한 KQF를 IT분야에 적용시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ITSQF, 경력·교육이수·수상실적 등 종합 반영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기존 등급제는 학력과 경력 위주의 경직된 평가 체계였다. 그러나 한국SW산업협회가 마련한 ITSQF는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분화 시켰다. 즉 경력의 경우 특정 직무와 관련된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았거나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아도 현장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면 역량으로 인정해 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장 경험이 없더라도 충분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이나 대회 수상 실적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역량으로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SW기술자는 경력이나 학력을 통해 NCS 능력 단위를 이수할 수도 있고, 교육 훈련이나 자격증 취득, 대회 수상을 통해 이수할 수도 있다. 즉 다양한 경로로 검증될 수 있는 역량을 통합적으로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교를 포함해 IT관련 교육을 이수했을 경우, 해당 교육을 진행한 교육기관을 통해서도 SW기술자의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 사실 그동안 IT관련 교육을 이수했다고 해도 그러한 학습 결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교육기관 측이 교육 과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이수 시 어떤 역량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커리큘럼을 제시함으로써, 해당 교육을 이수한 SW기술자가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증명해 줄 수 있다.

경력은 이전의 ‘IT분야 경력’이라는 경직된 기준에서 벗어나 세부적으로 분류된 직무별 경력을 적용받게 된다. 다만 IT산업에서는 서로 다른 직무 간에도 상호 연관성이 높고 상호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유사 직무에 종사한 경우에도 경력을 일부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ITSQF에서는 유사 직무간의 경력 인정 비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현재 기업 및 기관에서 인정하고 있는 자격증은 정보처리기사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나, ITSQF는 외부 기관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발급하는 자격증 역시 인정받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SW산업협회 측은 현장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실제로 어떤 역량을 검증하는 지를 면밀히 파악해, 이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 ITSQF와 기존 등급제 비교


IT분야 28개 직무로 분류, 세부적 평가기준 적용

한편 IT분야에서는 그동안 SW기술자에 대한 직무별 세분화가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SW기술자는 다양한 도구와 언어를 다룰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한 가지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기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ITSQF는 이에 따라 IT분야의 업무를 28개 직무로 구분, SW기술자의 역량을 보다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IT컨설턴트, SW아키텍트, 임베디드SW엔지니어 등 28개 직무이다. 한국SW산업협회는 이를 세부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각 직무별로 10명 이상의 전문가를 투입했는가 하면, 지난 3월에는 ‘SW직종별 전문가 위촉식’도 가졌다고 한다.

28개 직무별 평가는 SW기술자가 본인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업 및 기관은 SW기술자 채용 시 어떤 직무 능력이 필요한가에 따라 보다 정확한 채용 기준을 제시해 불필요한 과정을 줄일 수도 있다. 특히 IT분야를 직무별로 세분화하는 데에 기존 기업들의 평가 체계나 직종 분류 체계를 활용, 현장 기업들의 직무별 경력 및 역량 체계가 서로 융화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일부 기업들은 기업 내부 평가 및 직원 채용에 ITSQF를 활용하고 있고, 이에 대한 평가도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반면 SW기술자에 대한 등급을 매긴다는 점에서는 등급제와 유사한 부분도 있다며 아직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SW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ITSQF에도 등급 구분은 필요하지만, 문제는 그 등급 체계가 해당 SW기술자의 실제 역량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장 SW기술자들의 분류와 평가보다는 28개로 나뉘는 직무 분류와 SW개발자의 성장 로드맵 마련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비교적 거부감이 낮은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ITSQF를 적용, 업계의 반응에 따라 도입 속도 조절 및 체계 개선을 이뤄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SW산업협회는 또 이미 협회에 경력을 신고한 SW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경력관리시스템에 개인의 경력 및 역량을 세분화해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오픈하고, 기존 경력 데이터의 컨버전을 마무리한 상태다. IT업계에서 요구하는 SW개발자의 직무별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기존의 등급제가 아닌 유연하고 객관적인 역량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협회 측은 고용노동부 및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 등에서 해당 역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연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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